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패터슨>으로부터
<패터슨>은 '리액션'과 '리듬'의 영화라고 할 만하다. '패터슨'을 연기한 아담 드라이버의 살짝 움직이는 눈가와 입꼬리의 오르내림, 대상이나 상대, 혹은 풍경을 응시하는 모습, 그리고 누군가의 말에 귀 기울이는 순간들. 일상에서 시를 쓴다 함은 사소해 보이고 반복적으로 일어나는 일들 속에서 스스로만이 포착해낼 수 있는 작은 차이를 놓치지 않거나 혹은 자신 주변의 일들에 예민해지는 일일 것이다. 앞선 일기 중에서도 이 '시인의 DNA' 같은 걸 언급한 적이 있는데 '패터슨'은 바로 그런 종류의 사람이고 매일 시를 쓰니까 곧 시인이겠다. 영화가 만들어진 방식 역시도, 반복되는 일과를 계속해서 보여주는 것 자체가 하나의 리듬이 된다는 점에서 독특하다. 하나 더. 몇 차례 등장하는 "아하!"라는 감탄의 말 역시도, 이 말 자체가 어떤 특정한 뜻으로 쓰였다기보다 발화자가 어떤 것에 대해 반응하고 무엇인가를 느꼈음을 보여주는 리액션이다. (2019.01.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