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젠 마무리하고 자야지~

브런치에 슴슴한 일상 기록하기

by 미친 선녀

1월의 마지막 요일들의 시작이다.


오늘의

1부는 집에서 콩쥐놀이.

사실은 일어나자마자 사회생활하러 헬스장에 가려고 했다.

그런데 전업주부의 역할, 오늘은 현모양처의 역할인가?

신랑 밥도 차려주고, 유통기한 임박한 식재료가 있어서

우선은 또 반찬을 만들기 시작한다.

아몬드와 캐슈너트가 들어간 멸치볶음과

느타리버섯을 넣은 쇠고기분쇄육 볶음

이렇게 두 개 반찬을 하니

어제 한 반찬과 더불어

진수성찬의 아침밥상이 완성되었다.


카무트를 넣어 밥을 하고 있는데

카무트의 씹히는 맛이 재밌기도 하고 맛있기도 하다.

설거지까지 끝내니

11시가 넘었다.


산에 먼저 갈까?

순간 또 선택의 귀로에 선다.

산에 먼저 가면 헬스장은 안 갈지도 모르는데.

산은 필수, 헬스장은 선택사항인 경우가 종종 있다.


그래, 동상연고 사야 하지.

헬스장 근처에 주말에도 문을 여는 약국이 있어서

겸사겸사, 후다닥 옷을 챙겨 입고 집을 나선다.


어제보다는 바람이 꽤 부는 듯도 한데.

하늘은 파랗다.

오늘이 내 인생에서 가장 젊은 날이지.

이렇게 잘 걸을 수 있어서 감사합니다.

나갈 수 있어서 감사합니다.

시간을 소중하게 사용하려고 하는 나에게 감사합니다.


점점 해가 길어지는 날들

햇살에 반짝이는 나무들을 보면

금방이라고 봄꽃들이 필 것 같은데.


나의 2부의 시작은

교회 대신 헬스장

커피숍 대신 헬스장

머신 놀이 하러 가기.


오늘은 어떤 동작 연습할까?

사회생활 하는 게 주목적인가?

머신 다루기 연습?


12시 넘어 헬스장에 도착했는데

썰렁한 느낌이다.

그래도 음악이 신나서 좋다.

음악도 듣고,

사람도 구경하고.

런지와 균형 잡기 연습 등을 20분가량 하고

슬슬 몸을 풀기 위해 기구들 속으로 들어간다.


어시스트 친 업- 상체운동-을 하고 싶다.

어시스트 친 업을 하기 전에

덤벨로 팔 근육을 풀어주는 게 좋다고 샘이 말하신 게 기억나서

살짝 덤벨 운동을 해야지,

하고 거울이 가득한 덤벨존으로 간다.

몇 명의 남정네들이 그곳에서 연습을 하고 있다.


어머나?

카운터에 계셨던 선생님이 그곳에서 운동을 하고 계신다!!!

선생님, 운동도 하셔요?

네, 파이팅 하셔요~

그런데 그 옆에 나의 피티샘도 계셨다!!!

안녕하세요?

아, 네. 안녕하세요!


어제의 사건도 있어서

살짝 어색했지만

선생님이 웃으면서 인사해 주셔서

마음이 조금은 가벼워진다.


반팔 옷을 입고 갔는데

오늘은 날이 추워서 그런지

사람이 적어서 그런지

춥다.


내 에너지의 60% 이하만 써야지


우와!!!

내 에너지의 60% 이하만 써야지 까지는

주방 식탁에서 썼는데

너무너무 추웠는데

지금은

따뜻한 탄소매트를 켠 침대다.


여기가 천국이다!!!

따뜻함이 이렇게 행복하다니!!!

몸이 노곤해지면서 졸리다.


2부는 그렇게 사회생활

3부는

반반 선녀놀이!!!


집에 2시가 조금 넘어서 들어왔는데,

바람이 세고 차다.

집은 햇살 가득 따뜻해!!!


오늘은 산 그냥 제쳐??

헬스장도 다녀왔잖아.

그렇지만 그냥 놀다 온 거잖아.

땀도 하나도 안 나고 춥기만 했지.

또 산에 가야 해?

나 왜 산에 가야 하냐고?

