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생활 하러 갑니다

덤으로 마트도 털었다

by 미친 선녀

제목을 미리 생각하고

오늘은 먼저 헬스장에 간다.


50이 되면서 근력이 중요하다는 정보가 귀에 꽂혀

헬린이 생활한 지도 이제 3개월은 더 지났는데

기계치인 나는

머신 다루는 시간이 연습하는 시간보다 길 때가 많다.


초반에는 인바디 측정하는 것에 재미가 들려

과하게 머신들을 사용했는데

집에 와서 쓰러지기 일쑤였다.

헬스장만 가는 것이 아니라

선녀놀이도 해야 하니까.- 흙의 상태에 따라 수련활동으로 바뀌기는 함-


사실

돈을 내고 다니는 곳은 헬스장이고

산은 돈은 내지 않는다.

무료라고 해야 하나?

피티도 받고 있으니

현실적으로 생각해 보면

헬스장에 더 우선순위를 두어야 하는 걸까?


그런데

아무리 생각해도

나에게 우선순위는 선녀놀이야~~


그렇다면 헬스장에 다니는 이유가 뭐니?

다양한 사람들을 보고 인사도 하니

사회생활 하는 거야.

그래 사회생활 하러 간다~~~

그리고 덤으로

근육 가득한 혈기왕성한 "짐승남" 님들도 볼 수 있다.

헬스장을 처음 접했던 초반에는

이실직고 말하자면

내 눈이 그들에게 돌아갔다.


연습보다는

그림같은 멋진 근육 가득한,

아들뻘 일수도 있는 젊은이들의

상체 근육을 볼 수 있다는 게 신기했다.


그 보는 재미가 쏠쏠함을 인정한다.

티브이에서 볼 수 있는 류의 남자들을

여기에서 볼 수 있다니!!!

유독 내가 다니는 곳이 물이 좋은 건지

헬스장은 보통 그런 건지는 잘 모르겠다.


머신으로 연습을 하다 보면

피티를 받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이런저런 통증이 있어서


나에게 헬스가 맞지 않는 걸까?

그만해야 하는 걸까?

라는 생각도 한다.


새로운 운동을 하면

통증이 생기는 것은 자연스러운 거라고

"다이어트보다 근력 운동"

이라는 책에서 읽었다.


30대, 40대에 이래저래

다양하게 아파서

통증과 친해졌다고 생각했는데

운동하면서 생기는 작은 통증에도

두려움이 느껴지는 것은 왜일까?

더 아파지면 어떡하지?

라는 불안 때문일까?


그래도

그래서

연습할 때는

머신 보다는

스트레칭 - 런지, 스쾃- 위주로 하면서

헬스장의 사람들을 구경한다.


좀 자신 있는, 통증이 없었던 하체 기구도

한두 개 하면 한 시간이 훌쩍 지나간다.


그런데

나, 사회생활 하러 나간 거지?

참새가 방앗간을 그냥 지나치지 못하는 것처럼,

마트와

빵집 두 군데를 털었다!!!


걸어서 가면 좋은 점은 공판장 바깥에 내놓은 다양한 식재료를 구경할 수 있다는 것이다.

차를 가져가면 다시 주차해야 하는 번거로움이 있고 나에게 살짝 애물단지일 때가 있다.

그런데

식탐도 많고

잘 먹는 나는

식재료들을 참 많이 산다는 것이 단점이다.

그런데 또 희한한 것은 그렇게 많이 식재료를 자주 사는데도

어느 순간 냉장고가 비어있다는 것이다!!!


이 집에는 몇 명의 먹깨비가 살고 있는 걸까?


(신랑 말로는

이 집에서 내가 가장 많이 먹는다고 한다.)


식재료를 자주, 많이 사면

내가 너무 과소비한 거 아냐?

라는 죄책감이 들기도 하는데

모두 잘 먹기 때문에

괜찮아.

다 먹고살자고 하는 건데,

그리고 잘 먹으면 돼지.


그래,

나 돼지야.

돼지.



집에 돌아오는 길에

아이가 좋아하는 바게트 빵도 두 개 사 왔는데

겉바속촉이다.

이렇게 맛있는 빵을 자유롭게 먹을 수 있어 감사합니다!


신랑은 크로켓을 좋아한다고 해서

헬스장 근처의 빵집에서 크로켓과 다른 빵을 사고

아이빵은 아파트 단지 내에 있는 빵집에서 샀다.


마트에 달달한 과자들이 세일한다고 진열되어 있어

그것도 산다.

나 좀 사 주세요.

그렇게 말하는 것 같기도 하고.

다양한 초콜릿, 과자 등등도 사본다.

아, 너무 많이 사네?

어떻게 들고 가지?

배달을 시켜야겠군.

배달을 시키려면 얼마 이상을 사야 하는데

딸기를 몇 개 사면 금방 그 액수를 넘어버리는 단점도 있다.


내가 한번 사회 생활 하러 나가면

식비로 쓰는 돈이 장난이 아니네.


선녀 놀이를 하러 가면

보통은 지갑을 놓고 가기 때문에

지출이 없는 편인데

헬스장에 가는 것은

인간세계를 경험하는 거라서

이런저런 지출을 하게 된다.


그리고 주말에는 특히

헬스장에 갈 때

나에게 뭐뭐 사 오라는 부탁을 가족들이 자주 한다.


그때 난 배달부의 역할도 하게 된다.

배달놀이라고 해야 할까?


한때는

이건 먹으면 안 돼

저것도 안돼

이런 금지의 음식들이 많았다.


그런데 언제부터 일까?

그런 금지의 음식들의 경계가 조금씩은 사라지고 있다.


음식의 경계가 조금씩 사라지면서

인간세계에 대한 경계도 조금씩 사라진다.


맛있는

쉘위 생크림 디저트 라는 파이도 먹었으니

이제

슬슬 선녀놀이 하러 가볼까?







작가의 이전글최강한파에 3시의 산은 햇살 가득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