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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COSMO Mar 31. 2022

잔인한 4월은 그렇게 온다

2022년 3월의 독서기록

2022년 3월에 읽은 책들을 소개합니다.


개인적으로 그리고 사회적으로 잔인한 3월이었습니다. 따뜻한 봄볕이 겨울의 흔적을 자꾸 지우는 바람에, 얄궂은 희망이 밖으로 나가라고 자꾸 손짓합니다. 생명의 탄생은 언제나 경이롭습니다. 약속한 적 없지만 새로운 생명은 우리를 향해 파릇파릇 피어납니다. 봄이 드디어 우리에게 밝은 미소를 보여주기 시작했습니다. 늘 그렇지만 간사한 인간은 그리도 봄을 그리워했으면서 벌써 겨울의 추억을 아쉬워합니다. 새로운 계절을 반갑게 맞이하자는 마음과 지난 추억을 그리워하는 마음이 어울리지 않아서 3월은 잔인하게 느껴지는지 모르겠습니다. 읽을 책은 쌓여가는데 부족한 실력으로 자꾸 미루게 됩니다. 게다가 날씨는 왜 또 이렇게나 좋은지 가만히 자리에 앉아서 책을 들여다보고 있기가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닙니다.


안타깝게 이번 달도 7권으로 마무리되네요. 목표 달성 실패! 『역사의 연구』·아놀드 J. 토인비(동서문화사, 2016)를 읽기 시작했습니다. 내용도 부피도 생각보다 만만치 않네요. 이렇게 읽기 어려운 책은 '한 번에 읽지 않는' 방법을 쓰곤 합니다. 다른 책과 함께 조금씩 읽어야 끝까지 읽을 수 있습니다. 계속 이 책만 잡고 있으면 지쳐서 아무것도 못 하는 불상사가 발생합니다. 다음 달에는 많은 진전이 있길 스스로 다짐해 봅니다. 3월이 잔인한 달이라고 했지만, 정작 가장 잔인한 달은 4월입니다. 토머스 스턴스 엘리엇(Thomas Stearns Eliot)은 <황무지>에서 "4월은 가장 잔인한 달"이라며 시의 첫 운을 뗍니다. 3월보다 더 잔인한 달이 우리를 기다리고 있습니다. 기대만큼 잔인할지는 미지수이지만 확실한 것이 하나 있습니다. 바로 읽을 책이 아직도 많이 남았다는 사실입니다. 다정한 미소로 우리를 기다리고 있을 책을 떠올리며 행복한 4월을 기원합니다.


여담이지만, 이번 포스팅으로 브런치에서 작성한 글이 100편이 되었습니다. 작년 11월 말에 브런치를 시작했습니다. 그때 막연하게 '일단 100편의 글을 써보자'를 목표로 달려왔지만, [월·말·결·산] 매거진이 주인공이 될 줄은 상상도 못 했습니다. 거창한 계획과 보이지 않는 목표를 향해 달려가는 인생보다는 소박하지만 소중한 목표들을 이루어 가는 것이 훌륭한 삶이라고 생각합니다. 작은 목표들을 이루다 보면 언젠가는 꿈꾸던 일도 이루어지리라 믿습니다.


독서 기록



『독서쇼크』·송조은(좋은시대, 2010)


#새해계획 #명사초대 #독서전략


내 안에 명사 군단을 두기 위한 독서 전략, 정보를 재화로 만드는 기술.

한 저자를 선택하라: 이왕이면 명성이 높은 명사를 선택하라.

그 저자의 책을 모두 읽고 정리하라: 일단 한 사람의 명사를 선택했으면 그분의 책을 모두 선택한다.

듣고 싶은 사람에게 가서 말하라: 이렇게 정리된 자료를 누군가에게 알려야 한다.

짝퉁을 만들면 길이 보인다: 명사를 능가하는 결과물을 내려면 일단 짝퉁을 만들어보자.

다음 명사를 모셔라: 이제 한 분의 명사를 내 머리 안에 모셨다면 다음 분을 모시기 위해서 초청 작업을 해야 한다.



