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년 12월의 기록
정말 올해가 다 가버렸습니다. 연초에 새웠던 계획은 다들 이루셨나요? 저는 하려고 했던 것에 반도 이루지 못했습니다. 마지막이라는 핑계로 이리저리 미루다 보니 이번 달은 생각보다 책도 많이 읽지 못했네요. 하지만 새로운 시작이라는 희망이 있기에 다시 출발해 봅니다. 2022년에는 더욱 보람찬 일이 가득 찼으면 합니다. 따뜻한 연말 보내시길 바랍니다.
#기록하기로했습니다 #김신지
기록하면 삶에서 얻게 되는 것들
사랑하는 것들을 기억하기 위해 중요한 것들을 기록해야 한다는 저자는 기록의 소중함과 그 구체적인 방법을 포근하고 따뜻한 문체로 이야기한다. 이렇게 말랑말랑한 자기 계발서는 처음이다. 문장의 수려함이 탁월하다. 꾸준히 그리고 제대로 글을 쓰고 있는 작가임을 단번에 알아봤다. 기록에 관한 딱딱한 조언 대신, 저자 특유의 푸근한 감성으로 기록의 당위성을 설득력 있게 풀어 나간다. 이 책 자체에서 기억하고 싶은 좋은 문장을 많이 만났다. 저자만의 노하우가 배어있는 글감 수집 방법이 자세하게 설명한 챕터는 특히 나의 눈길을 사로잡았다.
#그리스인조르바 #니코스카잔자키스 #재독
알렉시스 조르바의 삶과 행적
‘인생이 무엇인지, 삶의 의미는 어디 있는지, 앞으로 어떻게 살아갈지’와 같은 진지한 고민에 둘러싸여 있는 모든 독자에게 권하고 싶은 책이다. 조르바의 말과 행동은 우리 인생의 다양한 고민거리들을 새롭게 바라보고 헤쳐나갈 힘과 용기를 준다. 이 책의 한 가지 불편한 것은 소설 속에 등장하는 여성들에 대한 남성들의 비인권적인 태도이다. 시대 보정을 고려한다 해도, 아쉬운 부분이다. 하지만 그러한 단점을 포함해도 읽을 가치는 충분한 책이라고 생각한다.
#유한계급론 #소스타인베블런 #재독
Flex의 역사
저자인 소스타인 베블런은 자본주의 폐단의 가장 중요한 적폐 세력으로 유한계급을 주목했다. 이 계급의 특징은 생산활동에 대한 혐오 때문에 노동 면제를 자랑스럽게 여기며, 그들의 소득에서 생존에 필요한 소비 이외의 재화를 경쟁우위를 증명하기 위한 ‘과시적 소비’에 열정적으로 사용한다는 점이다. 이런 ‘낭비’는 자신의 사회적 지위를 실제보다 더 크게 보이게 하려는 목적이 있는데 그것을 위해 그들은 돈, 시간, 에너지를 아낌없이 소비한다. 유한계급의 이러한 특성은 그 사회를 구성하는 공동체 전반에 영향을 미치게 되고, 결국 공동체의 진보와 발전을 지연시키고 방해한다는 것이 베블런 주장의 핵심이다. 책의 구성은 전반부 3개 장은 유한계급의 기원, 정의, 특성에 관한 이론을 설명하는 총론에 해당하며, 후반부는 그 이론과 관련된 세부적인 사례들을 제시하고 있다. 3장 이후는 모두 각론이라고 할 수 있다.
#나도회사다니는동안책한권써볼까? #민성식
책을 쓰고 싶은 사람들에게 권하는 나만의 책 만드는 노하우. 저자가 되고 싶은 직장인들을 위한 내 책 만들기 방법을 하나부터 열까지 자세하게 소개한다.
부동산 회사에 다니던 평범한 직장인이었던 저자는 자신의 직업적 특성을 책을 쓰는 데 활용해보고 싶었고, 수많은 시행착오와 실패를 거듭한 끝에 자신만의 책을 출판하게 되었다. 당당히 자신만의 책을 갖게 된 저자가 책을 출판하는 과정에서 겪었던 생생한 경험을 담백한 문체로 밀도 있게 그려낸다. 회사에 다니면서 책을 만든다는 것은 불가능에 가깝다고 생각할지 모르나 저자는 오히려 회사에 다니는 것이 책을 출판하는데 유리할 수 있다고 강조한다. 저자가 꿈꾸는 독자라면 책을 출판하는 과정을 옆에서 지켜보는 것처럼 흥미롭게 읽을 수 있는 책이다. 이뿐만이 아니라 글쓰기 자체에 관한 방법도 제시하기 때문에 작가를 꿈꾸는 독자들에게 권할만한 책이라고 생각한다.
#하버드글쓰기강의 #바버라베이그
작가 지망생들을 위한 다시 시작하는 작가 수업
작가의 정의를 다시 내릴 수 있었다. 진정한 작가란 실제로 글을 쓰는 사람이지 글에 관해 생각하는 사람이 아니다. 작가란 글에 관해 말하는 사람도 아니다. 진정한 작가란 차례차례 종이 위에 단어를 옮겨놓는 사람이다.
소스타인 베블런의 『유한계급론』
노르웨이 이민자 출신 경제학자의 미국 파헤치기, 인간의 경제활동을 객관적으로 관찰하면 생기는 일. 객관적이라는 말은 관찰의 대상과 적당한 거리를 유지한다는 뜻이다. 주류 경제학과는 여러 가지 사연으로 멀어질 수밖에 없었던 소스타인 베블런은 자신만의 탁월한 시선으로 인간의 경제생활을 자세하게 파헤친다. 이 책을 읽고 있으면 자신도 모르게 통쾌함을 느끼는 독자도 있을지 모르겠다. 하지만 그것은 이 책을 읽는 독자의 감정이다. 솔직히 말하면 '대리만족'에 가까운 감정이다고도 할 수 있다. 다들 알고 있지만 감히 입 밖으로 내뱉지 못 해던 말을 무덤덤하게 하는 글의 필체는 오히려 독자들을 무한한 감정의 소용돌이로 몰아넣는다.
한 남자가 자신의 금력을 다른 남자들의 금력과 차별적으로 비교하여 확인받는 상대적인 성공은 그 남자의 관습적인 행위 목적이 된다.
‘금전 취득의 목적은 재화와 서비스의 소비에서 비롯한다.’는 기존 경제학 전제는 유한계급에게는 적용할 수 없다. 그들은 재산 축적 자체(금전을 취득하는 목적/이유)가 목적이 된다. 그들에게 돈은 수단이 아닌 목적 그 자체라고 할 수 있다. 소유권을 생성시키는 근본적인 동기는 경쟁력이라는 해석은 주류 경제학적 관점을 벗어난 베블런 만의 해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