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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동진 Apr 13. 2022

영화 물리 매체의 설 자리

월트디즈니컴퍼니의 한국 블루레이 발매종료

콘텐츠 유통 및 제작사인 에스엠라이프디자인그룹이 최근 월트디즈니컴퍼니 산하의 홈엔터테인먼트 모든 타이틀(DVD, Blu-Ray, 4K UHD) 출시를 종료한다는 공지를 발표했다. 이는 디즈니, 픽사, 마블, 루카스필름, 20세기 스튜디오를 모두 포함하는 것으로 현재로서는 한국시장에만 해당되는 사항이다. (비슷한 시기 미국 엔터테인먼트 매체 '콜리더'는 <메이의 새빨간 비밀>(2002)의 DVD 및 블루레이 출시 일정과 함께 주요 사양과 부가 정보를 공개했다.)

영화진흥위원회 발간 자료에 의하면 2021년 한국 영화산업 전체 매출액 중 DVD와 블루레이의 매출액은 60억 원으로, 극장 매출액인 5,845억 원의 1.02%에 불과하다. (2019년: 극장-1조 9,140억 원, DVD+블루레이 104억 원) IPTV와 VOD 매체가 발달한 시장 특성상 팬데믹은 부가판권 시장 중에서도 DVD와 블루레이에는 전혀 영향을 주지 않는다고 보면 된다. 국내에서 DVD와 블루레이는 홈엔터테인먼트의 주류였던 적이 없다. 다시 말해서 일부 콜렉터들에 의해 간신히 명맥을 유지해왔다고 말해야 한다.

(참고: 2021년 북미 지역 DVD와 블루레이 매출은 전년 대비 19.5% 감소한 19.7억 달러였는데, 이는 같은 기간 북미 극장 전체 매출인 44.8억 달러의 약 44%다.)

그러니 내 관점에서는 국내에서의 이 소식은 '디즈니가 디즈니플러스 가입자 유치에 혈안이 되었다' 같은 시각으로는 아주 거리가 멀다. 오히려 '팔리지도 않는 걸 그동안 유지할 만큼 했다' 쪽에 훨씬 가깝다. 관건 혹은 우려는 워너와 유니버설, 소니 등에 이 추세를 따르지는 않을까 싶은 것. 최근 CGV가 티켓 가격을 다시 올렸을 만큼 극장 상황도 어렵기는 마찬가지다. 여러 OTT 플랫폼이 난립하는 상황에서 물리 매체인 DVD와 블루레이가 설 수 있는 자리는 이제는 없다.



1) 국내에서는 그러니까 <엔칸토: 마법의 세계>(2021)의 DVD&블루레이가 마지막 출시 타이틀 되겠다.


2) 사진의 위치로부터 오른쪽 아래 방향에는 블루레이 양의 두 배 정도가 되는 DVD가 있는데, DVD를 모으게 된 계기에서부터 시작해 그로부터 블루레이로 넘어오게 된 계기를 적으려면 또 한 편의 글을 할애해야 한다.


3) 그러고 보면 에스엠라이프디자인그룹도 여러 번 주인이 바뀐 회사다. (직전 주인은 FNC엔터테인먼트였다) 이것도 이 업계가 국내에서 얼마나 열악한지를 간접적으로 짐작하게 하는 단서 중 하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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