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에 대한 믿음
'사람은 영화를 만들고, 영화는 사람을 만든다'라고, 6년 전 영화 블로그를 처음 시작했을 때 어느 대형서점의 문구를 본떠 호기롭게 적어둔 적이 있다. 지금은 어느 정도 생각을 바꿨다. 영화가 사람을 만들지는 못한다. 책과 영화를 많이 보고 읽으면서도 혼자의 세상에 갇힌 사람도 많다. 예술 영화를 즐기면서도 타인의 이야기에 예민하지 않은 사람도 많다. 면전에서도 그리할 수 있는 이는 별로 없으리라 보지만, 영화에 대한 뉴스나 각종 콘텐츠의 덧글에는 눈과 귀를 닫고 마음을 열 생각도 없는 듯한 문자들이 넘쳐난다. 좋은 영화는 좋은 사람에게만 진정 가치 있는 영화라 한다면 속단일까. 어디엔가 '사람을 믿지 않지만 세계를 믿어보는 일'이라 적어둔 적이 있다. 영화가 담은 세상이 아름다워 보인다면 그건 영화 바깥이 그러질 못하기 때문이기도 할 텐데, 사람의 선한 마음들이 만들어내는 기적에 대한 신뢰를 끝내 포기하지 않는 영화를 보게 될 때면 "희망은 '희망이 있다고 믿는 능력'의 산물이다."(신형철)라는 말을 한 번 더 생각한다. 사람의 마음을 믿는 능력 말이다. (2019.01.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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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만나는 영화들 역시 그 작은 희망을 끝내 져버리지 않는 영화들이 가능한 그렇지 않은 영화보다는 많았으면 좋겠다는 이야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