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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마음만은방랑자 Aug 06. 2016

[영화행간읽기]달라스 바이어스 클럽

"인생은 한 번 뿐이에요."

Ⅰ.

달라스 바이어스 클럽은 데몰리션을 본 후 장 마크 발레 감독의 작품을 마스터해야겠다는 생각에서 두 번째로 보게 된 작품이다. 무려 아카데미 남우주연상과 남우조연상을 가져간 이 작품은 매튜 맥커너히와 제니퍼 가너, 자레드 레토가 출연한다. 매튜 맥커너히가 나오는 영화는 일단 믿고 보는 경향이 있지만 포스터의 이미지와 아카데미라는 단어가 붙었다는 점은 망설여지게 되는 요인이 되었고 결국 이제서야 보게 되었다.


Ⅱ.
<데몰리션>을 통해 본 장 마크 발레 감독의 작품은 끔찍하게 조용하고 잔잔하다. 작품의 내용과 등장인물들의 감정선에 온 신경이 집중되게끔 장치를 한다. <달라스 바이어스 클럽>도 마찬가지이다. 주인공의 머리 속에서 들리는 소리에 신경이 곤두서게 되고 매튜 맥커너히의 중저음 목소리가 영화를 가득 메운다. 배경음악은 최대한 절제해서 필요한 곳에만 넣거나 라디오나 바에서 나오는 음악으로 대체했다.   


Ⅲ.
론 우드루프(매튜 맥커너히)는 남성적인 인물로 술과 여자, 투우를 좋아한다. 어느날 전기공으로 일하는 그는 감전되어 병원으로 옮겨진다. 그곳에서 예상치 못한 진단 결과를 의사에게 듣는다. 바로 HIV, 즉 에이즈에 양성 반응이 나온 것이다. 그에게 주어진 삶은 30일. 여기까지는 영화 <버킷리스트>와 비슷할 것으로 예상했다. 하지만, <버킷리스트>의 주인공과 론 우드루프와는 차이가 있다. 삶에 대한 의지의 차이이다. 론 우드루프가 어떤 방식으로 자신의 삶을 되찾기 위해 투쟁하고 에이즈와 FDA를 상대로 싸우는지가 영화의 대략적인 줄거리이다.


Ⅳ.
매튜 맥커너히의 연기는 소름이 끼친다. 이미 <링컨차를 타는 변호사>와 <더 울프 오브 월 스트리트>에서 연기력을 증명한 그는 <달라스 바이어스 클럽>에서도 관객이 영화인지 실제인지 헷갈리게 만드는 연기를 선보인다. 절망에 빠져 우는 론 우드루프를 보면 그 슬픔과 절망이 그대로 전달된다. 자레드 레토 또한 <수어사이드 스쿼드>에서 조커를 맡을만큼 연기력이 뛰어난 배우이다. 절대 쉽지 않은 에이즈에 걸린 게이 레이언 역할을 완벽하게 해냈다.



론 우드루프는 처음에는 의사의 말을 부인한다. 자신의 게이가 아니니 에이즈에 걸릴리가 없다며 화를 낸다. 그는 도서관에 찾아가 에이즈에 관해 조사한다. 혈관을 통한 약물주사와 콘돔 없이 한 성관계를 통해서도 에이즈가 걸릴 수 있다는 것을 안 그는 결국 자신이 에이즈에 걸린 것을 인정한다.


그는 에이즈로부터 살아남기 위해 자료조사를 하고 자료에 나오는 약물을 어떻게 구하는지 의사에게 묻지만, 의사는 FDA에 승인나지 않은 약물은 줄 수가 없다고 한다.


그는 친구들로부터도 버림받는다. 친구들은 그를 게이라고 하고 에이즈가 단순한 접촉을 통해서도 전염되는 병으로 오해한다. 그는 외로운 싸움을 혼자 해나가야 한다.


우연히 바에서 마주친 병원 청소부를 통해 임상 시험 중인 AZT를 거래하게 되고 그는 검증되지 않은 약을 복용하면서 술과 마약을 계속한다. 어느날 청소부는 약이 떨어졌다며 약 대신 멕시코 의사의 주소만 알려준다. 그는 속았다며 주먹을 휘두르지만 쓰러지고 병실 침대에서 깨어난다. 그는 거기서 병실을 같이 쓰는 레이언(자레드 레토)을 만난다. 게이인 레이언은 AZT 임상 시험 때문에 병원에 입원했다.  



그는 한적한 곳에 가 자살을 하려하지만 권총을 쥐고서 울기만 한다. 그는 차마 스스로 포기할 수가 없다. 결국 청소부가 건내준 쪽지에 적힌 멕시코 의사의 주소를 찾아가고 그곳에서 AZT가 자신에게 도움을 주는게 아니라 독임을 알게된다.



론은 면허가 취소된 의사가 건내는 DDC와 펩타이드T를 포함한 새로운 약을 받게된다. 이 약들은 미국에서 허가가 안 난 약품들이다. 결국 약의 효능을 본 그는 대량의 약을 미국으로 가져간다.   



약을 판매하기 시작한 론. 타겟은 게이들이다. 하지만 그의 판매 전략은 먹히지 않는다. 그런 그에게 레이언이 찾아온다. 그는 게이 판매망을 가진 레이언과 손을 잡는다.  



