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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동진 Jun 12. 2022

그들은 오늘도 범인을 잡고 있을 것이다

영화 '범죄도시 2'(2022) 리뷰

1편의 강윤성 감독이 하차하고 조연출이었던 이상용 감독이 연출자로 나선 <범죄도시 2>(2022)는 무엇보다 '좋은 속편'이다. 전편에서 약점으로 지적될 만했던 부분들을 개선했고 캐릭터를 계승했으며 전적으로 자신의 목적과 역할에만 집중한다. 전편보다 15분 짧아진 상영시간 안에서 캐릭터의 전사들을 거의 모두 건너뛰고, 초반의 잠깐의 숨 고르기를 제외하면 오직 달린다.


영화 '범죄도시 2' 스틸컷


영화를 보고 나서 드는 생각은 이런 것이다. 현실에서 결여돼 있거나 필요하다고 여겨지는 것들의 대체 경험, 혹은 대리 쾌감. 각종 사건사고에 대한 뉴스들을 보면 댓글 등을 통해 법 제도의 한계에 대해 불만을 제기하는 목소리들이 가득하다. "사람 죽인 놈 잡는 데 이유가 어딨어? 나쁜 놈은 그냥 잡는 거야." 마석도 형사(마동석)의 일갈은 관객에게 청량감을 넘어 통쾌함을 주기 충분하다. 범죄에 서사를 부여하지 않고 오직 직업인으로서 마석도와 금천경찰서 강력반 형사의 팀플레이에만 긴장감을 불어넣는 <범죄도시 2>의 화법은 여름 시즌 가장 확실한 엔터테인먼트로서 기능한다.


무겁고 진지한 범죄 영화 혹은 형사 영화라기보다 상당 부분은 '마동석'이라는 유일무이한 배우를 활용한 캐릭터 영화로서 그리고 코미디로서의 역할이 적지 않다 보니 종종 톤 앤 매너에 있어서 줄타기를 하게 되는 신과 시퀀스들이 있다. 그렇지만 <범죄도시 2>는 지나치게 자극적이지 않으면서 오락을 제공한다는 본분에 충실하고 손석구 배우가 연기한 '강해상' 역시 말보다 액션으로 스스로의 진가를 발휘한다.


영화 '범죄도시 2' 스틸컷


모든 일들이 지나가거나 해결되고 난 뒤의 금천경찰서 강력한 형사들의 회식 장면이 있다. 오돌뼈를 먹이다니 소고기 정도는 대접해야 하는 거 아니냐는 성토와 30년산 인삼주를 준비했다며 호들갑인 반장과 자기 흉터와 상처와 뻐근한 몸들을 훈장처럼 내밀고 거기 술잔을 얹는 형사들이 있다. 어쩌면 <범죄도시 2>가 조명하고 싶었던 건 이런 종류의 노고일지도 모른다. 어느 정도는 실화에서 모티브를 얻은 '시리즈'이기에 더욱 그런 생각을 한다. 뉴스 한 꼭지 보도되고 나면 형사들은 여지없이 '또 다른' 범죄자들을 찾아 나선다. 스스로 약속한 쾌감을 제공하고 난 뒤 뒷모습을 보이며 퇴장하는 영화처럼, 그들은 엔딩 크레디트가 올라간 후에도 아마도 다음날이면 숙취를 이겨내며 어디선가 주먹을 휘두르거나 유턴을 하며 누군가를 쫓을 것이다. 이런 이유에서도 '그'는 수퍼히어로가 될 수 있다.


영화 '범죄도시 2' 메인 포스터

*인스타그램: @cosmos__j

*모임/강의 등 공지사항: bit.ly/cosmos__j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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