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전에 썼던 것들의 기록을 들춰보던 중 어떤 문단 하나가 눈에 들어왔다. 4년 전 어느 날의 한 입사지원서에 작성한 대목이다. "두 시간 정도 감상하는 한 편의 영화가 끝나면, 다시 일상으로 돌아옵니다. 누군가는 영화 속으로 빠지는 것에 대해 현실도피라고 할지 모릅니다. 적당히 웃고 즐기면 됐지 영화를 꼭 진지하게 볼 필요가 있냐고 묻기도 합니다. 하지만 저는 영화 콘텐츠가 사람에게 기여할 수 있는 가치의 힘을 믿습니다. 영화 속의 그 세상과 현실의 이 세상을 이어 줄 그 무언가를 찾기 위해서 말을 하고, 글을 쓰고, 사람들을 만납니다. 제가 하게 되는 일이 더 많은 사람들에게 재미있고, 감동적이고, 영감을 주는 영화 콘텐츠를 깊이 있게 접하게 해주는 일이기를 바랍니다. 그 영화와 이 세상의 연결고리를 찾고자 합니다." 그때와 지금의 나 사이에는 어떤 변화 내지는 발전이 있었고, 달라진 게 있다면 그건 바람직한 방향일는지. 생의 어떤 과업이나 성취에 대해서는 마땅히 계속해서 생각을 거듭하게 된다. (2019.05.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