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년 4월의 독서 기록
늦었지만, 벌써 5월입니다. 꽃이 지고 나서야 어제가 봄인 줄 알듯이 5월이 되고 나서야 지난 4월을 간절히 그리워하고 있었다는 사실을 깨달았습니다. 글 친구 여러분 모두 따사로운 날씨처럼 소담한 이야기와 몽글한 추억이 가득한 계절을 보내시기를 바랍니다. 저도 글은 자주 쓰지 못하고 있지만, 딴에는 이런저런 일로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습니다. 독서만은 꾸준히 해야겠다고 다짐하고 있지만 그마저도 쉽지 않네요.
솔직하게 고백하자면 책을 출판하게 되어 그 일에 온전히 집중하고 있다고 할 수 있습니다. 결코 쉬운 일은 아닐 것이라는 예상은 했지만, 그런 안일한 예측보다 훨씬 큰 노력과 에너지가 필요한 일이 책을 만드는 일이라는 배움을 확실히 얻고 있습니다. 이른 시일 내에 책으로 많은 분을 만났으면 좋겠습니다. 저에게는 꿈같은 일이지만 이곳 브런치에서 쉽게 말할 수 없는 것이 또 출판이기에 그동안 글 친구 여러분에게 빨리 말하지 못한 점 널리 양해해 주실 것이라 믿습니다.
그리운 4월이기에 가을에 피는 코스모스가 더욱 그립습니다. 코스모스가 피는 계절이 다가오면 분명 지나간 봄과 여름이 생각나겠지요. 그래서 가을은 그리움의 계절인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런 그리움이 슬픈 기억이 아니라 아름다운 추억이 되려면 오늘 하루를 충실하고 보낼 수밖에 별다른 방법은 없다고 생각합니다. 이런 의미에서 저는 너무 먼 미래를 걱정하기보단 오늘 내가 잘할 수 있는 일을 찾아보겠습니다. 뿌듯한 5월의 추억을 향해 같이 힘내요. 파이팅!
『하늘과 바람과 별과 시』·윤동주(소담출판사, 2002)
#부끄러움 #자아 #일제강점기
윤동주 시인의 시를 읽고 있으면 고뇌의 냄새가 난다. 누군가는 맑고 파란 하늘을 바라보며 자연의 아름다움과 경이로움을 느낄 수도 있지만, 그는 하늘과 다른 자기 모습에서 피할 수 없는 부끄러움과 수치스러움을 느꼈다. 일제강점기를 살아가며 자신의 이름조차 마음대로 부를 수 없는 시대를 부끄러워했다. 밤이면 바람에 흔들리는 별을 보며 자신과 비슷하다는 생각에 잠기곤 했다. 게다가 비 내리는 밤 시를 쓸 때면 이런 비참한 상황에 어울리지 않게 쉽게 시를 쓰고 있는 자신을 보며 번민에 빠지기도 했다. 이렇게 윤동주는 살아가고 싶은 삶과 살고 있는 삶의 괴리에서 끝없이 고뇌에 빠졌던 시인이었다.
<쉽게 씌어진 시> 중에서
[…]
인생은 살기 어렵다는데
시가 이렇게 쉽게 씌어지는 것은
부끄러운 일이다.
육첩방은 남의 나라
창 밖에 밤비가 속살거리는데,
1945년 2월 16일 광복을 눈앞에 두고 형무소에서 생을 마칠 때 그의 나이 고작 29세였다. 스무 살 청년이 시대의 아픔에서 느꼈던 부끄러움을 아직도 이해하지 못한 사람이 2023년인 지금에도 있는 것 같다. 인간이 여타의 생명체와 다를 수 있는 것은 수치심 때문이다. 자기 생각과 행동을 겸허히 돌아보지 못한다면 무엇이 그 사람을 성장시킬 수 있으며, 본능과 욕망으로 가득 찬 금수와 다를 게 무엇인지 궁금하다. 순전하고 싶었던 시인의 삶에서 우리가 배우고, 느껴야 할 것이 너무나도 많은 시절을 보내고 있는 것은 아닌지 모르겠다. 생뚱맞은 면이 없진 않지만 그래서 윤동주의 시를 다시 읽고 싶었다.
