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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동진 Apr 29. 2019

찍기 싫은데 억지로 만든 듯 보이는 영화, 혹은 반대

영화 <그레이트 월>(2016)로부터

제89회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사회를 맡은 지미 키멜이 맷 데이먼이 (<맨체스터 바이 더 씨>(2016)의 주연을 케이시 애플렉에게 양보하는 대신) 출연한 'Chinese pony-tail movie'라며 가벼운 농담거리로 언급한 영화 <그레이트 월>(2016)은 여러모로 한심한 작품이었다. 장이머우 감독은 그렇다 쳐도, 원안과 각본 크레딧에 보이는 맥스 브룩스와 토니 길로이 같은 이름은 가볍게 넘어갈 수 없었는데, 특정한 목적을 위해 훌륭한 제작진과 스태프들이 강제로 만든 영화처럼 다가왔기 때문이다. 중요한 역할을 할 것처럼 보이다가 대충 소비되는 캐릭터는 물론, 만리장성은 공간적 소재로서만 차용했다는 점을 감안해도 배경에 지나지 않았다. 그리고 <그레이트 월>은 정말 배경만 그리고 완성하다 만 것처럼 보인다. 캐릭터와 이야기를 만드는 디테일에 있어서의 고민 없이 오로지 그래픽화 된 물량 공세에만 골몰하는 영화를 보는 일은 시간을 글자 그대로 죽인다는 점에서 곤욕스럽기도 하다. (2019.04.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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