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현대사를 위한 테마독서 | 책 리뷰
독서는 귀한 것이다
독서는 시공간을 초월하여 긍정적인 고독을 가장 효과적으로 활용하는 방법이다. 그것이 취미든 공부든 혹은 지적 허영심이든, 온전히 자신의 정신을 집중하여 무엇인가 깨닫는 행위는 그 자체로 이미 충분히 아름답다. 독서의 매력에 빠진 많은 사람들이 존재하는 이유 중 하나이다. 자연스럽게 독서의 시간 뒤에는 나의 사유의 흔적이 남는다. 우리가 읽었던 책이 쌓여가는 만큼 성취감도 쌓이겠지만 다른 한편으로 새로운 고민도 생겨난다. 무작정 다양한 분야의 책을 골고루 읽는 것이 좋은 것일까? 아니면 한 가지 분야를 선택해 깊이 파고드는 것이 좋은 것일까? '넓게'와 '깊게'를 모두 아우를 수 있는 방법은 없을까?
『본능 독서』의 이태화 작가는 '넓게'를 발산한다는 의미에서 '양의 독서'로 '깊게'를 수렴한다는 의미에서 '질의 독서'로 표현하였다. 그리고 두 가지 독서법을 동시에 만족시키는 것을 '테마 독서법'이라고 정의했다. 테마 독서법이란 내게 끌림이 있는 주제를 정해 관련 도서 리스트를 만들고 이를 목표로 설정해서 독서를 이어나가는 방법이다. 이렇게 하면 자기가 선정한 테마에 관한 전문성을 얻게 되고 이를 토대로 자기만의 독창적인 창작물을 제작할 수 있게 된다는 것이 저자의 주장이었다. 그동안의 고민을 깔끔하게 해결할 수 있는 묘책을 만났다는 생각에 반갑고 고마웠던 그때의 감정을 아직도 생생하게 기억한다.
실제로 ‘한국 현대사를 자세히 알고 싶다’는 생각에 이태화 작가의 조언에 따라 한국 역사 고수들의 추천 도서를 기반으로 리스트를 만들었다. 읽기 만만한 책부터 하나씩 읽어 나갔다. 무엇보다 필자가 알고 싶었던 질문을 테마를 선정하다 보니 책을 읽는 목표가 명확해졌다. 목표가 명확해지니 몰입은 자연스럽게 따라왔다. 또한 선택한 목록의 책들을 읽어나가는 내내 일관된 태도를 유지하며 읽다 보니 여유가 생기고, 나름 객관적인 자세에서 책을 바라보며 비판적인 독서가 가능했다. 나에게는 만족도가 가장 높은 독서법이었다.
개인적인 프로젝트를 마치면서 얻은 것은 한국 현대사에 관한 '지식'만은 아니었다. 역사적 인물의 이름과 지명, 특정한 시기의 연도를 아는 것도 중요하지만 이보다 핵심적인 것은 '역사'에 관한 인식의 지평이 넓히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즉, 각각의 저자들이 역사를 바라보는 관점과 이를 해석하는 과정을 통해 한국 현대사를 관통하는 큰 줄기와 흐름을 파악할 수 있었다.
또한 역사의 흐름을 이해하지 않고 지엽적인 '정보'만을 외운 단편적인 지식은 금세 휘발해 버린다. 단순한 정보를 장기기억화 하기 위해서는 궁금한 점을 자신에게 질문함으로써 동기를 부여하고 해답을 찾으려는 방법을 계획하며 끝으로 이렇게 선별된 지식은 반복을 통해 체계화해야 할 필요가 있다. '질문-계획-체계화'는 지식을 지혜로 만드는 가장 효과적인 프로세스이다. 그 효과를 여러분도 같이 체감할 수 있다면 더할 나위 없겠다. 그런 의미에서 한국 현대사에 관한 테마 독서를 진행하면서 작성했던 목록에 포함했던 책들을 짧은 서평과 함께 소개해 본다.
