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대 로마사⟫•토마스 R. 마틴
기원전 753년 로물루스를 시작으로 서로마 제국이 멸망한 기원후 473년, 그리고 오스만 제국에게 동로마 제국의 수도 콘스탄티노플이 무너진 1453년까지 로마는 장구한 시간의 강을 흘러왔다. 대충 계산해 봐도 2000년이 넘는 역사다. 이렇게 무자비한 여정을 책 한 권에 담기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하지만 고대사를 사랑한 이 책의 저자 토마스 R. 마틴은 똑똑하고 깔끔하게 그 어려운 일을 해냈다. 게다가 긴 이야기를 짧게 요약하다 보면 빠르게 이동하는 자동차에서 보는 풍경처럼 어설픈 이미지만 남는 경우가 많은데 『고대 로마사』는 그렇지 않다. 저자는 역사적 사실을 지루하게 나열하지 않고 독자가 어떤 관점에서 로마사를 바라봐야 하는지 제대로 된 관점을 정확하게 제시한다.
21세기에 이르러 ‘제국’이라는 용어는 학살, 점령, 폭력처럼 부정적인 의미를 담고 있다. 하지만 불편하다고 몰라야 하는 것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오히려 제국이라는 말이 왜 불편한지, 제국주의의 가장 치명적인 과오는 무엇이었는지, 그리고 앞으로 그러한 시대가 다시 도래하지 않기 위해 할 수 있는 일을 고민해 보는 것이 더 현명한 일이 아닐까. 즉, 역사 교육의 가장 기본적인 목적은 언제나 반면교사이자 타산지석이다. 이러한 목적에 맞춰 토마스 R. 마틴의 『고대 로마사』는 로물루스에서 유스티아누스까지, 로마의 지중해 지배와 쇠망의 원인 그리고 로마사와 기독교의 관계를 설명한다.
이 책이 독자들에게 제시하는 질문은 다음의 세 가지로 요약할 수 있다. 1) 지중해를 지배할 정도의 역량은 어디에 있었나? 2) 로마제국 쇠망의 원인은 무엇인가? 3) 로마와 기독교의 관계는 어떻게 정의할 수 있나? 이 세 가지 주제를 놓치지 않고 저자의 논지를 끝까지 따라가다 보면 자연스럽게 로마사 전체의 윤곽을 짐작할 수 있다. 로마사 전체를 이 책 한 권으로 파악하는 것은 지나친 욕심일 뿐만이 아니라 물리적으로도 불가능한 일이다. 로마의 뜨거운 심장으로 들어가기 위한 친절한 가이드라인이라는 표현이 적절한 책이라고 생각한다. 그렇다고 결코 만만한 책은 아니다. 이런 맥락에서 필자처럼 에드워드 기번의 『로마제국쇠망사』가 너무나 두껍게 느껴지는 독자에게 추천하고 싶다.
로마의 정치사는 근본적으로 국가의 통치권을 공유하는 문제를 둘러싸고 귀족과 평민 사이에서 벌어진, 팽팽하면서도 때로는 폭력적인 역사였다. 이러한 권력 투쟁의 가장 파괴적인 양상은 공화국 후기에 발생했다. 이 시기에 상류계급 사람들과 그 지지자들은 누가 어느 정도의 권력을 차지할 것인가를 두고서 사실상 내전을 벌였다.
▶︎ 로마의 정치사는 국가의 통치권을 공유하는 문제를 둘러싸고 귀족과 평민 사이에서 벌어진 역사.
역사가들은 이들의 통치 시대를 가리켜 제국의 정치적 황금시대라고 부르는데 이들이 근 100년 동안 평화와 안정을 조성했기 때문이다.
▶︎ 5 현제는 로마제국의 정치적 황금 시기. 네르바, 트라야누스, 하드리아누스, 안토니우스 피우스, 마르쿠스 아우렐리우스.
외부인을 받아들여 시민 수를 증가시켜 국가를 부강하게 만든다는 로마의 독특하고 창의적인 정책은, 로마가 장기적으로 세계에서 가장 강성한 국가가 되도록 도와준 비결이었다. 이 정책은 너무나도 근본적인 것이어서 로마인들은 심지어 노예에게도 사회적 상향 유동성의 기회를 부여했다.
▶︎ 로마의 외부인 동화 정책은 로마를 제국화하는데 가장 큰 영향력을 발휘했다.
라틴어 '파트로누스(보호자)'와 '클리엔스(피보호자)' 사이에 맺어지는 관계는 상호 의무의 연결망을 제공하는데, 로마 사회는 전 계층에 걸쳐서 이 관계로 조직되어 있었다. 보호자-피보호자 관계는 사회적 신분 차이에서 생겨나는데, 신분이 곧 남자들, 그들의 가문, 그리고 (실제로는) 남자의 처가 등의 존재를 규정했다.
▶︎ 보호자(patrinus) - 피보호자(cliens)는 로마 전체 구성원들, 전 계층에서 볼 수 있는 일반적인 관계였다. 이러한 사회적 제도는 로마의 정체성을 집약적으로 보여주는 하나의 가치체계이다.
고대 로마사 입문서
이런 분께 추천드려요!
로마사 공부를 시작하려는 분
로마사 정리가 필요한 분
유럽 역사의 흐름을 파악하려는 분
고대 로마사
저자 : 토머스 R. 마틴
번역 : 이종인
출판 : 책과 함께(2015)
지식/정보 : ★★★★☆
감동/의미 : ★★☆☆☆
재미/흥미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