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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COSMO Jan 30. 2022

제대로 꾸준하게

2022년 1월의 기록

임인년(壬寅年), 검은 호랑이의 새해가 밝았습니다. 그리고 어느덧 한 달이라는 시간도 흘러버렸습니다. 작년만큼 올해도 시간은 우리를 기다려주지 않네요. 작년에 이루지 못했던 것들을 돌이켜 보며, 희망차게 계획했던 일들이 벌써 오래된 일처럼 느껴집니다. 그리고 2022라는 숫자도 아직은 낯설게 느껴집니다. 그래도 꾸준히 읽어봅니다. 독서는 매우 귀한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글쓰기는 ‘나’를 발견하고 세상 보는 눈을 키울 수 있으며, 사유의 힘을 키우는 최고의 방법이자 글쓰기의 기본이기 때문입니다. 다음 달은 새해 독서 목표를 다잡는 한 달이 되었으면 합니다.


독서 기록



#직업으로서의소설가 #무라카미하루키


무라카미 하루키 작가의 자전적 에세이


그가 소설가가 된 과정과 작가로서 생존하기 위해 어떤 고민과 실철을 해왔는지 오래된 친구처럼 다정하게 이야기해 준다. 이 책을 무라카미가 저술한 목적은 행운과 우연 그리고 글에 대한 자질이 적당히 혼합되어 시작된 작가로 인생을 돌아보며, 처음 시작했을 때는 상상도 하지 못했던 오랜 세월 동안 글을 쓰게 된 이유를 되짚어보고 그러한 순수한 열정을 다시 재정비하기 위함이라고 후기에 밝힌다. 또한 작가를 꿈꾸는 사람들에게 자신이 걸어온 길이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기 기원한다. 실제로 작가라는 직업을 지속하기 위해 어떤 실천을 해왔는지 설명하는 부분은 많은 참고가 되었다.


#글을쓰면자신을발견하게됩니다 #박민영


글쓰기 테크닉보다 글쓰기의 효용과 가치를 해명하는데 초점을 맞춘 책이다.


저자는 글쓰기를 통해 누구나 지식인으로 성장할 수 있다는 사실을 강조한다. 수동적인 배움과 단순한 정보의 획득을 넘어 자신의 논리, 가치, 신념을 기반으로 ‘글을 쓴다’는 것은 인간의 정신적 활동의 최종적인 진화의 모습이라고 할 수 있다. 저자는 글쓰기의 효용과 가치를 여러 각도에서 조명한다. 개인적 자아에서 사회적 자아로의 성장으로 이어지는 글쓰기, 읽기를 통해 어떻게 글쓰기로 이어지는지, 글쓰기를 통한 사유의 발전, 마지막으로 글쓰기의 가치는 무엇인지 이렇게 4가지 큰 주제로 나누어 설명한다. 읽기와 쓰기의 관계에 대한 고찰이 특이 나의 시선을 사로잡았다. 모든 작가는 본래 독자였다는 제목의 챕터가 특별하게 다가와 간단하게 나의 생각을 정리했다. 개인적으로 쓰기와 읽기는 변증법적 관계로 정의하는 것을 선호한다. 선순환의 변증법적 관계 읽기와 쓰기는 절대 따로 존재할 수 없다고 생각한다.


#책읽고글쓰기 #나민애


서평 쓰는 방법에 대한 강의를 책으로 옮겨 놓았다.


서평의 분량은 단형, 중형, 장형으로 구분하고 각각 어떻게 글의 구조를 짜고 쓸 것인지 꼼꼼하게 설명한다. 저자인 나민애 작가는 서울대에게 서평을 가르치는 교수로 일하고 있다. 즉 대학에서 실제로 학생들을 대상으로 수업한 내용을 옮겨 놓았기 때문에 수업을 듣는 것처럼 편하게 읽을 수 있었다. 서평을 써보고 싶지만 어떻게 쓸지 막막한 사람에게 유용한 책이라고 생각한다. 특히 가장 분량이 많은 장형 서평을 설명하는 부분이 나에게는 가장 눈에 들어오고 집중해서 읽었다. 서론-본론-결론으로 구성하며, 서론에서 들어가야 할 내용(서지 정보, 저자 정보, 책 전체의 소개와 느낌)과 본론에 들어갈 것(줄거리 요약, 핵심 주제 언급) 마지막으로 결론에 들어갈 내용(최종 평가와 추가 사항)으로 구분하는 것은 앞으로 서평을 쓸 때 많은 참고가 될 것으로 보인다.