<참회록> 중에서
[…]
파란 녹이 낀 구리거울 속에
내 얼굴이 남아있는 것은
어느 왕조의 유물이기에
이다지도 욕될까
나는 나의 참회의 글을 한 줄에 줄이자
——— 만 이십사년 일개월을
무슨 기쁨을 바라 살아왔던가
윤동주 시인이 그러한 참혹한 순간을 아름다운 글과 언어로 승화시켰다는 점에도 주목하고 싶다. 그의 시는 우리말의 얼마나 감미로울 수 있는지 제대로 보여준다. 새벽녘 가만히 그의 시를 소리를 내 읽다 보면 깊은 회한에 나도 모르게 빠져든다. 예쁜 말속에 담긴 시인의 진심이 고스란히 느껴져 같이 고민하고 같이 후회한다. 따라서 폭포처럼 쏟아내는 정보로 가득한 문장이나 의미 없이 나열된 형식적 문장에 지쳐있는 독자들에게 권하고 싶은 시집이다. 잠시만 자기에게 여유를 주고 윤동주의 시 한 편을 감상해 보자. 그 안에는 진실한 마음도 순수한 영혼도 있으며 천재 시인의 고민도 함께 있다.
『다정한 물리학』·해리 클리프(다산사이언스, 2022)
#입자물리학 #물질의기원 #사과파이
책의 저자인 해리 클리프는 작가이기 이전에 상상을 초월하는 규모의 유럽 입자가속기센터(CERN)에서 입자를 집요하게 탐사하는 ‘실험물리학자’이다. 뉴턴과 아인슈타인을 비롯해 우리가 알고 있는 위대한 과학자의 대부분은 ‘이론물리학자’이다. 물론 이론과 실험의 구분이 불분명했던 시절에는 그 둘을 모두 혼자서 감당해야만 했다. 용기 있는 가설과 철저한 증명, 어찌 보면 이 둘은 과학이라는 학문의 가장 중요한 가치이자 과학자를 꿈꾸고 있는 사람의 로망이라고 할 수 있겠다. 눈길을 끄는 것은 저자의 실험물리학자라는 정체성이 독자들에게 제시하는 과학, 특히 입자물리학 분야를 바라보는 새로운 관점이다. 거기에는 열정과 인내뿐만이 아니라 자연을 사랑하는 인간의 순수한 마음이 함께 있다.
책이 다루는 내용은 ‘무에서 시작하는 사과파이 만들기’이다. 별것 아닌 것을 왜 책까지 썼는지 의구심이 드는 독자도 있겠지만, 사과파이를 제대로 만드는 일은 그렇게 만만한 일이 아니다. 특히, 무(無)에서 시작한다는 사실이 매우 중요하다. 다시 말해 ‘아무것도 없는 것’이 정확히 무엇인지부터 알아야 한다. 빈 곳이라는 개념은 누구나 알고 있다고 생각하기 쉽지만 사실 그렇지 않다. 왜냐하면 우주의 시작까지 거슬러 올라가야 하기 때문이다. 상식적이고 직관적인 감각으로는 지금 내 주변에 아무것도 없는 공간이 여기저기 존재하는 것처럼 보인다. 그러나 입자물리학의 세계에선 원소, 원자, 전자, 원자핵, 양성자, 중성자 등이 넘쳐나서 좀처럼 빈 곳을 찾을 수 없다.
