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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마음만은방랑자 Jul 23. 2016

배 부른 누나가 놀러 오다.

<오늘도 소소한 하루#1>

 누나는 곧 출산을 할 예정이다. 10월이 출산 예정일이다. 당진에 사는 누나와 매형을 본 지는 거의 4개월만이다. 그 때 당시 가족에게 임신을 통보했던 누나였다. 그 때는 티가 전혀 나지 않았는데 지금은 배가 잔뜩 불러서 내 눈 앞에 나타났다. 신기할 뿐이다.




 엄마는 누나 내외가 온다고 묵도 만들고 이것저것 만드시더니 막상 누나 내외를 보자 밖에 나가서 먹자는 말씀을 하신다. 집에서 음식 만드시는 것을 좋아하시는데 날씨 때문일까 외식을 하자고 하신다.



 '오리사냥'이라는 곳을 가서 오리꼬치구이를 먹었다. 양꼬치처럼 꼬치가 돌아가게끔 해놓았는데 우리 가족은 잘 만들었다면서 우리끼리 사장님을 열심히 칭찬한다. 오리는 오리 형태는 알아볼 수 없을만큼 단순한 형태로 꼬치에 매달려 열심히 땀을 뺀다. 나는 돌아가는 것을 마냥 쳐다보다가 옆 트레이에 올라오자마자 젓가락을 휘둘러댔다. 담백하구나. 



 저녁 식사를 마치고 마트에 갔다가 집에 돌아가는데 비가 억수로 쏟아지기 시작했다. 차 앞쪽 창으로 아무거도 보이지 않았다. 누가 하늘에 구멍이라도 뚫어놓은 듯 했다. 우리 가족은 한껏 긴장했다. 와이퍼는 분주히 움직였지만 힘에 붙이나보다. 열심히 무능함을 좌우로 증명해댔다. 무사히 집에 도착했을 때는 언제 그랬냐는 듯 비가 그쳐버렸다. 


 
 배가 부른 누나는 거실에 누워있고 매형과 나는 맥주 캔을 비워낸다. 그러다가 아버지께서 스카이프를 하셨고 우리 가족은 열심히 노트북을 사이에 두고 대화를 나누었다. 아버지께서는 계속해서 웃으셨다. 



 티비 앞에서 시간을 보내다가 이제는 다들 잠자리로 돌아갔다. 배가 부른 누나가 마냥 신기한 나는 조카가 세상에 나왔을 때 얼마나 신기해할까. 누나가 엄마가 된다니. 세 달 후면, 조카가 생긴다니.. 시간이 부린 마술에 두 눈 뜨고 당한 것 마냥 어리둥절하다. 건강하게 태어나다오 조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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