그는 약을 파는 데에서 그치지 않고 멤버십의 형태로 장사를 한다. 달라스 바이어스 클럽의 탄생이다. 한편, AZT는 에이즈 치료제로 FDA의 승인을 받지만 환자당 비용이 매년 만 달러에 이르는 어마어마한 가격으로 팔리게 되었다. AZT의 제약회사인 에보넥스는 주가가 20퍼센트가 오르는 등 돈 방석에 오른다.



우연히 마트에서 친구를 마주친 론은 레이언을 게이라고 욕하는 친구를 혼내준다. 여기서 그의 태도에 변화가 보인다. 게이를 호모라고 부르고 레이언에게 멀리 떨어져 앉으라고 했던 그도 레이언을 한 명의 사람이자 친구로 대하게 된다.


장기적인 영향도 모르는데 이건 무책임해요.
이 사람들은 언제 죽을지 몰라.
장기적 영향같은 건 없다고.

 
이제 약은 안 팔아요.
공짜로 나눠주는 대신 회원권을 팔겁니다.
한 달에 400달러만 내면 약은 원하는 만큼 줘요.
웰컴 투더 달라스 바이어스 클럽.
내 약은 내가 결정해
그런 결정은 의사에게 맡기세요.
내가 당신들 기니피그인 줄 알아?
하고 싶은 대로 하면서 살아야죠.
인생은 한 번 뿐이에요.

"생명의 위협을 받는 환자들이 불법 약물의 유혹에 노출되면 안 됩니다."라며 1987년 FDA는 새로운 규정을 발표한다. 이로 인해 의사의 처방을 받은 사람만 약물을 구입할 수 있게 되면서 론의 사업은 불법이 된다.


레이언은 부자인 아버지를 찾아가 자신이 에이즈에 걸렸다고 고백하고 론을 돕기 위해 돈을 부탁한다. 론에게는 생명보험금이라고 하면서 돈을 주고 론은 진심으로 자신을 위하는 레이언과 포옹을 한다. 그가 레이언을 진정한 친구로 받아들이는 내면의 변화가 보인다.



넌 살인자야!
네가 의사야?
저 사람 말을 듣지마요! 사람 죽이는 의사요.


레이언은 쓰러져 병원에 가고 결국 숨을 거둔다. 론은 멕시코 병원에서 나비들과 조우한다. 레이언의 죽음을 암시하는 장면으로 보인다. 레이언의 죽음을 알게된 론은 의사에게 화를 낸다. 친구로써 레이언을 진정으로 사랑했던 론이다. 창녀를 불러보지만 그는 슬픔을 이길 힘이 없다. 그가 슬퍼 흐느끼는 장면은 보는 이로 하여금 가슴을 아프게 한다. 짧지만 깊은 울음이다.  



레이언의 의사이자 친구였던 이브 또한 그를 잃은 슬픔과 현실에 대한 분노로 벽을 망치로 부순다. 그녀는 증상이 없는 HIV 환자에게 AZT를 최소 용량만 투여하라고 한다. 더불어 그녀는 달라스 바이어스 클럽의 전단지를 병원에 두고 이로 인해 사직 권고를 받게된다.



당신은 약 장수일 뿐입니다. 여기서 나가주세요.
약장수?
당신이야말로 빌어먹을 약장수야.
사람들은 죽어가는데 당신들도 못 찾은 약을 내가 찾아내니 겁이 났겠지.
일상이요? 그런 건 없어요.
사실 나는 그리워요.
시원한 맥주 마시고 로데오도 하고
여자랑 춤추러도 가고요. 애도 갖고 싶어요.

그는 지방 법원에서 FDA를 상대로 소송 재판을 하게 되고 결국은 법적 근거 부족으로 패소하게 된다. 집으로 돌아간 그를 기다리는 것은 외로운 슬픔이 아닌 친구들의 박수소리이다. 그의 권리에 대한 자신의 생명에 대한 싸움, 투쟁이 사람들을 감동시키고 그는 패자가 아닌 인생의 승자가 된 것이다. 재판 후에 FDA가 론이 펩타이드 T를 개인적 치료 목적으로 사용하게끔 허락했다.   


그러나 약자를 무시하고 안전한 약물도 인정 안 하는
FDA의 이기적인 정책에 본 법정은 상당히 불쾌합니다.
사람을 보호하는 것이 FDA의 목적입니다.

그는 로데오에 서게 되고, 황소 위에 올라탄다. 그의 손은 밧줄을 꽉 움켜쥐고 주먹은 다부지다. 그의 삶에 대한 의지를 엿볼 수 있는 장면이다. 로널드 우드루프는 결국 HIV 진단 7년 만인 1992년 에이즈로 사망했다. 30일을 살거라 했던 의사의 말을 비웃는 결과였다. 론의 일상에 대한 그리움을 쫓는 그의 소망과 투쟁으로 그는 7년을 더 살아냈다.


영화는 우리에게 한 가지 교훈을 던져준다. 간단하고 명료한 메시지. '삶을 포기하지 마라. 삶의 끈을 움켜잡고 싸워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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