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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동진 May 07. 2019

이야기 바깥에서 여전히 계속되는 삶과 걸음들

영화 <걸어도 걸어도>(2008)로부터

불현듯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의 영화 <걸어도 걸어도>(2008)가 생각 나, 전에 노트에 끼적였던 문장들을 되찾아 읽고는 감독이 소설화 한 책을 꺼내 들었다. 나는 이렇게 적었었다. "빈 자리와 간격을 둔 채 함께 걸어간다는 것". 다른 사람들이 이 영화에 대해 남긴 코멘트를 훑다가, 내 것보다 더 마음에 드는 문장을 발견해 메모했다. "내가 잘 따라올 수 있도록 내 앞에서 걸어주는 이와 내가 뒤쳐질까 내 뒤에서 걸어주는 이가 만드는 행복." <걸어도 걸어도>의 국내 첫 개봉은 초여름이었고, 재개봉은 늦여름이었다. 나는 3년 전 8월에 극장에서 이 영화를 봤다. 어떤 계절이 되면 어떤 영화가 갑자기 떠오르곤 하는 일이 퍽 자연스럽기도 하다는 것을 소설판의 책장을 넘기면서 생각해본다. 어떤 계절마다 혹은 그 계절의 초입마다 다가오는 영화가 한 편 정도 있는 건 그래도 다행한 일이지 않을까. (2019.05.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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