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석희 번역가의 신간 '번역: 황석희'를 읽으며
"간혹 이런 유형의 영화평을 본다. 타인의 영화평이 마음에 안 든다는 영화평. 내가 그 작품을 좋게 봤으면 그것으로 된 거고, 그 작품을 좋지 않게 봤다면 그것으로 된 거다. 남이 호평을 하든 혹평을 하든 상관없는 일이다. (...) 이런 글에 가장 불필요한 것은 '왜 이런 걸 재미없다고 하는지 모르겠다'라는 예광탄을 기점으로 발사되는 자기애적이고 현학적인 해설이다. '왜 이런 걸 재밌다고 하는지 모르겠다'로 시작되는 반대 입장의 글도 마찬가지다.
어떤 영화를 좋게, 혹은 좋지 않게 봤다면 내게 어떤 면이 좋았고 좋지 않았는지, 어떤 감상이 있었는지를 쓰면 된다. 남의 감상을 끌어와서 평가하는 건 영화평이 아니라 '타인의 영화평에 대한 평'이다."
-황석희, 「취존이 어렵나?」, 『번역: 황석희』에서, 달, 2023, 19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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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당초, "객관적인" 영화평이라는 건 세상에 존재하지 않는다. 문화예술에 대한 모든 리뷰, 분석, 비평은 당연하게도 주관적이며, 그 분야의 전문 필자일수록 더더욱 주관적이다. 모두를 만족시키는 건 불가능하다. 그들이 내세우는 '평론이 객관적이지 못하다' 같은 주장의 유일한 근거는 그 영화에 대한 평가가 자신과 다르다는 것뿐이다. 나는 그들이 비난과 비아냥 대신 자신의 생각을 정연한 문장으로 적어내는 것을 단 한 번도 본 적이 없다.)
https://www.ohmynews.com/NWS_Web/View/at_pg.aspx?CNTN_CD=A000277086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