‘거대한 우주와 물질의 기원을 탐구하고 싶을 때’라는 부제에서 추측할 수 있듯이 책은 입자물리학의 변천사를 다룬다고 할 수 있다. 원자 모형을 상상했던 과학의 태동기를 시작으로 표준모형, 힉스입자, 초대칭, 반물질, 암흑물질에 이르는 입자를 향한 입자물리학자들의 혁혁한 발걸음을 저자만의 다정한 언어와 친절한 설명으로 풀어낸 책이 바로 『다정한 물리학』이다. 필자의 시선을 끌었던 사실이 하나 더 있다. 저자인 해리 클리프도 칼 세이건을 무척 좋아한 것으로 보인다. 책의 이곳저곳에 칼 세이건을 향한 애정과 존경심이 느껴졌다. 애초에 저자가 사과파이 제조법으로 책을 시작하는 이유도 1980년대에 방영한 <코스모스>에서 칼 세이건의 유명한 멘트를 기억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아무것도 없는 무의 상태에서 사과파이를 만들려면, 먼저 우주부터 만들어야 한다.”
사과파이를 맛있게 그리고 제대로 만들려면 결국 우주의 시작 시점까지 가야 한다는 말이다. 우리가 존재하는 우주에서 엔트로피가 줄어들 일은 없기에(시간이 거꾸로 흐를 확률은 거의 불가능하기 때문에) 우주의 시작은 온전히 상상의 영역이다. 물리학자들도 아직까진 최초의 ‘0’에 도달하진 못했다. 그렇지만 다행히도 (우주의 시작에 빅뱅이 있었다는 사실을 받아들인다면) 빅뱅 후 1조 분의 1초가 지난 시점까지는 상상할 수 있게 되었다. 이는 입자물리학자를 비롯한 현대 물리학의 위대한 업적이자 값진 성과이다. 인간의 아름다운 탐구 정신은 이제 우주의 시작을 코앞에 두고 있다. 자연의 신비함에 매료되었기 때문에 입자물리학을 파고들었다는 저자의 말처럼 물질의 기원이 궁금한 독자에게 이 책을 권한다.
『깊은 강』·엔도 슈사쿠(민음사, 2007)
#신 #종교 #양면성 #겐자스강
오랜만에 일본 작가의 소설을 읽었다. 당연하게도 여행을 떠난 날 비가 왔다고 평생 물을 증오할 필요는 없다. 마찬가지로 최근 일본 정부가 역사 왜곡과 비합리적인 결정을 일삼는다고 모든 일본인을 미워할 필요도 없다. 다시 말해 문화 콘텐츠의 소비와 정치적 견해는 구분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이론과 실재는 언제나 괴리가 존재하는 법, 생각만큼 이 책에 손이 가지 않았다. 그러다 문득 책의 뒷면에 짧게 소개된 작품의 주요 내용에서 저자가 기독교와 인연이 깊다는 말에 나도 모르게 첫 페이지를 넘겼다. 저자가 말하고 싶었던 신과 인간의 내면은 과연 어떤 관계를 맺고 있을까?
일왕을 섬기는 특수한 배경 때문에 기독교가 일본으로 수용되는 과정은 그리 순탄치 않았다. 제정일치(祭政一致)의 사회 구조에 새로운 종교가 들어설 자리는 없다. 가톨릭을 믿으려는 사람을 향한 핍박과 박해는 가혹했으며, 소수의 신실한 신자만이 버틸 수 있었다. 따라서 일본의 가톨릭 세력은 무척 윤리적이고 도덕적이라는 평가를 받는 것으로 알고 있다. 자꾸 종교 이야기를 해서 미안하지만, 이 책을 조각한 엔도 슈사쿠는 작가이자 가톨릭 신자이기도 하다. 게다가 소설이 다루는 주제도 종교를 떼어놓고 말할 수는 없다. 재미있는 것은 이 책에 등장하는 종교가 무척 다양하다는 점이다.
