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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COSMO Dec 13. 2021

현대 물리학 프롤로그

모든 순간의 물리학•카를로 로벨리 | 책리뷰

나에게 물리학이란?


물리학이라면 대부분의 사람은 학창 시절 시험 기간에 늘 우리들을 괴롭히는 과목쯤으로 기억할 것이다. 나 또한 시험이 임박해서 반짝 외웠던 공식과 발음하기조차 힘들었던 법칙들은 물리학 시험 종료와 함께 휘발성 메모리처럼 머릿속에서 날아가 버렸다. 대학과 군입대 그리고 직장생활을 거치면서 시험 기간에 만났던 희미한 기억마저 사라지게 되었고, 물리학은 이제 나와는 상관없는 다른 세상의 이야기가 되어버렸다.


한편, 질량은 그 형태가 달라질 뿐 항상 일정하게 유지된다는 법칙이 아련하게 기억난다. 변명같이 들리겠지만 ‘질량 보존의 법칙’은 나의 학창 시절 뇌 용량(?)에도 영향을 끼치고 있었을 것이다. 어쩌면 나도 모르는 사이에 유명한 물리학 법칙을 기억이라는 매개체를 통해서 몸소 체험하고 있었던 것이 아니었을까? 반갑게도 저자인 카를로 로벨리는 『모든 순간의 물리학』을 통해서 나의 의견에 동의해 주었다.


카를로 로벨리

이탈리아 태생의 세계적인 이론 물리학자이다. 양자 이론과 중력이론을 결합한 ‘루프 양자 중력’이라는 개념으로 블랙홀을 새롭게 규명한 우주론의 대가로, ‘제2의 스티븐 호킹’이라 평가받는다. 1981년 볼로냐대학교에서 물리학 학사와 석사 학위를 받고, 1986년 파도바대학교에서 박사 학위를 받았다. 현재 프랑스 엑스마르세유대 학교 이론 물리학센터 교수이자 프랑스 대학연구협회 회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저자를 소개하는 것만으로 벌써 머리가 욱신거린다. 하지만 끝까지 읽기 어려운 책일 것이라는 예상과는 다르게 책의 두께는 무척 얇아 보였다. 서문의 첫 문장도 ‘이 책에 소개된 강의들은 현대 과학에 대해 아예 모르거나 아는 게 별로 없는 사람들을 위한 것입니다.’라고 쓰여 있다. 기대 반 의심 반으로 읽기 시작! 얼마 지나지 않아 편안하게 책의 마지막 페이지를 넘기고 있는 나의 모습을 발견할 수 있었다.


중력장이 공간 속에서 확산되는 것이 아니라 중력장 자체가 공간이라는 것입니다. 이것이 바로 일반상대성이론의 개념입니다.
양자역학에서는 다른 무엇인가에 부딪히지 않는 한 그 무엇도 확실한 자기 자리를 갖지 못합니다.
우주 배경 복사는 빅뱅 우주론의 중요한 증거이다.


아무 생각 없이 지지직거리는 화면을 송출하는 TV를 보던 기억이 난다.(우주 배경 복사) 그 화면에 우주와 지구 탄생의 흔적이 남아있을 거라는 생각은 단 한순간도 해본 적 없다.


책은 7개의 강의로 이루어졌다. 현대 과학에서 중요한 물리학 이론 일곱 가지를 선정하고, 챕터마다 하나씩 할당해서 설명하는 형식이다. 상대성이론과 양자역학을 시작으로 우주의 구조, 입자, 공간 입자 그리고 블랙홀까지 이어진다. 특히 마지막 강의는 저자의 물리학을 대하는 철학과 이 책의 집필 의도를 볼 수 있기 때문에 중요하다.


저자가 서문에서 약속한 데로 『모든 순간의 물리학』은 등장하는 물리학 이론들을 완전히 이해하기 위한 책이 아니다. 21세기 과학계에서 중요한 물리학 이론이 무엇인지 파악하고, 그러한 이론이 우리에게 어떤 의미가 있는지 이해하는 것을 목적으로 쓰인 책이라고 생각한다. 그런 의미에서 현대 물리학의 기조를 이해하기 위한 교양 과학 입문서로 추천한다.


모든 순간의 물리학∙카를로 로벨리 | 쌤앤파커스
지식/정보 : ★★★☆☆
감동/의미 : ★★☆☆☆
재미/흥미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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