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우리가족: 라멘샵>으로부터
<우리가족: 라멘샵>(2018)은 상영시간이 너무 짧은(90분) 영화였다, 자신이 전하고 싶은 이야기를 담아내기에는. 숭덩숭덩 삭제된 장면들이 여럿 있지 않을까 짐작해보게 만들 정도였는데, 단지 식도락 여행이나 '맛집' 이야기 정도가 아니라 음식과 요리에 깃드는 사적인 기억을 따라간다는 주제 의식 자체는 수긍할 수 있다. 그러나 주인공 '마사토'(사이토 타쿠미)의 아버지와 어머니에 얽힌 요리 모두를 소재가 아니라 이야기로 풀기에는 연출과 각본 모두 역부족이다. 종종 잡지에 실리는 음식 사진의 메이킹 필름을 보는 듯한 기분과, 싱가포르관광청의 홍보 영상을 보는 느낌과, 무엇보다 듣는 사람(관객)에 앞서 이야기하는 사람 스스로가 격앙되어 있는 모습들을 보는 당혹감을 번갈아 느끼다 보니 어느새 화면은 암전 되고 "이게 다예요" 하듯이 영화가 끝나 있는 것을 경험했다. 영화의 원제는 라멘과 바쿠테를 합친 말인 'Ramen Teh'다. (2019.01.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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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마도 지금껏 영화에서 만나본 가장 당황스러운 미소_'마사토'가 싸서 두고 간 요리를 먹어 보는 할머니의 미소. 거기까지는 괜찮다. 조금 후에는 그 미소와 함께 할머니의 ('마사토'를 향한) '엄지 척'까지 볼 수 있다. 풀어놓고 펼쳐놓은 이야기를 맺는 방식이 <우리가족: 라멘샵>은 너무 간편하다. 그러고 보니 여러 국가의 합작 영화에 대해 사적으로 별로 좋은 기억이 없다는 걸 떠올렸다. <우리가족: 라멘샵>의 식도락 여행은 '정말 이렇게 끝나는 건가' 싶을 때 끝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