#네번째원고 #존맥피


논픽션의 역사를 다시 쓴 전설의 저술가 존 맥피. 기술에서 감각까지, 글쓰기에 바친 삶을 녹여낸 작법의 마스터 클래스.


뉴요커와 타임지에 꾸준히 기고했던 논픽션 작가의 글쓰기 강좌. 항상 글의 구조를 강조하는 저자의 모습이 특히 눈에 띄었다. 하지만 상당히 지루하다. 문체 자체가 너무 고리타분하고 노잼이다. 자신의 지식을 과시하는 것처럼 보여 짜증까지 난다. 이 책을 추천해준 사람이 누구인지 궁금하다. 왜 추천했나요. 정말로 이 책을 읽고 자신의 글쓰기에 도움이 되었나요? 새롭고 도움이 될 만한 조언이 전혀 없지는 않다. 인터뷰에 노트의 활용, 글의 구조를 구성하는 방법, 참조 틀의 위험성 등이 소소한 내용을 빼면 무엇을 강조하고 싶은 것인지 전혀 알 수 없다.


#유혹하는글쓰기 #스티븐킹


공포 소설의 대가 스티븐 킹의 작가 지망생들을 위한 현실 조언


조금 지겨운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스티븐 킹만의 생활 밀착형 작가 수업만의 특별함이 이 책에는 있다. 딱딱한 목차와 격식이 넘치는 문장 대신, 동네 아는 형이 해주는 현실감 넘치는 조언이 넘쳐난다. 약간의 재능과 운 그리고 끊임없는 독서와 글쓰기로 이루어진 자신의 꿈은 오히려 더욱 값진 것이었다. 절대적인 규칙과 절제보다는 자유롭고 창의적인 사고가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하지만 저자인 스티븐 킹도 다른 대가들과 공통적으로 강조하는 것이 있었다. 바로 연습이다. 즉 독서와 글쓰기를 꾸준히 하는 것이 제대로 된 작가수업이라는 저자의 주장에 적극적으로 공감한다. 이후 창작론에 이어지는 내용은 요약해서 옆에 꼭 붙여두려고 한다. 글을 쓸 때마다 다시 들여다보면서 습관화 체계화할 예정이다. 특히 부사를 절대로 남용하지 말라는 조언이 눈에 띄었다. 생각보다 나도 부사를 많이 사용한다는 사실을 깨닫게 되었다. 앞으로 글을 쓸 때 꼭 염두에 두어야 할 것 갈다.


#글쓰기기본기 #이강룡


청소년들을 위한 글쓰기 기본기 강좌


글쓰기 준비 과정(표현력, 글감 찾기, 자료 정리)과 글쓰기 전략(갈래별 글쓰기 요령, 고치기)으로 구분하여 책의 제목처럼 글쓰기의 기본기를 가르쳐 준다. 교육용 실용서의 최대 장점은 구성이 잘 되어있다는 점이다. 이런 장점이 예상대로 제대로 구현된 책이다. 대상 독자를 고려하여 이해하기 쉬운 어휘를 사용하여 짜임새 있게 설명하기 때문에 저자가 전달하려는 내용을 정확히 파악할 수 있다.


자신이 궁금했던 분야를 명확하게 정의하고 싶다면 청소년을 대상으로 쓰인 책을 꼭 한 권 이상 정독하는 것은 훌륭한 전략이라고 생각한다. 생각해보면 우리는 ‘글쓰기’를 제대로 배운 적이 없다. 시험을 통과하기 위해 억지로 답을 외운 것뿐이다. 자신에게 필요하고, 하고 싶어 배운 것이 아니기 때문에 금세 잊어버리고 만다. 가장 쉽게 읽을 수 있는 책에서 정확한 정보를 얻을 확률이 가장 높다. 복잡한 구조와 어려운 용어가 남발하는 글쓰기 실용서에 질려있다면, 『글쓰기 기본기』를 손에 쥐고 천천히 읽어나가 보자. 나에게 정말 필요한 것을 정확하게 얻을 수 있다.


