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교환학생2018_나가사키여행上

나가사키 짬뽕 먹으러 나가사키로

by 시골쥐 아무개

본 글은 2018년, 글쓴이가 모 포털사이트에 교환학생 생활 중 썼던 포스팅을 가져온 글입니다.

어린 나이에 쓴 글이라 다소 어리숙하고 지금과 다른 가치관과 생각을 가져 지금의 제가 보아도 어색하기 그지없는 글이지만 나누고 싶어 가지고 왔습니다.



2018. 10. 31. 23:17의 글





드디어 유학생 다운 블로깅의 때가 왔다.
10월 26일부터 10월 28일까지 나가사키에 갔다
여행은 그 주 수요일에 갈...까? 하다
목요일에 가자! 라고 결심을 했기 때문에 여러가지로 급박했다.

그런데 이상하게 여행 주가 무지무지 바빴다.
한국인 교수님을 도와 여기저기 참여하고 발표하고 그에 대한 준비를 하느라 여러가지로 촉박했다.
그러던 와중에도 일단, 버스 예약, 숙소 예약, 군함도 선박 예약 전부 마쳐놨다.
그런데,
여행 전 날
핸드폰이 개박살이 났다.






여행 전 날.
여행 당일 아침에 7시 25분 쯤 출발할 예정이라 아침을 못먹겠구나(7시 30분 부터 아침) 싶어서
미리 수퍼에 주먹밥을 사러 가는 길에, 전철길을 지나 가는데 갑자기 뎅뎅뎅 소리가 들리는 것이다.
그래서 당연히 기다려야겠다 하고 멈췄는데 안전바가 내려가지 않고 사람들이 그대로 길을 건너는 것이다.
그래서 건너도 되나보다! 하고 후다닥 뛰어서 길을 건넜는데 바지주머니에 아슬아슬하게 넣어놨던 핸드폰이 그대로 아스팔트 바닥에 내동댕이 쳐졌다.

그때까진 당연히 괜찮을 줄 알았다.
왜냐하면 늘 그래왔으므로 .그렇게 장 보고 집으로 돌아가는 길에 시간을 확인한다고 핸드폰을 켰는데
얼라리..
핸드폰 화면이 치지직거리면서 보이지 않는 것이다.
와, 이건 진짜 X댔다.


그대로 나는 숙소로 돌아와서 핸드폰을 찰쌀찰싹 때리거나 매트리스에 던지는 등 온갖 충격요법을 줘서
핸드폰에게 CPR을 했다. (그것이 핸드폰을 더 죽이는 일이다...)
핸드폰은 여전히 안됐고, 나는 내일 나가사키로 가게 되어있고 모든 일정은 짜여졌는데
이대로 여행을 포기해야 하나 하고 절망하고 있었다.
게다가 유심칩이 3일 전에 온 상황이었는데!!

그런데, 당시 그 절망적인 상황에 린이 옆에 있었다.
집에 오는 내내 나는 나중에 생각하자며 걱정을 저 멀리 미뤄놨는데 린이 어쩌냐며 나보다 더 걱정을 해줬다.
그러더니 선뜻 자신의 아이패드를 나에게 빌려줬다.
그러고는 나가사키 도착하면 연락하라며 본인 WECHAT 계정이랑 메일이랑 다 알려줬다.
정말 미안하고 고마워서 우물우물 거리다 그대로 눈물이 나올 뻔 했다.
유학와서 처음으로.

이 친구 진심이구나 하는 생각이 확 들었다.



그리고 여행 당일.

린은 7시 25분에 일어나 나를 꼭 안아주면서 잘 다녀오고
다음엔 같이 가자며 배웅해줬다.

내 유학생활의 가장 큰 득은 린이라는 친구를 만난 것이 아닌가 싶다.
그렇게 나는 린의 아이패드와 린의 마음과 함께 여기는 린이 참 좋아했을 것 같은데 라는 생각도 하며
여행했다.


부디 다음 여행은 린과 함께하길 바라며.
나의 첫 일본 여행, 나가사키 여행을 기록해 본다.





2018.10.26
나가사키 도착





�나가사키 역-데지마-나가사키 국립 미술관-오우라성당-글로버정원-숙소

아침 7시 25분에 기숙사에서 나왔다.
기숙사 앞 다자이후 역 기차가 7시 32분 출발이었고, 그대로 텐진에 도착해서
텐진 터미널에서 나가사키 터미널로 갈 예정이었다.
일본에서 고속버스는 처음 타봐서 여러모로 많이 긴장했었다.
핸드폰도 안되는 상황이었고



DSC01922.JPG?type=w773 텐진 버스터미널

하지만 어딜 가나 안내 센터는 있고 그 분들은 나 같은 사람들을 위해 일하고 계시기 때문에
그냥 주저 없이 물어보면 된다.

참고로 텐진 버스터미널에 한국어 가능 직원분이 계신다.

