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COSMO Apr 27. 2022

변화의 속도


누구에게나 익숙해서 이미 알고 있다고 생각하기 쉽지만, 막상 ‘진화론' 무엇인지 제대로 파악하고 있는 사람은 거의 없다. 찰스 다윈이 주장한 자연선택설의 핵심은 『종의 기원』이라는 고전에 담겨있다. 그는 영국 군함 비글호를 타고 5년간 항해를 하면서 자료를 수집했다. 그것을 20년간 정리하고 분류했고, 다시 8년간 자신의 사상을 다듬었다. 이에 따라 그가 스스로 말했듯 ‘내가   있는  완전하고도 위대한불후의 명저가 탄생했다.


진화론의 탄생과 발전의 과정은 하나의 역사가 되었으며, 인류의  영역에 걸쳐 영향을 미쳤다. 당시 유전이라는 현상을 짐작했을  유전자의 실체는 확인할  없었기에 일종의 가설로 인정받았지만, 현재는 유전자의 존재를 실제로 확인했기 때문에 다윈의 가설은 보편타당한 과학적 원리로 인정받고 있다. 사실 DNA 구조, 염기 서열, 변이  전문적인 용어를 이해하기가 쉽지만은 않다. 하지만 필자와 같은 평범한 사람에게 진화론의 맥락을 이해하는 것으로 충분하다고 생각한다.


다원의 자연선택설을 요약하자면 '환경에 적합한 성질을 지닌 개체가 늘어나 이러한 개체의 유전정보가 지속해서 다음 세대에게 전달된다는 것'이 주요 골자이다. 이 이론은 현재 과학의 진보와 함께 정교해지기도, 모순이 드러나기도 한 상황이다. 진화론은 세월과 함께 진화해왔고 또 앞으로도 계속 진화할 것으로 보인다. 자연선택에 따른 적응 진화에 필요한 요인을 살펴보면 다음 세 가지로 정리할 수 있다.


유전: 진화하는 형질은 부모로부터 자식에게로 전해진다.

변이: 유전하는 형질은 개체마다 차이가 있다.

선택: 그 차이에 따라 살아남을 확률과 자손을 남길 확률에 차이가 생긴다.


(출처: 『재밌어서 밤새 읽는 진화론 이야기』·하세가와 에이스케, 2021)


이 세 가지 요소를 전부 갖추면 적응 진화는 자동으로 진행된다. 특히 유전은 진화가 일어나기 위한 절대 조건이다. 앞에서도 잠깐 언급했지만, 다윈의 시대에는 자식이 부모와 닮았다는 사실에서 유전 현상이 있을 것으로 추측은 했지만, 아직 그 작용 원리까지는 알지 못했다. 이후 다윈의 진화 학설에서는 명확하지 않았던 유전 현상을 도입해 진화론을 새롭게 만든 것을 '종합설'이라고 한다. 이러한 종합설은 진화의 3원칙(유전, 변이, 선택)을 새로운 견지에서 뒷받침한 것이다. 즉, 유전자의 실체를 과학적으로 확인했기 때문에 자연선택설은 가설을 넘어 현상이나 이론으로 자리를 잡았다고 할 수 있다.


자연선택설에 의하면 오랜 시간이 흐른 끝에 새로운 형질이 고정된다. 부모는 자식에게 일정한 ‘형질 유전한다.  형질이 당시 개체가 처한 환경에 적합하다면 ‘생존 경쟁 우위를 차지하며,  많은 개체 수를 유지할 가능성이 높다. 이는 다음 세대에게 동일한 형질이 유전될 가능성도 높다는 결론으로 이어진다. 이렇게 생물의 평균적인 성질이 서서히 변화하고 환경에 적응한 형태가 된다.


생물은 이런 과정을 거쳐서 다양화된다는 것이 다윈의 생각이었다. 이에 대해 그는 “자연은 비약하지 않는다"라는 유명한 말을 남겼다. 생태계에 생존하도록 적응된 현재의 모습(형질) 한순간에 급격한 변화가 일어난 것이 아니라, 자연선택에 의해 유리한 형질이 조금씩 쌓여서 변화된 것이다. 각성이나 급변은 자연에서 일어나지 않는다. 생물의 다양성은 그렇게 이루어진다.


제한적인 여건에서 소비자들의 감정적 동요를 빠르게 이끌어낼  있는 방법이기 때문에 게임, 영화, 웹툰, 소설 등에서 이야기의 극적인 요소로 주인공의 '각성' 자주 등장하곤 한다. 그리고 빠른 변화는 매력적이다. 모두가 예상할  있는 속도는 지루하게 여겨지고, 때에 따라서는 변화가 아니라는 평가를 받기도 한다.


특히 치열한 경쟁이 만연한 한국에서는 차분한 변화는 '무능력' 동일하게 바라본다. 하지만 진화론의 창시자 찰스 다윈은 급격한 변화는 절대로 자연스러운 현상이 아니라고 결론 내린다. 호모 사피엔스라는 종의 존재 자체가 이미 급격한 변화와는 거리가 있다. 자연의 구성요소인 인간에게 익숙한 것은 '오랜 시간에 걸친 변화'이지 '각성' 아니다. 인간을 포함한 지구상의 모든 생명체는 그렇게 진화해왔다.


변화는 천천히 그리고 차분히 하는 것이 당연하고 자연스럽다.


자연은 이를 이해하고 실천하고 있지만 인간만이 유일하게 이를 거부하고 있다. 빠른 변화에 대한 인간의 욕망 때문에 일어난 끔찍한 참사는 역사적으로 수없이 반복되었다. 더욱 심각한 것은 급격한 변화나 각성이 야기하는 폐단의 피해는 고스란히 사회적 약자들의 몫이라는 점이다. 자연이 절대 비약하지 않은 이유가 무엇인지 자기만의 생각을 한 가지씩 정리해 본다면 다윈의 진화론을 깊이 있게 이해할 수 있는 것은 물론 지속 가능한 번영과 아름다운 공동체에 한 걸음 더 다가갈 수 있다고 생각한다.

이전 07화 영원한 존재
brunch book
$magazine.title

현재 글은 이 브런치북에
소속되어 있습니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