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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Coudinky Nov 26. 2017

진정한 여행이란 무엇일까요?

우린 다양한 곳으로 여행을 하고 있지만 우린 진정한 여행을 하고 있을까요




chapter #1

여행을 너무 많이 다녔거나, 가고 싶은 곳이 없다며 한탄하는 사람은 흔치 않습니다.  평일날 친구들과 함께 하며 여행에 관한 수다를 떨다 보면 누구랄 거 없이 서로 경쟁하듯 아직 가보지 않은 먼 곳을 향한 여행의 환상을 키워가죠. 혹시 그곳을 갔다 온 친구가 있다고 하면 그 장소가 어디인지 그리고 영웅담 같은 그의 여행기에 귀를 귀 울리며 당장 스마트폰에 그 장소를 저장하고 언젠가 그곳을 가보리라는 다짐을 하곤 합니다. 이러한 행동들은 우리의 방랑벽에 불을 지피는 것이며 여행의 스릴을 안겨주는 것이기도 합니다.













chapter #2
이건 어디까지나 개인적인 생각이지만, 미지의 세계에 접근할 때면 상상력은 그 기대감 덕분인지 머릿속에서 총천연색으로 부풀어 오르게 됩니다. 그리고 나서 목적지에 도착한 뒤에는 주변의 새로운 환경을 해석하느라 감각에 과부하가 걸리는 것처럼 짜릿한 느낌을 주기도 합니다. 이날은 특별히 하루가 더 길게 느껴지고, 늘 하던 대로 텐트를 치고 테이블 및 의자를 펼치는 등 사소한 일들조차도 두드러져 보이고, 사고는 명확해지고, 에너지는 끓어오르게 됩니다. 이렇게 미지로의 여행은 일상의 습관을 떨구어내면서 미처 알지 못했던 자신의 일면(一面)을 발견하게 해줍니다.










여행을 하면 종종 자신을 더 잘 알게 되었다는
풍요로운 느낌을 안고 집으로 돌아옵니다.


chapter #3
여행을 향한 인간의 갈망은 낯선 환경에 적응 또는 정복이라는 목표가 자리를 잡고 있다고 합니다. 이러한 여행에 대한 부흥에 맞추어 현대 사회의 젊은 세대들은 부대 사항이 포함된 리조트 수영장에서 근사한 파티를 즐기는 대신 산이나 강이 있는 자연 속에서 보다 깊은 풍요로움을 얻고 싶어 합니다. 그러한 풍요로움은 그들이 자연 속 또는 여행을 통해 뭔가 배우고 성장했다는 느낌을 찾게 해주기 때문입니다.














chapter #4
여행을 현실로부터 잠깐 도피할 기회로 보는 대신, 귀중한 인생의 경험으로 여기는 여행객은 무의식적으로 몰입할 수 있는 여행이야 말고 성공적이라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대부분의 친구들이 개인적인 의미 있는 경험을 좇으며 깨달음을 얻고자 하지만, 여행을 기록으로 남기는 것이 여행 자체만큼이나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꽤 많은듯합니다. 그러한 기록의 매체인 최신 기술을 이용하는 이유는 여행을 자랑하기 위해서라고 합니다. 앞서 말한 대로 무의식적인 몰입의 여행 또는 의미 있는 경험의 여행이기보다 여행을 끊임없이 소셜미디어를 통해 기록하는 행동은 무척 아이러니하다는 생각을 합니다. 

어찌 보면 우리가 생각하는 여행은 보편적인 세상과 잠시 단절되고픈 욕망에서 시작된 것임에도 불구하고 휴가 기간 동안 거의 대다수의 사람들이 소셜미디어를 통해 자신의 경험을 공유하고 매일 피드를 업데이트하며 자신의 기록을 남기느라 바쁜 나머지 정작 여행을 제대로 음미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chapter #5
전자장비에 집중할 때는 분명 주변 환경에 주의를 기울일 수 없을 겁니다. 여행은 쉬는 시간이 중요합니다 그저 앉아서 즐길 거리 없이 가만히 생각에 잠기는 것 그리고 이곳에 집중하고 습관적으로 전자기기를 들여다보는 대신 꼭 필요할 때에만 사용하는 것이죠. 하지만 대세와 마찬가지인 
소셜미디어(인스타그램 또는 여행 블로그)는 우리에게 좋든 싫든 여행의 행동 양식뿐 아니라 여행객의 여행 전반에 영향을 주고 있는 것은 사실입니다.