#사진과 그림으로 보는 한국현대사 #서중석 #웅진지식하우스 #2013
한국 현대사 백과사전
책의 구성은 딱딱한 글보다 사진과 도표 그리고 그림을 많이 사용하기 때문에 한국 현대사의 흐름을 더욱더 생생하게 이해할 수 있다. 마치 역사 다큐멘터리를 보는 듯한 느낌으로 읽을 수 있는 책이다. 광복 이후 한국 현대사의 전체적인 흐름을 파악할 수 있는 기초를 제공한다. 그래서 역사적 사실을 자세하게 분석한 책을 기대했던 독자에게는 부족하다고 느낄 수 있지만, 한국사 공부를 시작하는 사람에게 적합한 책이라고 생각한다.
한국 현대사에서 중요한 인물과 사건을 정리하고 그 관계를 정확히 이해하는 데 많은 도움을 준다. 정치사뿐만 아니라 시대의 흐름을 파악할 수 있는 문학, 대중문화, 패션 등을 소개하는 부분은 책을 흥미롭게 읽을 수 있게 해 준다. 그 시절 유행했던 것들을 현재의 모습과 비교하면서, 그 시대를 살던 사람들의 감정을 더욱 입체적으로 이해할 수 있게 된다.
한번 읽고 마는 책이 아니라 한국 현대사와 관련된 또 다른 책을 읽을 때 참조용으로 사용하면서 궁금한 것이 생길 때마다 수시로 찾아봐도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사진과 그림으로 보는 한국 현대사』는 한국 현대사가 알고 싶지만 시작하기 막막한 독자들에게 친절한 이정표 역할을 하고 있다.
#특강 #한홍구 #한계레출판사 #2009
한국사 프롤로그
암울한 이명박 정권 시절의 촛불 항쟁을 통해 돌아보는 한국 현대사의 주요 화두들을 이야기한다. 광복, 6.25, 쿠데타, 민주화, 경제성장 등 어려운 주제들을 너무나 빠르게 거치며 성장한 대한민국. 급속한 성장으로 많은 것을 이루었지만 그러기에 해결하지 못하고 지나친 문제들이 아직 우리의 발목을 잡고 있다. 8가지 주제별 강의를 진행하는 형식으로 구성되었다.
특강을 듣는 것같이 쉽게 쉽게 읽어갈 수 있었다. 하지만 다루는 주제는 고민을 많이 해봐야 하는 무겁고 어려운 주제다. 한국 현대사의 흐름을 파악하는 데 많은 도움이 되었다. 같은 작가의 대한민국사 프롤로그 혹은 긴 머리말로 느껴진다.
#나의 한국현대사 #유시민 #돌베개 #2014
한국, 애증의 발자취
대한민국 현대사에서 발생한 주요 역사적 사건들을 재조명하고, 그러한 격동의 세월을 겪어온 저자의 삶을 담담하게 이야기한다. 역사에서 정의와 원칙을 기대하는 것은 순진한 생각이었다. 원초적인 욕망으로 뒤섞인 현대사의 흐름을 보면서, 이해하기 힘든 수구세력의 부조리한 행태의 원인을 알 수 있었다. 대한민국 현대사 입문서로 완벽하다. 강력추천!
경제학자가 바라본 대한민국의 현대사라는 점에서도 흥미롭다. 경제학에서 많이 활용되는 정학의 개념을 역사에 적용하여 설명하는 부분이 설득력 있게 다가왔다. 어떠한 사물의 변화과정을 관찰하는 것과 특정한 시점의 사물의 단면을 관찰하는 것은 관찰자에게 분명히 색다른 분석을 가능하게 한다. 역사라는 학문의 특성상 서사가 연속적인 경향을 가지기 쉽다. 하지만 사물의 단면을 관찰하듯이 특정한 시점의 자료를 발췌해서 서로 비교해 본다면 보다 입체적으로 역사를 이해하는 것이 가능하다고 생각한다. 다양한 경제지표와 인구통계를 활용하여 비교하고 설명하는 부분은 여타의 역사 서적들과 다른 『나의 한국현대사』만의 특별한 점이다.
역사의 의미는 역사를 바라보는 사람만큼 다양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어릴 적 봤던 영화를 나이가 들어서 다시 보면 새롭게 다가오고, 의미를 몰랐던 장면이 감동적인 장면으로 다가오는 것처럼 인생 경험이 많아질수록 역사를 바라보는 시선이 달라지기도 한다. 항상 위대하고 찬란한 역사란 어디에도 없다. 자부심과 치욕, 영광과 좌절 모두를 나의 나라의 역사로 바라볼 수 있어야 한다.
