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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동진 May 12. 2021

영화 글 쓰는 사람의 유튜브 출연 기록

'팝콘각' 채널에서 떠드는 영화 이야기


팝콘각 유튜브 채널에 출연하기 시작한 게 벌써 작년 10월의 일이다. 어떤 일을 6개월 정도만 해도 그것은 루틴이 된다. 촬영은 한 달에 한 번 하지만 3회분의 영상을 찍고 그것을 위한 원고 작업을 하니 사실상 한 달에 한 번이 아니라 한 달 내내 인 것인데, 이제는 익숙해진 것들이 있다. 가령 오전 일찍 스튜디오에 도착해 짐을 풀고 메이크업을 받고 원고 내용을 다시 살피고 마이크를 옷에 달고 하는 일들. 3회분 촬영을 마치고 난 뒤 다음 영화 이야기를 하며 내달의 촬영 일자를 잡아보는 일들.


하면 할수록 느끼는 건 혼자 말하기보다 진행자 등 누군가 함께 있을 때의 말하기가 더 편하게 여겨진다는 것이고, 말하기가 글쓰기의 연장선에 있기만 한 게 아니라 조금 다른 영역에 있기도 하다는 것이다. 원고를 아무리 공들여 정리해도 쓰인 대로 말하지 않으며, 어떤 멘트는 휘발될 수 있다는 즉 ‘새로 따면 된다’라는 특성 때문에 조금 고쳐 말하기도 한다.


녹화 때마다 사진으로도 기록을 남기고 있다. / 쌓여가는 원고들.


조회수가 몇 회가 나오고 하는 것도 아무래도 상관없다. 글이든 영상이든 어차피 대부분의 콘텐츠들은 그것이 아주 유명하지 않은 한 별다른 피드백이나 리액션 없이 지나간다. 어떤 것에는 반응이 있고 어떤 것에는 반응이 없을 것이다. 오직 내게 일어나는 건 영상에 찍힐 때의 나와 영상이 게재되고 나서의 나 사이의 반응이다.


채널 전체 영상 중 내가 출연한 영상은 현재 총 스무 편이 올라와 있다. 지난 녹화 영상 하나와 오늘 녹화분에서 나올 영상 셋을 합하면 스물넷. 글만 기록으로 남는 게 아니라 영상 역시 기록으로 남게 된다. 특정 시기의 생각이나 가치관이나 취향은 확고한 것만이 아니라 가변적인 것도 있지만, 이 기록들도 시간이 좀 더 지났을 때 부끄럽거나 민망하지 않은, 이야기를 기록하는 방식이자 그러한 삶의 태도로서 내게 의미 있는 것으로 남았으면 한다. (2021.05.11.)


https://youtu.be/__uLgv-mhMU


종종 유튜브 채널을 직접 만들어보지 않겠냐는 이야기도 듣는다. 그건 아직 잘 모르겠다. 여전히 내게는 글쓰기가 더 잘 맞다고 여겨지기도 하고.



*인스타그램: @cosmos__j

*모임 및 강의 등 공지사항: bit.ly/cosmos__j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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