뭔가를 발견한다는 건 지극히 인간적인 경험이었습니다 우연히 만난 사람이 자기 친구네 도시에 멋진 곳이 있는데 휴가를 가보면 어떻겠냐고 권하는 식으로요 예전에는 아는 사람을 통해 이런 정보를 얻곤 했지만, 이제 인터넷 때문에 이처럼 인간적인 요소는 한편으로 밀려나게 되었습니다. 기술은 분명 우리에게 여러 가지 흥미로운 이득을 가져다주지만, 우리가 소위 '진정한 경험'을 가짜로 만들고 있는 건 아닌지 한편으로는 생각해 볼 필요가 있는 듯합니다.











chapter #6
어느 날 우리가 알고만 지내왔던 비밀의 장소 혹은 사람의 흔적이 적은 우리만의 장소를 널리 알려지게 되면 자기도 모르게 발끈하게 됩니다. 이것은 인간 본연의 본성과 마찬가지이며 누구나 자신이 아끼는 장소를 보호하려는 경향이 있기 때문입니다. 한편으로는 소셜미디어를 통해 자칫 애정을 드러내기만 하면 애정 하는 장소가 다른 여행객에게 '유행을 놓치지 않는' 듯한 이미지를 원하는 뭇 여행객의 서슬 퍼런 눈에 반드시 띄게 됩니다 그렇게 되면 그곳은 의도치 않은 인파에 흽쓸리게 되며 결국 우리가 알던 애정 하는 장소의 변질마저 일어나기 때문입니다. 정말이지 마음의 평화를 산산조각 낼 수 있으니 한 번쯤 생각해 볼 문제이기도 합니다













chapter #7
또한 요 근래에 시도 때도 없이 몰려오는 관광객들의 몸살에 그 지역 북촌이 몸살을 앓고 있다는 투어리스피케이션 이슈인 
 (https://goo.gl/wugtbd)에도 우리가 알고 있듯이 우리는 어떤 장소를 소셜미디어에 올려 공유함으로써 누가 이득을 보고 누가 피해를 입을지 생각해보라고 말하고 싶습니다. 그저 여행객이 자신의 평판을 올리고 페이스북이나 인스타그램에서 더 많은 '좋아요'를 얻기 위해 공유하는 건 아닐까? 이름이 알려지고 많은 관광객들이 방문하게 되면 현지 공동체가 득을 보게 될까? 그런 것들을 이젠 생각해 봐야 할거 같습니다. 













chapter #8

여행은 타인과 연결해주고, 함께 이야기를 나누고 우리가 알지 못했던 새로운 가르침을 줄 사람들과 이어 주기도 합니다. 더 넓은 맥락 안에서 자신을 이해할 수 있는 능력을 키워주고, 애초에는 상상 속에만 있던 것을 발견하게끔 해줍니다. 여행에 얽힌 최신 기술 또는 소셜미디어에 범람하는 정보들은 지금껏 꿈꾸기만 했던 모험을 실제로 겪을 수 있도록 도와줍니다. 하지만 이것들은 또한 근본적인 여행의 갈망에 집중하지 못하도록 훼방 놓는 요소가 될 수도 있습니다. 기술 또는 소셜미디어의 정보들은 엄청난 힘을 지니고 있으며 유용하지만, 어디까지나 이것들은 단순한 도구에 불과합니다. 기술 또는 소셜미디어들은 여행에 어떤 영향을 미칠 것인가는 오로지 본인 자신이 취향에 달려 있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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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딩키 (coudinky) - '그대 설레임으로 물들다'

저는 캠핑, 사진, 오래된 물건의 가치를 중요시하며, 책상 위 향이나 창가의 풍경처럼 일상의 감각을 깨우는 소소한 물건들까지 사랑하는 사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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