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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동진 Jan 22. 2019

모든 아픈 사람들에게, "당신은 혼자가 아니야"라고

영화 <글래스>로부터

이제는 캐릭터를 넘어 하나의 장르이자 세계가 된 수퍼히어로라는 존재에 관하여 모두가 겉으로 보이는 외연과 규모에 대해서만 말하려 할 때, 선악으로 단순화하려 할 때, 누군가는 다른 차원과 층위의 더 깊숙한 곳으로 들어간다. 겉으로는 알 수 없는, 어쩌면 자세하고 섬세하게 헤아려서 보지 않으면 느낄 수조차 없는, 상처와 고통에 대해 집요하게 생각하고 또 탐구한다. 그리고 그 아픔으로 깨어지고 얼룩진 삶을 살아야만 했던 연약한 존재들에게 말을 건넨다. 나처럼 아픈 사람이었구나, 당신은. 당신은 혼자가 아니야. 누군가 숨기고 덮으려 할지라도, 이 세계는 아프고 병든 것들로 가득 차 있어. 우리는 함께 아홉 살의 눈과 마음으로 한 번 돌아가 보는 거야. 그럼 세상이 투명한 유리처럼 보이게 될 거야. M. 나이트 샤말란의 <글래스>(2019)를 보면서 브라이언 싱어의 <엑스맨>(2000)을 떠올릴 수밖에 없었다. 지적일 뿐만 아니라 예민한 감수성까지 갖추고 있는 영화. 아주 빼어나게 잘 만든 영화로 다가오지는 않더라도 담고 있는 이야기에 좋은 이야기로 수긍하게 될 때, 그럴 때 나는 그것이 스스로 더 넓은 세계가 되려 하는 시도를 기꺼이 지지한다. 장르의 익숙한 도상은 언제나 깨어지고 전복되어야 고착화되지 않고 발전한다. (2019.01.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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