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김동진 Jan 02. 2019

"이 세상 모든 것은 서로 연관되어 있어요"

영화 <가버나움>으로부터

미국의 영화평론가 앤서니 올리버 스콧은 '뉴욕타임스' 기고에서 <가버나움>에 대해 "동화이자 오페라이며, 책이자 뉴스이며, 항거의 울음이자 저항의 노래"라고 평했다. (2018년 12월 13일) 내 식대로 읽자면 영화 바깥에 있는 모든 것을 말하는 것이나 다름없겠다. '보그'와의 인터뷰에 따르면 나딘 라바키 감독은 제작비 조달에도 많은 어려움을 겪었다고 한다. 영화의 제작자이기도 한 남편이 집을 담보로 대출을 받기도 했다고. 영화 속 '자인'과 주변 사람들이 겪는 정도만큼의 가난은 아니겠지만, 감독 자신도 영화를 찍는 동안 환경의 변화를 겪었다는 의미다. 인터뷰를 계속 읽는데 인터뷰어가 흥미로운 질문을 했다. 만약 ('타노스'처럼) 손가락 하나 까딱 하는 것만으로 (영화 속에 투영된 사람들의 삶에서) 한 가지를 바꿀 수 있다면 무엇을 바꾸겠느냐고. 거기에 대한 나딘 라바키 감독의 답변이 더 인상적이다. "단 한 가지라는 건 있을 수 없어요." 모든 것이 너무나 상호 연관되어 있기에 과연 '단 하나'만을 바꾸는 것이 가능하겠냐는 이야기다. 물론 뒤에 가서 영화에서 주요한 물건이자 소재처럼 다뤄지는 '서류'에 대해 언급하기는 하지만, 감독의 그 말("There's no one thing.")을 곱씹어 생각해볼 수밖에 없다. 과연 영화에서 어느 한 가지 테마만을 따로 분리하기가 어렵다. 가난에 대해서도, 아이를 양육하는 부모의 자질에 대해서도, 혹은 난민 문제에 대해서도. 그리고 국가의 최소한의 사회 안전망이나 고용 문제, 나아가 인신매매나 신분증 위조와 같은 것들에 대해서도. <가버나움>이라는 영화의 제목은 영어로는 'Chaos'를 뜻한다. (2019.01.02.)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