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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동진 Jan 01. 2019

소년은 계속 웃을 수 있을까, 끝나지 않는 영화.

영화 <가버나움>으로부터

CGV여의도에서 영화 <가버나움>(Capharnaum, 2018)을 보았다. ('Hello 2019' 기획전) <플로리다 프로젝트> 같은 영화를 잠시 떠올리기도 했는데, 한편으로는 영화가 끝나고 나서 '지금 본 게 영화가 맞을까?' 싶은 생각도 들었다. 크레딧이 올라가기 전, 출연진의 캐스팅 등에 대한 이야기들을 자막으로 보여준 것이 결정적이었다. 주인공 '자인'의 변호사 역으로 출연한 나딘 라바키 감독을 제외하면 대부분 연기가 본업이 아닌 비전문 배우들. 그러니까 '삶이라는 직업'(박정대)을 살고 있는 이들이 자신들의 생활을 고스란히 투영한 것이나 다름없겠다. 주인공 '자인'의 시선과 언행은 내내 참혹한 기분을 들게 한다. 이 아이도 다른 아이('요나스')를 안아주고 돌볼 수 있는데, 어른들이 그들을 돌보지 않는 세상. 그저 좋은 사람이 되고 싶었을 뿐인 소년을 슬럼가로, 지옥으로 내모는 세상. 신분증조차 없었던 이 소년은, 앞으로도 계속 웃어보일 수 있을까. 영화는 끝나지 않는다. (2019.01.01.)



*

누군가는 그럼에도 살아보라고 말할 때, 또 누군가에게는 살아있는 것이 지옥일 수밖에 없는 경우가 있다. 산다는 것만으로 비난 받아야 하는 그 삶에서, 마찬가지로 지옥의 불판 위에서 버티고 있던 누군가 손을 내밀어줄 때. 그들의 삶은 계속 살아질 수 있을까. 소년은 계속 웃을 수 있을까. 그리고 이건 영화가 맞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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