『갈매기의 꿈』·리처드 바크, 러셀 먼슨(나무옆의자, 2020)


#꿈 #이상 #내면의성장


우리의 내면에는 언제나 조나단 리빙스턴이 있었다. 현실과 타협하는 것이 삶의 지혜라고 위로하며 현실을 버티는 사람들에게 단비 같은 작품이다.


어렸을 때 이 책은 동물을 의인화한 동화같이 느껴졌다. 하지만 이제는 동화보다는 나의 내면의 목소리에 대한 이야기로 느껴진다. 현실을 잘 살아가려 했던 노력이 과연 나에게 얼마나 도움이 되었는지 물어보고 싶다. 나의 꿈과 이상은 현실과의 타협 없이는 의미가 없는 것일까? 조나단은 아니라고 대답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자신의 이상을 꿈꾸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말한다. 정말로 원하는 삶은 그 안에 있다. 적당히 타협한 현실보다 희망 없는 현실이 더 버티기 힘들기 때문이다.


나와는 상관없는 이야기처럼 느껴질 수도 있다. 하지만 완벽한 비행을 꿈꾸며 끝없이 도전하는 갈매기 조나단의 삶은 우리에게 따뜻한 위로를 안긴다. 포기했던 나의 이상을 다시 떠올리게 된다. 그러한 꿈은 쓸모없는 것이 아니라 충분히 가치가 있으며, 다시 한번 도전해도 괜찮다고 말한다. 말이 아닌 자신의 삶을 통해 말하기 때문에 어떤 응원보다 진지하고 진실하게 다가온다. 혹시 하고 싶은 일이 있었지만 미루고 있거나, 망설이고 있다면 조나단 리빙스턴이라는 갈매기 이야기에 귀를 기울여 보자. 자신의 꿈을 다시 펼칠 힘을 얻을 수 있다.



『하우 투 제텔카스텐』·제레미 강(인간희극, 2021)


#제텔카스텐 #메모상자 #연결 #상향식글쓰기


옵시디언(로컬 저장 방식, 마크다운 활용, 백링크로 연결이 특성인 메모 앱)을 활용하여 제텔카스텐 구현한다. 제텔카스텐의 기본 전제는 1) 1개 메모당 1가지 생각만 기록 2) 상향식 구조로 글쓰기 3) 비선형 구조로 메모 연결이다. 또한 읽기 > 메모 > 요약 > 연결 > 발전의 순서로 자신만의 지식체계를 구축해나가는 것이 제텔카스텐 메모의 알고리즘이라고 할 수 있다. 이를 옵시디언으로 태그, 폴더, 노트의 요소를 이용하여 어떻게 구현하는지 자세히 보여준다.


이 책은 제텔카스텐의 ‘활용법'에 중심을 두고 있다. 제텔카스텐 메모 법의 창시자인 독일의 루만 교수의 이론을 설명하기보다, 직접적인 사례를 구체적으로 설명하는 방식으로 구성되었다. 이처럼 저자가 현업에서 사용하는 메모 방식을 설명하기 때문에 제텔카스텐의 실질적인 작업방식을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된다. 하지만 제텔카스텐의 사전 지식이 전무한 독자에게는 어려울 수 있는 책이라고 생각한다. 이 책에 앞서 기본 이론에 관한 정보(인터넷, 도서: 제텔카스텐 등)를 확인할 필요가 있다.


얼마 전부터 나도 옵시디언 활용하여 메모와 글쓰기 작업에 활용하고 있다. 단편적인 메모를 활용하여 글쓰기 효율을 높일 방법을 고민하던 중 알게 된 것이 ‘제텔카스텐 메모 법’이다. 체계적인 방안을 몸으로 익히려고 이곳저곳을 찾아보고 있지만, 이것이 정답이다! 는 사례는 아직 만나지 못했다. 이 책도 구체적인 활용법을 설명하고 있지만, 기대했던 만큼 해답을 제공해 주지는 못했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제텔카스텐을 어떻게 활용할지 고민하는 독자에게 유용한 길을 제시한다는 사실은 분명하다.



『생명이 있는 것은 다 아름답다』·최재천(효형출판, 2001)


#알면사랑한다 #인간과동물 #생명의아름다움 #함께살기


인간과 동물의 관계를 동물행동학자의 시선에서 바라본다.