#다시 쓰는 한국현대사 #박세길 #돌베개 #2015
역사는 그래도 나아간다
그동안의 한국현대사 책에서 민족 분열과 친일파 그리고 군부독재의 문제를 바라보는 입장은 조금은 편향적이고 감정적인 부분이 솔직히 존재한다면, 이 책은 더욱 적극적으로 외세 특히 제국주의 국가들의 이기심을 역사적 문제의 원인으로 바라보고 있다.
일본의 수탈, 미국의 예속화 등을 매우 비판적인 시선으로 서술하는데 반하여, 소련(현재 러시아), 중국, 북한은 상당히 호의적인 입장을 취하고 있다. 역사의 주체를 민중으로 생각하며 서술하기 위해 논리적 근거를 마련하기 위해 그러한 논지를 유지한 것으로 생각된다. 광주 민주화운동과 노동운동을 비중 있게 다루면서, 우리 역사의 매우 중요한 변곡점으로 평가한 부분이 가장 공감되었다.
#후불제 민주주의 #유시민 #돌베개 #2009
한국의 헌법과 민주주의
대한민국의 민주주의는 제도적인 측면은 어느 정도 정착되어 있어 보인다. 하지만 우리의 민주주의가 헌법의 가치를 온전히 실현하고 있지 못하는 것이 사실이다. 이유는 급속한 경제성장을 핑계로 ‘충분한 대가’를 치르지 못했기 때문이며, 이것은 마치 할부 구매한 차와 상황이(후불제) 비슷하다고 저자는 말하고 있다.
책의 앞부분은 헌법의 당위에 관한 이야기이다. 나 같은 법 알못(법을 알지 못하는 사람)들에게 해주는 친절한 헌법 안내서의 느낌으로 소중한 헌법의 가치를 제대로 느끼게 해 준다. 책의 후반부는 권력의 실재 즉 대한민국의 권력 구조를 알기 쉽게 설명하면서 헌법의 순수한 가치를 제대로 실현하는 민주주의의 정착을 강조한다.
정치와 헌법을 바라보는 민주 시민들의 성찰 자세와 올바른 역할에 대해 고민해야 하고 이러한 노력이 바로 미루었던 ‘비용’을 지불하는 것이라고 유시민 작가는 말하고 있다.
#대한민국 선거이야기 #서중석 #역사비평사 #2008
선거의 역사
본연의 의미와 역할보다 과소평가받는 것이 선거의 역사이다. 이러한 홀대는 다름 아닌 선거의 수혜 당사자 때문이다. 과거 선거의 모습은 돈 봉투와 의미 없는 공약의 장(場)이었다. 진흙탕보다 더한 모습에 어쩌면 과한 대접을 받는 것일지도 모르겠다. 또한, 정치인의 모습은 선거 이전과 이후 가히 상전벽해라 할만하다.
이와 같은 부정적 이미지는 고스란히 선거제도 자체에도 영향을 미치게 되었다. 하지만 민주주의를 표방하는 오늘날의 대한민국은 선거라는 제도를 통해 이룩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러므로 우리는 선거의 의미와 역할을 다시 바라볼 필요가 있다.
헤겔이 역사 철학에서 강조했던 ‘이성의 간교한 지혜’처럼 선거는 결국 대한민국 정치의 역사를 역동적으로 발전시키고 성장시켰다. 이 책은 서중석 교수의 ‘선거로 본 한국 현대사’ 강의를 글로 옮긴 것이다. 대한민국의 민주주의와 선거의 역사를 정리할 수 있는 유용한 책이다.
#한국현대정치사 #안철현 #새로운사람들 #2015
한국 정치의 구조
현실정치의 빼놓을 수 없는 것이 갈등과 대립이다. 한국 정치사는 어찌 보면 갈등과 대립의 결정판이라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특히 현대사에서 정치의 역사를 이러한 프레임(대결 구도)으로 바라보는 것도 현대사 이해의 색다른 기준을 제시한다는 점에서 흥미롭다.
