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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COSMO Dec 02. 2023

저자가 되고 싶어요

⟪출판사에서 내 책 내는 법⟫•정상태

1.

인간은 언제나 답답하고 고단한 ‘과정’을 예측하는 일보다는 달콤하고 화려한 ‘결과’를 상상하기 좋아한다. 하지만 모든 일의 진행에 있어서 결과만 있는 것은 아니다. 우박 같은 땀을 흘리며 무겁기만 한 바벨을 힘겹게 들어 올리고 있는 모습보다는 탄탄하고 탄력 있는 몸매로 주변 사람들의 시선을 즐기고 있는 자기 모습을 더 쉽게 떠올린다. 뿌듯한 마무리를 예측하는 것은 행복하지만 고단한 과정을 짐작하는 것은 슬프기 때문일까, 과정은 늘 찬밥 신세다. 우리의 이러한 성향은 불가능한 일에도 당당히 도전할 수 있는 ‘용기’의 원천이기도 하지만, 매번 우악스러운 계획을 세워 자책하게 만드는 실패의 원흉이기도 하다.


글쓰기, 특히 저자가 되려고 마음먹은 예비 작가들도 비슷한 고민에 빠지곤 한다. 왜 내 글은 책이 되지 못할까? ⟪출판사에서 내 책 내는 법⟫은 저자라는 꿈을 품은 예비 작가들에게 어떻게 투고하는 것이 좋을지 편집자의 입장에서 친절하게 하지만 정확하게 안내한다. 이 책은 출간이라는 결과보다는 책을 내는 과정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다시 말해 출판사의 관심을 끌 만한 투고의 과정에 온전히 집중한 책이다. 힘들지만 쓸만한 마무리를 위해서 반드시 거쳐야 하는 과정, 그 고단하고 외로운 길을 함께 걸어줄 친구가 있다면 얼마나 다행인가. 그런 의미에서 이 책은 고독한 작가에게 따뜻하고 안온한 위로를 건네는 책이라고 말할 수도 있겠다.


필자가 이 책에서 주목한 것은 두 가지다. 1) 흥미롭고 차별화된 콘셉트. 2) 구체적인 예상 독자. 어찌 되었든 자신의 인생이 담긴 글이 ‘책’이라는 이름을 제대로 가지려면 출판사, 특히 편집자의 관심을 끌 수 있어야만 한다. 그리고 이 두 가지가 ‘기획서’라는 형식에 잘 담겼을 때 글을 좋아하는 사람에서 저자가 될 가능성이 조금 더 커진다고 『출판사에서 내 책 내는 법』의 저자는 말한다. 저자의 베테랑 편집자라는 직업적 정체성은 이러한 주장을 더욱 설득력 있게 만든다. 게다가 출판사에서 근무했던 저자의 생생한 경험이 고스란히 스며있는 믿음직한 문장 덕분에 독자는 책에 온전히 몰입할 수 있다.




서로를 이해하는 방법에는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기술의 발전과 사회구조의 변화로 인해 우리는 ‘글’이라는 도구를 많이 사용하고 있다. 인터넷 댓글, SNS, 사설, 일기, 메일 등 자의든 타의든 우리는 살아가면서 많은 글을 읽고 또 쓰고 있다. 글 자체는 수단이지 목적일 수 없다. 글을 통해 서로의 마음을 이해하는 것이 가장 중요한 것이다. 읽으면 좋은 글들의 공통된 특징은 읽는 사람의 마음을 움직이게 한다는 것이 아닐까? 적절한 단어를 찾고, 내용을 요약하고, 주석을 붙이고, 설명을 추가하고, 순서를 정하고, 퇴고하고 이렇게 글을 잘 쓰려고 노력하는 이유는 내가 쓴 글을 읽을 사람들에게 내 생각과 마음을 잘 전달하고, 이해받기 위함이라고 생각한다.