특정 종교의 벽에 갇히지 않고 기독교, 가톨릭, 힌두교, 불교 등이 이곳저곳에 적절하게 배치됐다. 『깊은 강』은 인도로 여행 온 4명이 구원과 절망, 죽음과 삶, 선과 악이 공존하는 갠지스강과 바라나시에서 겪는 일을 그리고 있다. 그리고 그들은 여행을 통해 각자 자신이 원하는 게 무엇이었는지 자연스럽게 깨닫는다. 조금은 위험할 수도 있지만 엔도 슈사쿠는 단순하게 딱딱한 종교적 교리에서 답을 찾진 않는다. 다음 인용문에서 추측할 수 있듯이 저자는 더 보편적이고 호혜적인 믿음을 말하고 싶은 것으로 보인다. 신은 과연 어디에 있는 것일까? 우리에게 종교가 필요한 이유는 무엇일까?
“신이란 인간 밖에 있어 우러러보는 것이 아닙니다. 그것은 인간 안에 있으며 인간을 감싸고 수목을 감싸고 화초도 감싸는, 저 거대한 생명입니다.”
지금까지 이야기한 것을 살펴보면 무척 지루한 책이라고 생각할지 모르겠지만, 절대 그런 답답한 책은 아니라고 말하고 싶다. 그야말로 마지막 페이지까지 술술 읽을 수 있는 책이다. 특히, 기억에 남을 정도로 탁월한 문장도 많기 때문에 읽는 내내 펜과 메모지가 남아나질 않았다. 일본의 가톨릭 신자이자 작가라는 매력적인 정체성을 가진 엔도 슈사쿠의 마지막 작품이기도 한 『깊은 강』을 읽을 책이 없어 봄바람이 가득한 밤을 고독하게 지새울 독자에게 추천한다.
『고대 로마사』·토마스 R. 마틴(책과함께, 2015)
#로마 #기독교 #공화정
기원전 753년 로물루스를 시작으로 서로마 제국이 멸망한 기원후 473년, 그리고 오스만 제국에게 동로마 제국의 수도 콘스탄티노플이 무너진 1453년까지 로마는 장구한 시간의 강을 흘러왔다. 대충 계산해 봐도 2000년이 넘는 역사다. 이렇게 무자비한 여정을 책 한 권에 담기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하지만 고대사를 사랑한 이 책의 저자 토마스 R. 마틴은 똑똑하고 깔끔하게 그 어려운 일을 해냈다. 게다가 긴 이야기를 짧게 요약하다 보면 빠르게 이동하는 자동차에서 보는 풍경처럼 어설픈 이미지만 남는 경우가 많은데 『고대 로마사』는 그렇지 않다. 저자는 역사적 사실을 지루하게 나열하지 않고 독자가 어떤 관점에서 로마사를 바라봐야 하는지 제대로 된 관점을 정확하게 제시한다.
21세기에 이르러 ‘제국’이라는 용어는 학살, 점령, 폭력처럼 부정적인 의미를 담고 있다. 하지만 불편하다고 몰라야 하는 것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오히려 제국이라는 말이 왜 불편한지, 제국주의의 가장 치명적인 과오는 무엇이었는지, 그리고 앞으로 그러한 시대가 다시 도래하지 않기 위해 할 수 있는 일을 고민해 보는 것이 더 현명한 일이 아닐까. 즉, 역사 교육의 가장 기본적인 목적은 언제나 반면교사이자 타산지석이다. 이러한 목적에 맞춰 토마스 R. 마틴의 『고대 로마사』는 로물루스에서 유스티아누스까지, 로마의 지중해 지배와 쇠망의 원인 그리고 로마사와 기독교의 관계를 설명한다.
