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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코튼 Aug 31. 2020

<미친, 오늘도 너무 잘 샀잖아> 출간소식

돈은 가끔 나를 겸손하고 부지런하게 만든다


지나가는 말 한마디로 덜컥 독립출판을 시작해서 다 같이 책을 낸 게 작년 9월이다. 취미로 글을 쓰기로 마음먹은 건 그냥 심심해서만은 아니었다. 그림도 못 그리고 운동신경은 꽝인 데다가 산만해서 영화도 거의 안 보는 나는 취미랄 게 없는 나 자신이 좀 별루였다. 좀 별루긴 해도 졸라맨도 못 그리는데 억지로 화실을 다닐 수도 없었고, 친구들이 매년 가자고 꼬시던 스키장은 사실 좀 무서웠다. 그나마 회사에서 있었던 일을 일기로 써서 페북에 올렸더니 반응이 좀 괜찮아서 글을 쓰는 게 낫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글을 써서 관심받는 건 참 짜릿한 일이지만 한 편 쓰는데 품이 너무 많이 들어서 금방 관뒀다. 그리고 돈을 쓰기 시작했다.


돈 버는 건 더럽고 치사하지만 돈 쓰는 건 금방이라 허무할 수도 있지만 그만큼 신속하게 행복해진다. 오늘이나 내일이나 모레나 다 똑같아 보이던 게 왠지 달라 보인다. 오늘 청바지를 사면 내일 청바지가 도착하고 모레는 청바지를 입고 나갈 수 있는 날이 되니까~! 남들보다 성장이 더딘 탓에 7부 바지를 사면 9부 길이로 딱 맞던 나는 운명의 키작녀 청바지를 만나고 깊은 환희에 빠졌다. 아 머야. 내 다리 7부 아니었자나. 그러다 문득 그런 마음을 남기고 싶어 졌고 뭐 그런 합리화 속에서 돈을 물 쓰듯이 쓰고, 글을 돈 쓰듯이 쓰며 흥청망청 하루를 보내다가 덜컥 출간 계약을 하게 됐다.


대책 없는 소비생활과 그 소비를 빌미 삼아 뻔뻔하게 살아가기. 그렇게 나온 책이 바로 <미친, 오늘도 너무 잘 샀잖아>다. 제목이 좀 자극적이지만 너무 내 얘기라 할 말이 없다. 단독 출간은 처음인지라 촌스럽게 마지막의 마지막까지 번복을 거듭했지만 애석하게도 오늘부터 예약판매가 시작돼서 더 이상의 번복은 불가능하게 되었다. 어제나 오늘이나 내일이나 다 똑같이 느껴지는 사람들이 있다면 추천한다. 자꾸 하품하지 말고 얼른 이 책을 사자. 그럼 오늘은 책 산 날, 내일은 책 출발하는 날, 모레는 책 읽는 날이 된다. 읽다 보면 잼나서 저절로 집콕 가능. 절체절명의 위기, 사회적 거리두기 3단계 만을 앞둔 이 시점에 책 좀 읽다보면 거리두기는 식은 죽 먹기 아닌가요?!


사실 이 모든 것이 가능했던 건 역시 브런치 덕분이다. 브런치가 없었더라면 출간 제안도 받지 못했을 것...!


* 브런치에 올린 글과 새로운 원고를 가득 모아 한 권의 책이 되었습니다. 오래전부터 읽어주신 분들은 낯익은 제목도 있으시겠죠?! 그동안 브런치에 자주 못 와서 아직까지 구독자분들 중 몇 분이나 저를 기억하실지 모르겠지만 단 한 명이라도 궁금해하다 돌아가는 일은 용납할 수 없기에 입맛에 맞는 서점 있으실지 굴비처럼 엮어보겠습니다. 아무쪼록 많은 관심 부탁드려요!



<목차>

프롤로그 : 세상에 나쁜 쇼핑은 없다

- 쇼핑에 서툰 당신에게

- 일찍 일어나는 새가 마스크를 살까

- 막걸리, 누가 만들어야 하는가

- 밀레니얼 시대에 빵 사기

- 안 맞으면 저한테 파세요

- 치킨에도 진심은 통한다

- 덕후에게 제일 중요한 것은 일코다

- 하루를 여유롭게 마무리하는 방법

- 천안 명물 튀소 호두과자 제대로 주문하는 법

- 습관성 잠옷 구매자의 변명

- 서른에는 서른 파티!

- 오뚜기 떡라면과 비장의 필살기

- 그 많던 설 상여는 어디로 갔을까

- 쇼핑왕이 되려는 자, 그 무게를 견뎌라

- 대리니까 대리코트!

- 을지로는 호락호락한가

- KTX 특실 와플과 짬뽕 오징어

- 완벽한 식사의 조건

- 술집계의 배산임수를 떠나보내던 날

- 중고나라, 이 시대의 긴하진순들을 위한 특효약

- 토이 스토리 개봉에 대처하는 자세

- 삼십 대의 미용실

- 막걸리 마실 때 중요한 것들

- 회사에 가기 싫을 때는

- 장기근속의 꿈

- 작가의 냉면

- 냉장고를 믿지 마세요

- 이모티콘 월드컵

- 점심이란 무엇인가

- 완벽한 아이디를 만나는 가장 확실한 방법

- 대가 없는 선의란 존재하는가

- 내 마음의 옥탑방

- 양말을 좋아하는 이유

- 나를 사랑하지 않는 아기들에게

- 실패한 위로의 역사

- 너는 나의 설마

- 돈을 써야만 글 쓰는 사람

에필로그 : 글을 쓴다는 핑계


* YES24

http://www.yes24.com/Product/Goods/92275076?pid=157529

* 인터넷 교보문고

http://www.kyobobook.co.kr/product/detailViewKor.laf?ejkGb=KOR&mallGb=KOR&barcode=9791190313483

* 알라딘

https://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K742632921&start=pnaver_02

* 인터파크 도서

http://mbook.interpark.com/shop/product/detail?prdNo=338042087

* 영풍문고

http://www.ypbooks.co.kr/m_detail_view.yp?code=101048455&gubun=N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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