정상태 작가의 소박하지만, 명료한 필체가 돋보이는 책이었다. 전문가가 창작물을 평가할 때 '힘이 너무 들어갔다'라고 말하는 경우가 있다. 이런 지적은 공감과 연결 지어 생각해 볼 수 있다. 영화를 볼 때, 공감하는 중요한 요소 중 하나는 자연스러움이다. 진심은 그렇지 않은 데 억지로 그런 척하는 연기, 감동을 감정적 호소로 오해하고 억지로 슬픔을 강요하는 서사, 주변 상황이나 환경과 어울리지 않는 급격한 결말은 모두 공감을 방해하는 요소다. 힘이 너무 많이 들어간 창작물은 인위적으로 다가올 수밖에 없다. 책도 마찬가지다. 중언부언 형용사, 부사가 과하게 들어간 문장은 풍성하다는 평가보다는 난해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훌륭한 문장은 그저 자연스러울 뿐이다. 이 책은 이러한 진리에 충실하다.


부제인 ‘투고의 왕도’에서 알 수 있듯이 만약 독서와 글쓰기에 관심이 많아 언젠가는 책을 내고야 말겠다는 꿈을 꾸고 있는 독자는 물론, 완성된 원고를 가지고 있지만 어떤 과정을 거쳐야 책을 만들 수 있을지 막막한 독자에게도 큰 도움의 손길을 건네는 책이다. 또한 (개인적으로 궁금했던) 편집자라는 직업이 정확히 어떤 일을 하는지 자세히 설명하기 때문에 앞으로 글을 써나가는 데 있어서 무척 도움이 될 것 같다. 마지막에 이 책을 조각하며 참조했던 책을 정리해 놓았는데 출판, 투고, 퇴고 등의 더욱 자세한 사항이 궁금한 독자에겐 요긴한 정보임이 틀림없다. 필자도 다음에 읽을 리스트에 곧바로 추가했다.


이미지 출처 : 교보문고


2.

명료성: 저자의 목적이 분명한가?
범위: 서술, 주장 또는 해결책을 따라가는 데 필요한 정보를 독자에게 제공하는가?
조직: 서술, 주장 또는 해결책이 알아보기 쉬운 방식으로 배열되었는가?
어조: 정보의 수준과 목소리의 어조가 책의 목표 독자에 적절한가?

이 항목은 미국의 대형 출판사 하퍼콜린스의 편집장이자 뉴욕대학교에서 출판 편집을 가르친 마론 L. 왁스먼이 원고를 읽는 편집자가 항상 해야 하는 질문으로서 제시한 것이다.


▶︎ 원고가 반려된 이유 4가지 : 명료성, 범위, 조직, 어조



제목은 압축 파일과 같다. 저자의 의도가 잘 파악되지 않거나 주제를 놓치고 싶지 않을 때, 독자는 마치 스님들이 화두를 잡듯 제목을 잡고 늘어져야 하고, 언제나 제목으로 되돌아가야 한다.


▶︎ 꼭 기억하자. 제목은 압축 파일, 서문은 그것을 푸는 암호.



정리하자면 서문에는 핵심 콘셉트와 독자, 집필 동기, 체제와 방법론 등을 모두 포함하는 것이 좋다. 투고할 때 샘플 원고 안에서 굳이 서문의 완성도를 높이려고 애쓰지 않아도 된다. 이는 충실한 기획서로 얼마든지 대신할 수 있다.


▶︎ 서문에 들어갈 내용 : 핵심 콘셉트와 독자, 집필 동기, 체제와 방법론


3.

예비 작가를 위한 투고 안내서


이런 분께 추천드려요!

저자가 되고 싶은 분

출판사가 원하는 글이 궁금한 분

출간을 준비하는 분


출판사에서 내 책 내는 법

저자 : 정상태
출판 : 유유(2018)

지식/정보 : ★★★★☆
감동/의미 : ★★☆☆☆
재미/흥미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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