아무도 나에게 산에 가라고 하는 타인은 없다.

정말 산이 나를 부르는 걸까?


잠깐 망설이다가

선녀복- 등산복을 베란다에서 꺼낸다.

선녀복도 이젠 바꿔야 할 때가 되었는데~~~

고어텍스 재킷이 10년도 더 입었는데

자크가 조금씩 고장 나고 있고,

찢어진 부분도 있고 내피의 털들이 바람이 솔솔 날린다.

선녀복을 다 꺼내놓고

무릎에 핫팩을 장착한다.

이번에는 발등에 쓰던 핫팩을 발견해서 - 재작년에 산거라서 먼저 사용하기로 결정-

무릎보호대 위에 2개씩 장착하고 좀 더 큰 핫팩도 장착한다.

허벅지 안쪽도 울 레깅스 위에 한 개씩 장착한다.

그런데 발핫팩은 금방 뜨거워져서

몸이 불탈 거 같아!!!


3부의 시작.

불타는 허벅지

불타는 무릎

안 되겠다 싶어 허벅지의 핫팩은 빼서

손바닥에 붙였다.

손에 장갑을 세 개 정도 끼어서 - 모두 손가락은 보인다- 뜨거움은 덜했다.


눈이 쌓여있을 거라 예상하고

등산화를 신고 갔다.

가방에는 맨발 덮개와 아이젠을 혹시나 몰라서 넣어두었다.


산 입구는 눈이 살짝 쌓여있는데

예상보다 영하의 날씨에도 눈들은 많이 녹아있다!!!

어떻게 된 거지?

선녀 놀이 할 수 있는 거 아냐?

벗을까?

유혹이 든다.

그런데 그제 살짝 발바닥 윗부분이 무척 화끈거렸고

약국에서 동상연고가 없다고 해서 사지 못했기 때문에

조심은 해야 하는 상황이다.



좋은 방법이 무얼까?

현명한 사람은 문제가 생길 때 고통을 환영하는 방법을 터득한다고 했는데

나는 어떻게 문제가 생길 때 고통을 환영하는 방법을 터득할 수 있었지?


사실문제도 아니고 고통도 아니긴 하다. 아 고통인가?

즐거운 선녀놀이를 하고 싶다.


아, 브라보!!

반반 선녀놀이 하는 거야!!!

내려올 때 선녀가 되는 거지!!!


듬성듬성 눈이 쌓인 곳이 있긴 하지만

왠지 오늘은 반반 선녀이기 때문에 괜찮을 거 같은 예감.


그렇게 오늘은 반반 선녀놀이를 하는데

내려가는 길에 낙엽이 많아서 따뜻한 느낌이었는데

선 입구 쪽은 눈이 좀 녹았는지

급격하게 발바닥이 차가워진다!!!

산 아래쪽 먼지를 터는 곳에서 급히 맨발덮개 등을 벗고

가방에 있는 등산화와 양말로 갈아 신었다.

발아 빨리 녹아라 녹아라

40분? 정도 한 거 같은데

이렇게 발이 얼어버리는구나!!!

발가락이 움직이니 정말 실제로 언 것은 아니지

발이 차가워지니 얼었나 싶었다.

무릎에 핫팩을 그렇게 했는데도 말이다.


빠른 걸음으로 집으로 향하고

헉헉거리면서 8층계단을 오른다.


집에 도착해서 핫팩을 떼어내는데

이번에 작은 화상이다!!!

발에 붙이는 작은 핫팩을 떼어낸 자리에

빨간 자국이 생겼다.

허벅지에 잠깐 붙여놓았던 곳에도 자국이 생겼다.


음.

불타는 느낌이

화상이었군.


경미한 화상이긴 하다.

다행히 화상연고가 있긴 하네


4부 끝

5부 시작

5부는 달콤한 밥 먹기?

6부는 작가 놀이

오늘 있었던 일을 글로 쓰는데 나 관종일까?

시간을 소중하게 여겨서 브런치에 기록하는 거야.


오늘도 재미있고 맛있는 하루였다.

달달한 초콜릿도 먹고 내가 한 맛난 반찬들에

사회생활도 잠깐 하고

선녀놀이도 살짝 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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