물론 역사의 주인공이 정치사인 경우가 많지만 ‘모든 역사는 현대사이다’라는 말처럼 일부 역사가의 기록만으로 한 시대를 평가 혹은 이해하는 것은 매우 위험하다. 보다 다각적이고 광범위한 시선과 기준으로 바라보는 것이 역사의 올바른 이해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책의 내용을 보기 전에 지은이의 가치관, 의식, 행동을 먼저 이해하기 위해 노력한 다음 책을 읽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특히 역사 관련 책의 경우 더욱더 그렇다. 이러한 의미에서 저자인 안철현 교수가 제시하는 한국 정치사 이해의 틀은 우리에게 많은 공감을 끌어낸다.
저자는 아래와 같은 구조로 한국 현대사를 설명하고 있다.
광복 후 미군정과 4.19까지는 좌익과 우익
박정희부터 87년 6월 항쟁까지는 개발독재와 민주화 운동
노태우부터 현재까지는 지역주의 지배의 개혁과 저항
#우리들의 현대 침묵사 #정길화 #해냄 #2012
이제는 말할 수 있다
‘행동하지 않는 양심은 악이다.’ 김대중 대통령의 명언이다. 역설적이게도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이 구절의 힘을 두려워한 독재자, 지배층, 수구 세력은 민중의 침묵을 잔인하게 강요해왔다. 우리들의 현대사도 침묵으로 얼룩져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진실을 요구하거나 떠드는 세력의 마지막 모습은 언제나 비슷했다.
사회격리, 실종, 미스터리, 배제, 불구, 정신병, 학살…
이 책은 대한민국 현대사에서 침묵으로 진실의 실체를 알 수 없었던 사건들의 이야기를 소소하게 잘 풀어낸 책이다. 일반적인 역사서에 잘 다루지 않거나 간단하게 지나간 일들을 재미있는 취재 기를 덧붙여서 설명해준다. 마치 잘 만든 다큐멘터리 프로그램을 보고 있는 느낌이다. 보도연맹의 비극은 특히 충격적이었다. 기회가 된다면 관련 서적을 더욱 탐독하고 싶다.
#대한민국 개조론 #유시민 #돌베개 #2007
대한민국이 선진국으로 가는 유시민의 로드맵
대외적으로는 선진 통상국가를 지향하고, 대내적으로는 사회투자국가를 건설. 이를 위해
첫째, 선도적 세계화
둘째, 인적자원개발 HRD
셋째, 사회적 자본 확충
#대한민국사 #한홍구 #한겨레출판사 #2006
한홍구 교수의 잔잔하지만 치밀한 역사관
해방 이후에서 노무현 정부까지 일어난 역사적 사건들을 한홍구 교수의 잔잔하지만 치밀한 역사관으로 분석한 보고서. 현재 민주 정부를 이룩한 대한민국의 민주주의의 역사는 절대 아름답지 않았다. 암울하고 역겨우며 치열하고 비겁했다. 고대사와 조선왕조에 익숙한 나에게 현대사는 마치 사막의 신기루처럼 막연히 알고 있었지만 정확히는 알지 못하는 것이었다. 격동의 시대를 직접 겪은 한홍구 교수의 문장은 절절하고 묵직하게 다가왔다.
한국 현대사 입문자에게 큰 흐름을 파악하고 역사적 사건의 의미를 이해하는 데 좋은 책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책의 전개가 시간의 흐름에 따르지 않고 저자가 선정한 주제별로 이루어져 있어 순서대로 현대사를 이해하는 데에는 초보자에게는 어려운 편이다. 한국 현대사의 흐름을 순차적으로 파악한 후 다시 한번 이 책을 읽어본다면 한국 현대사를 다각적이고 입체적으로 이해하는 데 큰 도움을 줄 것이다.
#서중석의 현대사 이야기 #서중석 #김덕련 #오월의봄 #2015
계속 읽게 되는 서중석 교수의 한국사 강의
서중석 교수의 한국 현대사 최종판. 총 20권으로 구성되었다. 아직 읽는 중
#한국 현대사 산책 #강준만 #인물과사상사 #2006
1940년대에서 2000년대까지
강준만 교수에게 듣는 한국 현대사 대서사시. 10년 단위로 구분해 23권으로 구성되었다. 아직 읽는 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