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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동진 Nov 21. 2023

하나의 지면 원고 마감을 마치는 일

시사논술 잡지 ‘위즈키즈’로부터(2022.01-2023.12)

“영화의 일생은 그것이 스크린에서 걸어 내려온 뒤에도 이어집니다. 그러므로 이 편지들을 다시 고쳐 쓰고 부치지 못한 편지를 우체통에 넣을 수 있을 것입니다. 어쩌면 그런 식으로 우리는 느릿느릿 영화의 정체에 한없이 가까이 다가갈 수 있겠지요.”

-김혜리, 『영화야 미안해』에서 (강, 2007)


어느덧 쌓인 ‘위즈키즈’ 잡지들

교원에듀에서 발간하는 시사, 논술 분야의 월간지인 <위즈키즈>에 2022년 1월부터 ‘장르불문 정주행 리뷰’라는 제목으로 리뷰 원고를 썼다. 지면 개편으로 2023년 12월호 원고가 ‘장르불문 정주행 리뷰’의 마지막이 됐다. 지면 6p 분량의 작품 리뷰를 달마다 쓰는 것이 간단한 일만은 아니었는데, 2년에 걸쳐 매월 작품을 관람/감상하고 글을 마무리하는 일은 초등학교 고학년생에서 중학생 정도의 지면 구독 연령층을 고려한 작업이어야 했지만 매번 써오던 관성과 편집부에서 원하는 방향 사이의 접점을 찾는 과정이 뒤따랐다.


주로 전체관람가 혹은 12세 이상 관람가 작품을 선정했고 영화사 사정 등으로 작품이 바뀌는 경우도 있었지만, 스스로 돌이킬 겸 지면에서 다뤘던 작품들을 쭉 모아두고 보니 영화와 드라마만큼 시사적인 무언가를 넓거나 깊게 이야기할 수 있는 경로가 계기를 찾기도 쉽지 않다는 생각도 새삼 든다. <엔칸토: 마법의 세계>를 시작으로, <노웨어 스페셜>, <씽2게더>, <이상한 나라의 수학자>, <메이의 새빨간 비밀>, <배드 가이즈>, [미즈 마블], <브로커>, <미니언즈 2>, [변호사 쉬헐크], <피노키오>, <블랙 아담>, <스트레인지 월드>, <엄마의 땅: 그리샤와 숲의 주인>, <더 퍼스트 슬램덩크>, <어메이징 모리스>, <스즈메의 문단속>, <피터팬&웬디>, <인어공주>, <엘리멘탈>, <비공식작전>, <몬스터 패밀리 2>, <천박사 퇴마 연구소: 설경의 비밀>, 그리고 마지막 원고를 쓴 <이누부!>까지.


글이 모두를 빠짐없이 만족시키는 일은 불가능하다. 청소년 독자들에게 내 글이 어떻게 전달되었을지는 물론 알 수 없지만, 처음 6개월 계약으로 시작했던 원고가 2년에 걸쳐 계속될 수 있었다는 것만으로 충분히 감사한 일이다. 하나의 문이 닫히면 새로운 문이 다른 쪽에서 염두하지 못한 방식으로 열리기 마련이다. 앞으로도 쓰는 일을, 쓰기에 앞서 숙고하고 공부하는 일을 멈추지 않을 수 있기를 바란다. (2023.11.21.)


첫 지면을 받아보았던 때, 사소하지만 ‘영화평론가라고 적어주셔서 앞으로 정말로 영화평론가가 되어보아야겠고’ 같은 기록을 인스타그램에 남기기도 했다.


김동진 브런치북 [영화가 끝나고 쓰는 N잡러 일기]

https://brunch.co.kr/brunchbook/whyikeptwriting


클래스101+ - [내 취향을 더 단단하게 만드는 문화콘텐츠 리뷰 쓰기]

https://101creator.page.link/xhc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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