#소란 #박연준


또 다른 시선의 발견! 박연준 작가


고독과 사랑을 동시에 느낄  있는 감성을 저자만의 독특한 문체와 어휘로 담아냈다. 남들 몰래 좋은 ,   글이 읽고 싶을 때마다 꺼내 읽고 싶은 책이다. 그리움과 슬픔 그리고 외로움은 같으면서 다른 것이다. 봄이 다가올  겨울은 떠난다. 봄에게 반갑다고 미소 지을  있는 여유는 겨울과의 덤덤한 이별이 있기 때문이다. ‘소란 그런 이미지의 산문집이다.


1월의 책


『직업으로서의 소설가』•무라카미 하루키(현대문학, 2016)
지식/정보 : ★★★☆☆
감동/의미 : ★★★☆☆
재미/흥미 : ★★☆☆☆

독서는 하루키에게 ‘학교’였다. 자신이 하고 싶은 것을 마음껏 탐구할 수 있는 자유로운 영역이자, 자신만의 제도이기도 했다. 독서가 없었다면 그는 아직도 재즈 음악이 흐르는 가게의 주인으로 남았을지도 모른다. 나에게도 독서는 아주 큰 영역을 차지하게 되었다. 책을 사랑한다는 말의 의미를 체감하고 있다고 할 수 있다. 왜 그토록 예전 지식인들이 독서를 강조하고 권했는지 이제 조금은 알 것 같다. 독서가 없었다면 나는 아마 지금 견디지 못하고 다른 사람이 되었을 것이다. 하루키가 독서를 학교에 비유했는데, 나에게 독서는 희망에 더 가깝다.


하루키가 강조한 오리지널. 오리지널이라는 것의 실체는 이를 판단하는 기준에 있다고 할 수 있다. 판단은 스스로 하지 못한다. 독자와 시간의 협업으로만 그러한 판단이 가능하다. 결국 글을 쓰는 사람이 오리지널을 확보한다는 것은 판단이 아니라 실천이다. 일정한 수준의 글을 써내야만 하고, 일정한 분류가 가능한 범위를 확보하기 위해 노력하는 것이 바로 그것이다. 오리지널을 모호하게 추구한다는 것보다 확실한 방법임이 틀림없다. ‘그것이 누구의 것인지 즉시 알 수 있는 것’이라는 말이 와닿는다. 그렇기 때문에 작가는 자신만의 목소리를 갖는 것은 중요하다. 단지 문체만이 아니라 글의 분위기, 추구하는 목적, 글의 소재, 단어의 선택 등 나만의 고유한 특성을 갖춰야 한다. 나한테 가장 잘 어울리는 것으로...



1월의 문장


소설을 지속적으로 써낸다는 것은 상당히 어렵습니다. 누구라도 할 수 있는 일이 아닙니다. 그렇게 하려면 앞서 말씀드린 것처럼 특별한 자격 같은 것이 필요하기 때문입니다. 그건 아마도 '재능'과는 좀 다른 것이겠지요.

『직업으로서의 소설가』에서

지속 가능한 글쓰기는 ‘재능’이 아니라 자격이 필요하다. 글을 쓴다는 것의 의미를 좀 더 깊이 있게 생각할 수 있었다. 한 번 정도는 아니면 몇 번 더 훌륭한 글을 쓸 수 있을지 모른다. 하지만 지속해서 읽을 만한 글을 쓴다는 것은 전혀 다른 영역에 있다고 할 수 있다. ‘재능’이 어떤 성과의 시작에는 영향을 미칠 수 있을지 모르지만 진정한 의미의 전문가가 된다는 것에 재능은 한 요소일 뿐이다. 여기서부터는 일종의 자격이 필요하다고 할 수 있다. 작가로서 갖춰야 할 자격, 그것이 지속 가능한 글쓰기의 본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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