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거의 제주로부터 현재 너머로의 fusion 그리고 음식
바다를 기반으로 하는 제주사람들의 생활은 늘 자연의 변화에 민감할 수밖에 없었고 삶의 안녕을 비는 마을마다의 성소가 있었다. 주로 큰 신목 아래 본향당이 자리해 있고 본향당 마다 정좌하고 있는 신이 다르고 그 신이 관장하고 있는 일도 다르다.
제주 신화 속에 존재하는 일만 팔천 신들의 이야기를 굿의 사설로 풀어내는 박수와 무녀들의 숫자는 1700년 즈음에 수 천에 이르렀다고 기록되어 있다.
얼핏 생각하기에 겨울에도 푸성귀가 나는 제주에 사는 사람들은 낭만적이고 여유롭게 살았을 것이라 생각할 수도 있겠지만 농사 짓기 척박한 땅에 사는 가난한 土人들에게 잉여생산물은 없었다. 그런 그들이 조선시대에 관에 봉진 해야 하는 공물의 책임은 삶을 짓누를 만큼 막중했다.
이렇게 고된 짐을 진 사람들의 질병과 액운, 이득과 손실, 화와 복 일체를 신에게 물어 답해주는 巫人들 조차 관에서 쓰이는 면포를 납부해야 하는 책임이 있어 그들만의 계를 조직하고 부를 축적해야 하는 원인이 되어 혹세무민 하게 된다고 역사는 기록하고 있다.
이때에 올려지는 특이한 제물 중에 하나는 계란이다.
만약 집에 잇단 화가 계속되면 무당이 점을 쳐주고 묏자리가 나쁘다고 할 경우가 왕왕 있다. 시신에 악신이 붙어 있어 악신이 모르는 적당한 땅으로 옮겨줘야 하는데, 이것을 철리라고 한다. 옮기어 갈 때 빈 묘안에 날달걀을 넣고 흙을 도로 덮고 버드나무를 심는다.
악신이 돌아와 "내 시체가 어디 갔느냐!" 물어도 달걀은 "눈이 없어 난 못 보았다!" 하고 버드나무 가지는 이리저리 흔들려 종잡을 수 없게 하기 위한 방법이라고 한다.
여기서 재미있는 계란 요리를 하나 소개.
데블드에그! 달걀노른자에 악마가 싫어하는 매운 양념을 해서 채우는 애피타이저 음식.
이탈리아에서 유래된 요리로 알려져 있습니다. 부활절 행사에도 달걀을 쓰지요.
동서양을 막론하고 달걀은 눈이 없어도 좋은 염원을 담아 주는 역할을 하고 있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