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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동진 Jul 02. 2019

미국드라마 <지정생존자>의 리메이크, 성공적일까

tvN 드라마 <60일, 지정생존자> 첫 회를 보고

워싱턴 대신 여의도. 톰 커크먼 대신 박무진. ABC 드라마 <지정생존자>(시즌 2까지는 ABC에서, 시즌 3는 넷플릭스에서 제작했다)를 리메이크한  tvN 드라마 <60일, 지정생존자>는 원작의 기본적인 토대를 따른다. 그러나 미 합중국과 대한민국의 법제적 차이를 충실히 반영해 대통령직 승계가 아닌 60일간의 권한대행으로, 주택도시개발부 장관에서 환경부 장관으로, 연두교서 대신 국회 연설로 바꾸는 등의 설정 변화가 있고 원작의 여러 인물들을 모티브로 삼지만 가공되거나 추가되는 인물도 있을 것으로 보인다. 설정상 원작보다 훨씬 템포가 느린 <60일, 지정생존자>는 한 회차만으로 판단하기에는 애매하다.


도덕성이 강조된 톰 커크먼보다 이공계 학자로서 데이터를 중시하는 등 박무진의 캐릭터는 성격상 차이를 보이고 박무진과 달리 톰 커크먼은 테러 전 장관직에서 해임된 게 아니라 한직인 UN 항공기구 대사로 발령 통보를 받았다는 점 등 크고 작은 변화가 본작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는 좀 더 지켜봐야 하겠다. 원작에서 리치먼드 대통령이 큰 존재감을 보이진 않았던 것과 달리 본작에서의 양진만 대통령은 여러모로 고 노무현 전 대통령의 이미지를 연상시키기도 하며 그와 박무진 사이에는 장관 임명 시점의 구두를 비롯해 (게다가 발 앞뒷꿈치를 여러 차례 움직이는 모습이 빈번하게 카메라에 잡히기도 한다) 서로의 관계가 조금 더 설정되어 있다. 또한 한-미 FTA라든가 미세먼지와 같은 현안들이 등장하기도 해 나름대로 현지화에 고심한 모습도 엿보인다.


일단 1화는 나쁘지 않았다 정도로 말할 수 있겠지만 원작의 애런 쇼어, 한나 웰스, 에밀리 로즈, 세스 라이트 등의 인물들이 해낸 역할이 본작에서는 어떻게 변주되거나 오마주 될지 궁금증을 안고 이후 회차들을 지켜봐야겠다.


tvN 드라마 <60일, 지정생존자> 포스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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