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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동진 Apr 28. 2019

행복했던 지난날을 간직한 두 사람의 이야기

영화 <먼 훗날 우리>(2018)로부터

넷플릭스 영화 <먼 훗날 우리>(2018)는 극장 관객에게 익숙할 중화권 작품인 <그 시절, 우리가 좋아했던 소녀>나 <나의 소녀시대> 같은 영화들과는 조금 다른 결의 작품처럼 다가온다. 화법 자체의 차이라기보다는 영화의 도입부터 이미 대강의 결말은 짐작할 수 있도록 허용하는 전개 방식 때문이었는데, 과거를 컬러로 현재를 흑백으로 처리한 것 때문만은 아니었다. 큰 구성은 몇 년 만에 재회한 옛 애인인 '샤오샤오'(주동우)와 '젠칭'(정백연)이 지난날을 회고하는 형식처럼 짜여 있다. 훗날의 자신들이 어떤 모습일지를 생각할 겨를도 없이 어려운 시절을 함께한 두 사람. '그때 우리가 헤어지지 않았다면 어땠을까' 같은 질문이 어쩌면 덧없는 물음에 불과하다는 사실은 영화 속 두 사람도 모르지 않았을 것이다. 지금의 행복함이 가능한 오래였으면 하는 마음으로 순간을 붙잡는 것이 오늘을 대하는 태도처럼 여겨지기 때문에. <먼 훗날 우리>를 보면서 관객 자신의 과거를 떠올리는 건 그때로 돌아가고 싶기 때문이 아니라 그때가 행복했기 때문이다. (2019.04.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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