이 책이 독자들에게 제시하는 질문은 다음의 세 가지로 요약할 수 있다. 1) 지중해를 지배할 정도의 역량은 어디에 있었나? 2) 로마제국 쇠망의 원인은 무엇인가? 3) 로마와 기독교의 관계는 어떻게 정의할 수 있나? 이 세 가지 주제를 놓치지 않고 저자의 논지를 끝까지 따라가다 보면 자연스럽게 로마사 전체의 윤곽을 짐작할 수 있다. 로마사 전체를 이 책 한 권으로 파악하는 것은 지나친 욕심일 뿐만이 아니라 물리적으로도 불가능한 일이다. 로마의 뜨거운 심장으로 들어가기 위한 친절한 가이드라인이라는 표현이 적절한 책이라고 생각한다. 그렇다고 결코 만만한 책은 아니다. 이런 맥락에서 필자처럼 에드워드 기번의 『로마제국쇠망사』가 너무나 두껍게 느껴지는 독자에게 추천하고 싶다.
『책 읽기의 달인, 호모 부커스』·이권우(그린비, 2008)
#독서이유 #독서방법 #책읽기
인간의 모든 행위를 설명할 때, 결국에는(이야기의 시작뿐만이 아니라 끝에서도) 그 이유와 방법으로 귀결되는 경우가 많다. 다시 말해 ‘왜 그렇게 했을까?’ 혹은 ‘그걸 어떻게 할 수 있었을까?’라는 질문이 항상 등장하기 마련이다. 이권우 도서 평론가의 『책 읽기의 달인, 호모 부커스』는 다양한 인간의 행위 중에 ‘독서’에 관심을 가졌다.
우리가 책을 읽어야 하는 이유와 어떻게 책을 읽을 것인지에 대해 냉철하지만, 따뜻한 서사가 담겨있는 책이다. 저자 자신도 책에서 밝혔지만, 책을 무척 좋아했기 때문에 도서 평론가가 될 수 있었다고 한다. 필자도 항상 꿈꾸던 삶이기에 궁금했고 또한 부러운 마음으로 첫 페이지를 펼쳤다. 각별하고 눈에 띄는 결론만이 책을 특별하게 만든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똑같은 결말이라도 거기까지 도달하는 과정에서 진정성이 느껴지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아름다울 수 있다. 특히 저자가 제시한 책 읽는 방법이 마음에 들었다. 천천히 읽어라. 깊이 읽고 겹쳐 읽어라. 읽은 것을 바탕으로 토론하고 글을 써라. 튜닝의 끝은 순정이라는 말이 있다. 책을 사랑하는 독자들이 효과적인 독서, 가치 있는 도서를 고민하면 다양한 방법을 고민하고 시도해 보지만 잊지 말아야 할 것이 독서의 기본이다.
즉, 독서의 목적은 언제나 인식의 확장과 사유의 고도화이다. 그리고 이에 가장 적확한 것은 저자가 제안한 방법이다. 따라서 자신의 책 읽는 방법에 변화를 주고 싶은 독자, 왜 책을 읽어야 하는지 다시 돌아보고 싶은 독자에게 권할 만한 책이다. 아니면 책을 처음 읽으려고 마음먹었던 파랗고 순수한 자신을 떠올리고 싶다면 이 책을 펼쳐보기를 바란다.
『하늘과 바람과 별과 시』·윤동주(소담출판사, 2002)
지식/정보 : ★★☆☆☆
감동/의미 : ★★★★★
재미/흥미 : ★★☆☆☆
내 마음은 코스모스의 마음이요
코스모스의 마음은 내 마음이다.
『하늘과 바람과 별과 시』, [63 p]
이 시를 지은 시인의 마음은 내 마음이요, 내 마음은 모두의 마음이길 바란다. 가을이 오고 나서야 볼 수 있는 코스모스는 4월과 안 어울린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많을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4월에도 코스모스를 보고 싶은 사람은 많다. 윤동주 시인이 그랬던 것처럼 말이다. 어쩌면 그리워도 볼 수 없기에 더욱 아름다운 것이 시인이 아닐지, 시인의 마음을 들여다볼 수 없기에 지금 읽는 시가 더욱 절절하게 다가오는 것처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