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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마음만은방랑자 Jul 27. 2016

눈물에 대한 고찰

오늘도 소소한 하루#2

요즘 들어 눈물이 많아졌다. 눈물샘이 고장났나보다. 로버트 드니로와 앤 해서웨이가 주연한 영화 '인턴'을 이제서야 봤는데, 이런 잔잔한 영화를 보면서 눈물이 눈가에 끌어올랐다가 들어갔다. 왠만큼 슬퍼서는 눈물이 안 나서 감정이 메마른 사람인줄 알았는데 스스로에게 놀랐다. 


오늘도 밥을 먹으면서 티비에서 해주는 '국제시장'을 봤다. 한참 흥행할 때는 영화를 잘 안보고 이렇게 뒷북을 쳐댄다. 처음 시작부터 울다가 웃다가 아주 난리도 아니었다. 


문득 눈물에 대해서 생각이 뻗쳤다. 참 내 정신은 가끔씩 엉뚱한 곳으로 길을 헤매곤 한다. 살아가면서 눈물을 가끔 흘리면 좋다. 옛말에 남자는 나서 세 번만 우는 것이라고 했다. 태어날 때, 부모님이 돌아가셨을 때, 나라가 망했을 때였던가. 남자가 울 일은 생각보다 많지 않나싶다. 간단한 예로, 중요한 부분을 축구공으로 맞았을 때를 생각해보라. 눈물이 안나오고 베길까.


눈물은 여러가지 기능이 있다. 그 중에서도 감정을 차분하게 해주고 복잡한 생각을 잠시나마 멈추게 해준다. 물론 개인차가 있겠지만 나의 경우에 있어서는 그렇다. 눈물은 새로운 감정의 도화지를 만들어준다. 문득 지우개똥이 생각났다. 눈물을 흘리는 것은 지우개로 감정의 도화지 위에 어지럽게 그려져 있는 잘못된 그림들을 지우는 행위이다. 눈물은 지우개똥이다. 다 지우고 나면 우리는 지우개똥을 치우고 조금은 더럽지만 새로운 그림을 그릴 공간이 생긴다. 화를 냈던 이유도, 스트레스도, 그 어떤 슬픈 생각도 지워진다. 

자 그럼 이제 눈물을 참지 말고 가끔 흘려보도록 하자. 부정적인 감정들과 생각들로 가득찼을 때 슬픈 영화를 틀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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