저자인 최재천 교수가 신문과 잡지에 실었던 과학 에세이를 모아 한 권의 책으로 만들었다. 알면 사랑한다, 동물 속에 인간이 보인다, 생명 그 아름다움에 대하여, 함께 사는 세상을 꿈꾼다 이렇게 네 가지 주제로 분류하여 자기 생각을 솔직하게 저술한다. 우리는 인간 이외의 존재를 모두 이해하고 있다고 ‘착각'하며 살고 있다. 하지만 실상은 인간 인식의 한계에 갇혀 자신이 무엇을 모르는지도 모르고 있다.


저자는 이러한 몰이해가 공포로 이어져 갈등과 반목의 원인이 되고 있다고 설명한다. 그래서 서로 잘 알면 결국 사랑하게 된다며, 우리 주변에서 쉽게 볼 수 있는 현상과 동물의 행동을 접목하여 흥미롭게 자신만의 주장을 펼쳐나간다. ‘알면 사랑한다'는 저자의 생각은 특히 마음에 들었다. 침팬지, 돌고래, 개미, 꿀벌, 매미, 개구리, 거미 등 알고 있다고 생각했지만 잘 몰랐던 동물의 행태를 알아갈수록 그러한 동물들이 더욱 친근감 있게 다가왔다. 인간이 이해하지 못하는 것은 인간의 관점에서 동물의 행동을 규정하기 때문이다. 동물들이 왜 그러한 행동을 했는지 알게 되면 관계는 발전한다. 관계는 서로의 존재를 인식하는 것에서 출발한다. 인식 자체도 부정한다면 혼돈과 파괴만이 남는다. 서로를 인정하며 인식의 대상으로로 할 때 관계는 시작될 수 있다. 이러한 관계가 발전해야 우정과 사랑이 된다. ‘알면 사랑한다’는 저자의 주장은 이러한 의미라고 생각한다.


인류의 역사는 지구 전체의 역사에서 매우 미력한 ‘순간'에 불과하다. 이러한 현실을 인정하는 것은 고사하고, 마치 지구의 탄생부터 지금까지 인간은 절대자였다고 착각하며 사는 사람이 많은 것 같다. 지구도 제한된 자원을 가질 수밖에 없다는 사실을 알면서도 자신의 욕망을 위해 가차 없이 낭비하고, 파괴하는 인간들의 행태를 보면 이러한 생각은 확신으로 바뀐다. 미래의 지구에 살게 된 어떠한 종이 지구의 역사에서 가장 짧은 시간에 가장 지독한 악영향을 끼친 종으로 호모 사피엔스를 지목하는 일이 발생할지 모른다. 그런 불행한 역사를 방지하려면 인간은 지구에 존재하는 인간 이외의 존재에 대해 깊이 있게 이해해야만 한다. 이 책을 읽으면 그런 고민을 조금은 가볍게 해 준다.



『재밌어서 밤새 읽는 진화론 이야기』·하세가와 에이스케(더숲, 2021)


#다윈 #진화론 #자연선택설


접근하기 쉽지 않은 진화론을 탄생, 현재, 미래로 구분하여 이해하기 쉽게 설명한다.


누구에게나 익숙해서 이미 알고 있다고 생각하기 쉽지만, 막상 ‘진화론'이 무엇인지 제대로 파악하고 있는 사람은 거의 없다. 이 책의 저자이자 일본의 진화생물학자인 하세가와 에이스케는 이러한 독자들을 위해 친절하게 진화론을 설명해 나간다. 다윈이 주장한 자연선택설의 핵심인 『종의 기원』이 어떻게 탄생했는지, 진화론의 탄생과 역사를 이야기의 첫 꼭지로 선정했다. 당시 유전이라는 현상을 짐작했을 뿐 유전자의 실체는 확인할 수 없었기에 일종의 가설로 인정받았지만, 현재는 유전자의 존재를 실제로 확인했기 때문에 다윈의 가설은 보편타당한 과학적 원리로 인정받고 있다. 다원의 ‘자연선택설'은 환경에 적합한 성질을 지닌 개체가 늘어나 이러한 개체의 유전정보가 지속해서 다음 세대에게 전달된다는 것이 주요 골자이다. 이 이론은 현재 과학의 진보와 함께 정교해지기도, 모순이 드러나기도 한 상황이다. 진화론은 세월과 함께 진화해왔고 또 앞으로도 계속 진화할 것이라고 저자는 말한다.


