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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COSMO Sep 14. 2023

지금, 출간하러 갑니다

『비교리즘』  출간 소식을 전합니다


왜 우리는 그렇게도 꿈을 꾸는 걸까요. 어렸을 땐 높은 곳에서 떨어지는 꿈을 유난히도 많이 꿨습니다. 특히, 꿈에서 깨어나기 전 오금에서 느껴지는 '움찔'이 끔찍이도 싫었습니다(지금 생각만 해도 아찔하네요). 주변에서 키가 크려는 징조라는 해몽 아닌 해몽을 듣긴 했지만, 매일 같이 그런 꿈을 꾸다 보니 잠들기 전 깜깜한 천장을 보고 있으면 한숨이 절로 나왔습니다. '이번엔 또 어디서 떨어지려나?' 한 번은 너무 높은 곳에서 떨어지다 보니 한참을 떨어져도 바닥에 닿지 않아 계속해서 비명 지르는 게 무척 힘들었던 적도 있었습니다. 그러다 보니 바닥에 닿을 즈음엔 비명이 아니라 체념의 헛웃음이 나온 웃지 못할 상황까지 벌어지곤 했습니다.


그래도 그때 겪었던 험난한 꿈자리가 없었다면 지금의 '나'는 여기 없었겠죠. 지금 와서 생각해 보니 말 그대로 성장통이 아니었나... 그런 생각을 해봅니다. 한편 모두가 알고 있듯이 사람은 몸만 크는 게 아니라 마음도 함께 성장합니다. 그래서 꿈은 잠을 잘 때만 꾸는 것이 아니라 인생을 가꾸면서도 꿀 수 있습니다. 상상할 수 있다는 의미에서 그런 꿈은 '꾼다'라기보다는 '가진다'라고 하는 게 더 좋겠네요. 지금보다 훨씬 나은 미래의 자기 모습을 상상하기에 그런 꿈은 소중하고 아름답습니다. 믿기 어려우시겠지만, 언제부턴가 저의 꿈은 제 필명이 적힌 책을 갖는 것이었습니다. 결국 둘 다 같은 말이긴 하지만 진지한 작가보다는 소박한 저자가 더 마음에 들었습니다.


건방진 생각이겠지만, 저는 이제 잠잘 때 꾸던 꿈보다 인생을 살면서 꾸는 꿈이 한결 어렵게 느껴지는 나이가 되었나 봅니다. 왜냐하면 꿈꾸는 게 주변 사람들에게 민폐를 끼치는 것처럼 느껴지곤 하거든요. 꿈보다 중요한 현실... 인정하고 싶지 않지만, 어쩔 수 없는 면도 분명히 있습니다. 그렇지만 그런 꿈들을 자꾸 외면하고 포기하다 보면 아무것도 변하지 않는다는 사실도 잘 알고 있습니다. 그렇게 타협과 절충안을 찾다가 발견한 것이 여기 브런치스토리입니다. (아마 많은 분이 저와 비슷한 고민 끝에 이곳에서 글을 쓰고 계시지 않겠느냔 상상의 나래를 펼쳐봅니다) 아울러 감사하게도 저의 글을 알아봐 주신 출판사도 만날 수 있었습니다.


언제나처럼 두서없는 넋두리가 길었습니다. (친근해지면 쓸데없이 말이 길어지는 몹쓸 병을 앓고 있습니다) 『비교리즘』이 진짜 책(?)으로 나왔습니다. 이곳에서 『비교리즘』을 연재하는 동안 아낌없는 성원과 격려의 말씀을 남겨주신 모든 분에게 감사의 마음을 진심으로 전합니다. 저의 철없는 꿈을 응원해 주신 덕분에 여기까지 올 수 있었습니다. 이제 여름은 가고 가을이 다가오고 있습니다. 어릴 때 꾸었던 꿈이 성장통이었음을 깨닫고 조금 더 나은 내가 될 수 있었던 것처럼, 저자가 되고 싶다는 꿈이 읽을만한 글을 쓰는 작가가 되는 길의 '초입'임을 잘 알고 있습니다. 앞으로의 활동에도 많은 관심 부탁드립니다. 그럼 저는 이제, 출간하러 가겠습니다.


