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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동진 Mar 31. 2019

인간의 두려움은 어디에서 비롯하는가

영화 <서던 리치: 소멸의 땅>(2018)으로부터

<서던 리치: 소멸의 땅>(2018)은 국내에도 출간된 동명의 소설 중 1편을 각색한 작품이다. 이미 전작인 <엑스 마키나>(2015)를 통해 연출과 각본 실력을 입증했던 알랙스 가랜드의 재능은 이번에도 녹슬지 않았는데, 언제 어디서 무엇이 '튀어나올'지 모르는 불안하고 긴장되는 상황을 관객에게까지 전이시키는 재주는 원작의 힘을 빌었다 하더라도 인정할 수밖에 없다. 배우들의 존재감도 각자의 위치에서 제대로 발휘되는데, 영화를 보고 나면 남는 질문은 결국 '이것은 무엇에 관한 이야기였나?' 하는 것이리라. 암시를 남기면서도 모호해 보이는 결말은, '리나'(나탈리 포트만)가 무엇을 위해 탐사 임무에 지원하게 됐는지를 떠올리면서 그 의미를 유추해볼 수 있겠다. 영화의 원제인 'Annihilation'은 전멸, 절멸, 소멸과 같은 뜻을 지닌 단어인데 영화에서 빈번하게 등장하거나 언급되는 세포의 모습을 떠올리면 이 이야기는 마치 인간의 감정에 대한 거대한 메타포로 느껴진다. 합리적인 것 같지만 자기 파괴적이기도 한 사람들의 행동에 관하여. (2019.03.30.)



*<서던 리치: 소멸의 땅>은 북미와 중국에서는 파라마운트가, 그 외 국가에서는 넷플릭스가 배급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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