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 달 동안의 일기를 쓰며(2)
(3월 19일 일기에 이어) 값싼 대중오락 매체의 하나로서, 영화가 그 존재 자체로 엔터테인먼트를 초과하는 의미를 대중적으로 폭넓게 행사하는 일이 가능하지는 않을 거라는 생각을 한다. (책도 읽는 사람보다 읽지 않는 사람이 더 많으니, 결국 문학도 마찬가지겠다.) 그러나 한 사람에게서 다른 사람에게로, 그 영화를 본 사람에게서 그렇지 않은 사람에게로. 누군가가 발화한 이야기가 옆사람에게로, 그 주변에게로. 당장 무용해 보이거나 눈에 띄지 않는 이 구전과 연결의 힘은, 완전히 무시할 수는 없겠다. 오래전부터 영화를 적극적으로 소비가치 이상의 의미를 지닌 삶과 밀접한 콘텐츠로 대해온 것은 아니므로, 그 영향력의 명확한 증거라고 한다면 그것은 일단 나 자신이다. 그러니까, '책과 영화가 당장 세상을 바꾸지 못할 거야!'라고 외치기 전에 일단 이 자리에서, 오늘 쓸 수 있는 문장을 계속해서 기록하기. 내 기록들은 페이지를 알 수 없는 한 권의 책이 된다. (2019.03.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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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영화가 반드시 사유를 요하는 문화, 예술이 되어야만 하는 것은 아니다. 어떤 영화는 그 자체로 굉장히 훌륭한 오락으로서 그 존재 가치를 입증하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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