소개

비교의 긍정과 부정, 그사이 존재하는 것에 관한 이야기. 어떤 대상이든 관계를 정확하게 파악하는 데 비교만큼 유용한 개념은 없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비교의 부정적 영향력도 분명히 존재합니다. 『비교리즘』은 이런 비교를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지 같이 고민해 보자는 취지에서 시작했습니다.


자칫 잘못하면 비교는 우리의 자존감과 자신감에 커다란 상처를 남길 수 있습니다. 반면에 비교를 잘 활용하면 이해하기 힘들었던 개념, 정의, 주장 등이 훨씬 명료해집니다. '이성(理性)'이란 단어를 이해할 때 지성, 로고스, 사고력과 같은 유의어와 감성, 비합리, 모순과 같은 반의어를 비교하면 그 뜻을 보다 정확하고 풍성하게 받아들일 수 있습니다. 이처럼 비교를 가치중립적으로 활용할 때 비교의 가치는 오히려 높아집니다. 그리고 비교는 '관계'를 파악하는 데 특히 유용합니다. 인물, 개념, 사물, 이론, 문제, 사상, 물질, 모양, 가치관... 그 대상이 무엇이 되었든 서로를 낯설게 비교하다 보면 의외로 흥미로운 관계가 드러날지 모릅니다.


비교가 상대적 박탈감의 주범이라는 평판은 어디까지나 인간의 일방적인 결정입니다. 또한 비교는 수단으로써 아무런 문제가 없으며 적절히 활용한다면 유용한 도구임이 틀림없습니다. 오직, 인간이 비교의 의미를 남용하고 확증 편향적으로 이해해 왔기 때문에 문제가 됐을 뿐입니다. 이러한 흐름에서 비교는 과도하게 외면받고 있는 게 사실입니다. 비교의 재발견, 꼭 필요한 일입니다. 나아가 비교의 가치는 그것을 사용하는 사람의 마음에 달려있습니다. 당신이 증오한다고 해서 비교가 이 세상에서 사라질 일은 없습니다. 비교의 가치중립적인 성격을 제대로 이해하고 적합한 대상에 적용했을 때 비교는 자기 능력을 십분 발휘합니다. 즉, 비교는 사용하는 사람의 마음가짐에 따라 흉기일 수도 있고 반석일 수도 있습니다.


목차

Phase 1

‘비교’를 위한 전주곡: 프롤로그

사랑이 아름다운 이유: 사랑과 머리카락

당신은 운명을 믿습니까: 《오이디푸스 왕》과 〈올드보이〉

익숙한 맛의 정체: 김치찌개와 된장찌개

삶은 파이다: 파이, Pie, π

최초의 조선인, 마지막 고려인: 정도전과 정몽주

작지만 큰 차이: 판단과 이해


Phase 2

생방송 중입니다: 유재하와 커트 코베인

복수를 위한 안내서: 복수심과 중력

진짜 끝은 무엇일까: 시작, 끝, 과정, 결정

!=, 〉=, 〈=, ==: 인터미션

같지만 또 다른 모습으로: 비와 눈

관념을 실재로 만들다: 연필과 키보드

마음에 답이 있다: 취미와 과제


Phase 3

내가 되고 내가 만드는: 음식과 말

나는 꼰대일까 멘토일까: 훈수와 조언

너는 또 다른 나: 좀비와 나

성장의 연애, 연애의 성장: 연애와 성장

라디오는 살아남았다: 디지털과 아날로그

질문은 연대의 힘: 혐오와 연대

다시 엄친아: 에필로그


도서정보

책에 관한 보다 자세한 정보는 아래 링크를 참조하시기 바랍니다.


출간 이벤트

채륜 출판사에서 출간 기념 서평 이벤트를 진행 중입니다(9월 17일 오후 3시까지). 당연히 당첨되신 분들에겐 책을 무료로 나눠드립니다. 관심 있는 분들의 많은 참여를 바랍니다. 참여를 원하시는 분은 아래 '서평단 모집' 링크를 클릭해 주세요. 감사합니다!


 서평단 모집


안내

현재 브런치스토리에 『비교리즘』으로 연재되었던 글은 모두 '비공개'로 전환되었습니다. 출판과 관련된 사항이니 넓은 마음으로 양해해 주시길 간절히 부탁드립니다. 오해 없으시길 기원하며 남겨주셨던 댓글과 라이킷은 수시로 읽어보며 소중히 간직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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