사실 DNA 구조, 염기 서열, 변이 등을 설명할 때 사용하는 전문적인 용어가 쉽지만은 않다. 유전학과 관련된 배경지식이 있다면 문제가 될 것이 없겠지만, 그렇지 않다면 유전자의 실체를 설명하는 부분을 온전히 이해하기 어려웠다. 하지만 진화론이 어떻게 탄생했고, 어디까지 왔으며, 어떻게 발전할 것이라는 맥락을 이해하는 데는 충분한 책이라고 생각한다. 다윈의 『종의 기원』을 본격적으로 읽기 전에 진화론의 흐름을 파악하기 위한 책으로 손색이 없다. 책의 마지막은 연구 자체도 진화론과 유사한 부분이 있다며, 단기적 적응도보다 장기적 존속성이 자연계에서 절멸을 방지하기 위한 최선책인 것처럼 많은 사람이 관심을 두는 분야보다는 어렵고 개척하기 힘든 분야를 연구해야 한다는 말은 특히 공감되었다.



『카타리나 블룸의 잃어버린 명예』·하인리히 뵐(민음사, 2008)


#기레기 #언론의폭력 #선동 #조작 #가짜뉴스


언론에 의해 한 개인의 명예가 생매장되는 ‘눈에 보이지 않는 폭력'은 그 언론사 기자가 총으로 피살되는 ‘눈에 보이는 폭력'으로 이어질 수 있다.


저자는 노골적으로  여인에 의해 피살되는 기자의 모습을 먼저 보여준다. 당연히 독자들은 ‘' 그런 사건이 발생했는지 궁금증을 갖고 책을 읽어나간다. 그런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언론사가 진실을 왜곡하고 대중을 선동하여,  개인의 사회적 생명을 어떻게 무너트리는지 적나라하게 보여준다. 가정부라는 직업은 엘리트나 지식인보다 서민층에 가깝다고   있다. 축제 기간에 우연히 알게  범죄자를 도운 죄는 언론에 의해 ‘범죄자를 도운 빨갱이', ‘부모까지 빨갱이', ‘욕정을 주체   이혼녀' 변모한다. 언론의 대중 선동은 이렇게 하고 추잡하다.


카타리나 블룸은 형사에게 심문당하는 내내 자신이 쓴 어휘와 문장에 세심하게 주의를 기울인다. 그리고 자신을 포함해 이 사건의 진실을 객관적으로 바라보려는 노력을 가장 많이 보여준 인물은 오히려 심문을 당한 블룸이었다. 이에 대비해 모든 사건의 정황을 자신들이 정한 결론에 끼워 맞추는 언론사의 행태는 가히 대단했다. ‘사실'을 보도하는 것이 커다란 ‘죄악'이라도 되는 듯이 언론사의 ‘염원'을 담아내는 헤드라인은 인디언 기우제와 다를 바 없다.


언론의 권력을 이용해 성적인 욕망을 거침없이 드러내는 블룸을 찾아왔던 기자의 마지막 모습은 너무 현실적으로 다가왔다. 이런 모습이 21세기를 사는 우리들에 전혀 낯설지 않다는 점에서 더욱더 비극적이다. 이 소설은 1974년에 독일에서 처음 발표되었다. 75년이라는 세월과 독일과 한국이라는 거리도 ‘기레기'의 만행은 초월했다. 미디어 대변혁의 시기와 함께 진짜 뉴스가 보기 힘든 요즘, 우리에게 꼭 필요한 소설이라고 생각한다.



『하프 브로크』·진저 개프니(복복서가, 2021)


#인간과동물 #상처 #치유


반쯤 길들여진 말과 인간이 서로를 인정하고 조심스럽게 다가갈 때 ‘회복'이라는 기적이 발생한다.


