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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COSMO Dec 15. 2023

문사철 탄생의 순간

⟪고전의 고전⟫•강대진, 김주일, 이기백, 이준석, 장시은

1.

책의 제목대로 고전들의 고전을 소개하는 책이다. 고대 그리스의 문학, 역사, 철학 분야의 핵심적인 작품들의 의미와 가치를 쉽고, 친절하게 설명한다. 인류에게 인문학은 서사시에서 출발한다. 인간의 입에서 입으로 구전되던 이야기는 기원전 9세기에 호메로스에 의해 ⟪일리아드⟫와 ⟪오디세이아⟫라는 작품으로 탄생한다. 이후 아이스킬로스, 소포클레스, 에우리피데스의 천재적인 작가들에 의해 그리스 비극이 나타난다. 이러한 비극은 당시 그리스 문명이 얼마나 진보했는지 단적으로 보여준다. 이러한 문학작품에 이어서 등장 최초의 산문은 그리스의 역사를 다룬 역사서였다. 헤로도토스와 투키디데스의 ⟪역사⟫와 ⟪펠로폰네소스 전쟁사⟫는 인류에게 ‘역사'의 가치를 최초로 인식하게 했다.


지은이들이 이렇게 모여서 위대한 책들에 대한 책을 쓴 것도 자신들의 이야기를 들어달라는 욕심에서가 아니라 고전 중의 고전 10편의 감동, 재미, 의미, 가치 등을 하나라도 더 온전히 전하기 위해서라고 생각한다. 상상력을 조금 보태자면 이 책의 지은이들은 서양 고전에 잔뜩 홀려서 정신없이 읽고 또 읽었던 공통된 추억을 간직했을 것으로 보인다. 이들은 여전히 서양 고전을 공부하는 사람들의 공동체인 정암학당에서 활동하고 있다. 수천 년이 지난 책도 읽힌다는 자체가 경이로운 사실이다. 서양 고전학계의 주요한 학자들이 옆에서 들려주듯 조곤조곤 대표적인 서양 고전을 해설해 준다. 하지만 거기서 해설보다 더 깊은 의미를 찾는 것은 각자의 삶과 고민에 달려있다.


다시 말해, ⟪고전의 고전⟫은 수천 년을 내려오며 살아남은 생각과 이야기의 힘을 느낄 수 있도록 도와주는 친절한 안내서라고 할 수 있다. 페르시아 전쟁과 펠로폰네소스 전쟁을 거치며 그리스 문명은 천국과 지옥을 오가게 된다. 이러한 흐름과 발맞추어 위대한 철학자가 등장하게 되고 그중 우리가 꼭 알아야 할 고전의 주인공은 플라톤과 아리스토텔레스다. 소크라테스, 플라톤 그리고 아리스토텔레스로 이어지는 철학사는 현재를 사는 인류 문명의 근원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따라서 그들의 작품을 어느 정도 이해하지 못한다면 인류사를 정확히 이해하지 못하는 것과 같다. 어렵게 느껴졌던 기원전 ‘진짜’ 고전들을 제대로 읽고 싶다면, 우선 이 책을 통해 맥락을 어느 정도 파악하고 읽는 것도 좋은 전략이라고 생각한다.


이미지 출처 : 예스 24


2.

이 책은 책에 대한 강의를 책으로 담은 책, 그러니까 책에 대한 책입니다. 하지만 우리 자신의 이야기를 들어달라고 우리가 이렇게 책에 대한 이야기를 강의로, 책으로 한 것은 아닙니다. 단지 우리가 이야기하는 책을 보다 많은 독자들이 직접 읽어보면 좋겠다고 이야기하고 싶을 뿐입니다.


▶︎ 이 책의 정체성은 학문적인 접근보다는 고대 그리스 전문가들이 들려주는 재미있는 '옛날이야기'라고 보는 게 더 정확한 표현이다.



아킬레우스의 기준은 희랍군의 관습으로는 이해하기 어려운 것이었습니다. 그는 독특하고, 비범한 인물입니다. 전쟁 서사시에서 영웅의 비범함이란 으레 무력에서 비롯되게 마련입니다. 그러나, 그의 가장 강력한 힘은 바로 정서에 있습니다. 이 시는 여신에게 아킬레우스의 진노를 노래해 달라고 청하며 시작합니다.


▶︎ 아킬레우스의 입장에서 일리아스 바라보기, 한 번도 그의 정서를 상상하며 ⟪일리아스⟫를 읽은 적은 없었다. 이 책을 통해 ⟪일리아스⟫를 어떻게 읽을 것인지 상상해 보는 것은 흥미로운 일이다.



아테나이가 가진 참주적 지배력은 아테나이를 가장 강력한 해상제국으로 만들었으나, 그 지배력의 본성이 아테나이에 재앙으로 되돌아왔던 셈입니다.


▶︎ 펠로폰네소스 전쟁의 본질은 단순한 내전이 아니라 아테나이 제국의 멸망이다.



투퀴디데스가 바라본 아테나이의 이런 현실은 과거 아테나이인들에게만 해당되지 않습니다. 그는 “언젠가 다시 인간 조건에 따라 앞으로의 일들이 그런 식으로 반복해서 일어나게 될 것”이며, “사람의 본성이 동일한 한, 더 가혹하든 좀 더 견딜 만하든, 그리고 각각의 일들이 놓이는 변화들에 따라 양상의 차이가 있어도, 일어나는 일이 생기고 또 계속하게 일어나게 된다”라고 말했습니다.


▶︎ 모두가 아는 역사에 대한 명제. 지겨울 정도로 반복해서 사용된 문장이지만 시작은 아주 오랜 시간을 거슬로 올라간다. 기원전부터 역사는 반복됐다.



어쨌든 에우리피데스는 480년생, 소포클레스는 495년생, 아이스퀼로스는 대충 기원전 520년생이 됩니다.


▶︎ 아이스퀼로스 > 소포클레스 > 에우리피데스


3.

고전의 아름다움과 풍요로움


이런 분께 추천드려요!

고대 그리스에 관심이 있는 분

고전을 일괄적으로 정리하고 싶은 분

진짜 고전을 읽기 위한 배경지식을 얻고 싶은 분


고전의 고전
저자 : 강대진, 김주일, 이기백, 이준석, 장시은
출판 : 아카넷(2021)

지식/정보 : ★★★☆☆
감동/의미 : ★★★☆☆
재미/흥미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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