하프 브로크(half broke)는 승마 용어로 ‘반쯤 길들여진’이라는 뜻이다. 말뿐만이 아니라 인간도 완전히 길들여지지 않는다. 한 사람이 가족에게, 사회에게 그리고 인간들에게 완벽히 적응한다는 것은 불가능할지도 모른다. 그래서 길들여진 척, 적응한 척, 익숙한 척하며 다들 인생을 이어나간다. 동물도 마찬가지이며 이 책의 등장하는 말들도 그런 면에서 인간과 닮아있다. 완전히 길들여지지 못해 낙오되고 버려진 말은 아무런 가치도 없는 것일까? 이 책의 저자 진저 개프니는 아니라고 말한다. 오히려 완전히 길들여지지 않기 때문에 기적이 일어날 수 있다고 주장한다.


어려서부터 인간의 언어보다 동물의 행동에 민감했던 저자는 길들이기 힘든 말을 잘 다루는 ‘조교사'로 성장한다. 우연한 기회에 대안 교도소 목장의 말을 돌보는 기회를 얻으면서 자신의 또 다른 모습을 깨닫는다. 목장의 재소자들과 함께 말을 훈련시키며 상처받은 말과 상처받은 재소자들의 관계에서 서로를 치유하는 과정을 직접 목격하면서 말과 재소자는 물론 자신까지 ‘회복'이라는 기적을 경험한다. 길들이기 어려운 말을 길들이는 조교사로서 저자의 생생하고 세밀한 관찰이 이 책에 고스란히 녹아있다.


인간의 언어보다 말의 언어는 행동과 습관을 통해 전해진다. 말들은 자신을 허례허식의 껍질로 위장하지 않는다. 인간보다 자신의 감정에 훨씬 솔직하다. 그러한 말과 교감하면서 저자도 자신을 타인에게 솔직하게 드러내는 것이 ‘회복'의 시작임을 독자들에게 강조한다. 뉴멕시코의 광활한 대지에서 펼쳐지는 회복과 치유의 서사는 독자들을 따뜻한 감동과 공감의 세계로 이끈다. 실화를 바탕으로 써진 글이라는 점은 그 감동을 더욱 깊이 있게 만든다.



이달의 책


『생명이 있는 것은 다 아름답다』·최재천(효형출판, 2001)
지식/정보 : ★★★★☆
감동/의미 : ★★★★☆
재미/흥미 : ★★☆☆☆

저자인 최재천 교수가 신문과 잡지에 실었던 과학 에세이를 모아 한 권의 책으로 만들었다. 알면 사랑한다, 동물 속에 인간이 보인다, 생명 그 아름다움에 대하여, 함께 사는 세상을 꿈꾼다 이렇게 네 가지 주제로 분류하여 자기 생각을 솔직하게 서술한다.


이달의 문장


제게는 소박한 신념이 하나 있습니다. '알면 사랑한다'는 믿음입니다.

『생명이 있는 것은 다 아름답다』, [9 p]

알아야 사랑한다. 인간은 누군가의 이름을 알게 된 순간부터 그 누군가와 관계를 맺는다. 이런 관계가 깊어지면 결국 우정과 사랑으로 발전한다. 사물이든 사람이든 존재를 인식하고 이해하면 마음이 움직인다. 우리가 무엇이든 알아야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침팬지, 돌고래, 개미, 꿀벌, 매미, 개구리, 거미 등 우리가 알고 있다고 생각하지만 잘 몰랐던 동물의 행태를 알아갈수록 그러한 동물들이 더욱 친근감 있게 다가온다. 인간이 동물의 행동을 올바르게 이해하지 못하는 것은 인간의 관점에서 동물의 행동을 규정하기 때문이다. 동물들이 왜 그러한 행동을 했는지 이해하게 되면 관계는 발전한다. 관계는 서로의 존재를 인식하는 것에서 출발한다. 인식 자체도 부정한다면 혼돈과 파괴만이 남는다. 서로를 독립적인 객체로 인정할 때 관계는 시작될 수 있다. 이러한 관계가 발전하면 우정이 되고 사랑이 된다. ‘알면 사랑한다’는 저자의 주장은 이러한 의미라고 생각한다. 반대로 몰이해는 공포로 이어져 갈등과 반목의 원인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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