나 같은 경우엔 잘난체 해보자면 일본어로 의사소통이 원활하기 때문에
여행내내 길을 묻는 것에 대해서 큰 문제는 없었다.


image.png?type=w773 린에게 받은 빵과 룸메에게 받은 바나나




아침 6시, 해도 거의 뜨지 않은 시간에 일어나서 내키지도 않은 주먹밥을 먹으면서
핸드폰 걱정을 하다 보니 지쳤는지 버스는 타자마자 그대로 골아떨어져서
아무기억이 나지 않는다.
그대로 8시 35분 버스를 타 2시간 조금 넘게 달려서 10시 49분에 나가사키에 도착했다.



image.png?type=w773





도착부터 막막했다.
원래 일정이라면 데지마였다.
고등학교 때 동아시아사를 배울 때 몇 번 들은적이 있는 곳이라 항상 궁금했던 곳이었다.
그래서 가기로 결정했었다.


image.png?type=w773 나가사키 터미널





일단 조금 절절매다가 안내 센터에 가서 나가사키 노면전차 원데이 패스를 사는 곳과 데지마로 가는 길을 물었다.
그리고 그대로 500엔을 주고 원데이 쿠폰을 사서 데지마로 향했다.

그런데,
전차를 타러 가는 길로 가는데 내 앞에 할머니가 발을 삐끗하시더니 그대로 확 넘어지는 사고가 있었다.
나이가 꽤 많이 보이셔서 괜찮으시냐며 물어보는데
힘겹게 일어나시더니 "이 나이가 되면 ~~~ 그래요 (잘 안들렸음)" 하면서 다시 갈 길을 가셨다.
정말 나가사키에 도착하자마자 무슨일인가 깜짝놀랬다.



image.png?type=w773 철로에 정기적으로 기름칠을 하는 듯했다






아무튼,
데지마는 그대로 데지마 라는 역에서 내리면 바로 코 앞에 있었기 때문에 큰 문제 없었다.
문제는 였다.
전차에서 내리자 비가 왔다.
비는 전 날 일기예보를 보고 알 고 있어서 우산을 가져왔고 방수 바람막이를 입고 와 만반의 준비를 해놨던 터였다.
하지만 데지마 건물은 신발을 벗고 들어가는 곳이 몇군데 있었다.
그럴 땐 좀 성가셨다.


image.png?type=w773 우중충한 하늘


데지마는 생각보다 정말 별거 없었다.
그냥 당시는 인공섬이었지만 지금은 매립이 되어 크게 섬처럼 보이지 않아서 당시의 모습은 거의 없는 느낌이다.

image.png?type=w773 그 때의 모습이 조금은 보이는 모습




image.png?type=w773



image.png?type=w773




image.png?type=w773


image.png?type=w773



image.png?type=w773




image.png?type=w773 데지마는 윈도우 xp를 쓰는 걸로...
image.png?type=w773 호화롭게 살았구나 싶었다




일본풍의 다다미 방에 꾸며진 서양식 다이닝 룸이 이상하게 조화로워 보였다.


image.png?type=w773 역시 도서관은 식당보다 작아야한다




image.png?type=w773 나홀로 여행자는 이렇게 사진을 찍는다




image.png?type=w773



건물 안은 당시의 모습을 조금 씩 재연해놨지만 그냥 그렇구나 했다.
그런데 갈 때 때마침 당시 사용하던 자기 전시회가 있어서 그건 참 볼 만 했다 했다.
디테일이 어마어마 했고, 지금 내놔도 정말 예쁜 자기들이었기 때문이다.


image.png?type=w773




그렇게 자기들데지마 구경을 하고 바로 점심을 먹으러 갔다.
데지마에서 5분 정도 걸으면 있는 永楽苑
어쩌다 블로그에서 찾아봤는데 값이 싼데다 맛있다는 얘기를 듣고
데지마 안내센터에다 물었더니
그 곳 센터 직원 아저씨께서 아주 손발 다 써가시면서 신나게 설명해주셨다.
본인도 싸고 맛있어서 자주 간다고.
관광객들이 가는 곳이 아니고 현지인들이 가는 숨겨진 맛집이라고.


image.png?type=w773 데지마에서 약 3분 거리



그렇게 아저씨의 친절한 설명덕에 금방 永楽苑에 도착했고
바로 나가사키 짬뽕을 시켰다.
그러고 보니 나가사키에서도 나가사키 짬뽕이라고 하는지 그냥 짬뽕이라고 하는지 물어봤어야 했는데
여튼 주인 아주머니는 한국에서 온 유학생을 엄청 니혼고 페라페라(일본어 잘한다)라며
이것 저것 많이 물어봐주셨다.
핸드폰이 박살 났다고 하니까 본인은 지도에 약하다며 주방장 아주머니를 부르셔서
다음 행선지인 나가사키 현립 박물관 길을 알려주셨다.

image.png?type=w773 정말 어마어마하게 맛있었던 짬뽕이 단돈 600엔



짬뽕은, 정말 밋있었다.
그냥 최고였다.
하얀 스프였는데 조개나 양배추, 숙주, 어묵 등이 들어가 식감이 정말 좋았고
국물은 깔끔했다.
느끼하지 않을까 했는데 괜한 걱정이었다
정말 담백하고 살짝 불맛이 돌아 정말 좋았다.
아주머니는 이 주변 나가사키 짬뽕 국물과는 다르다고 말씀하시면서
맛있냐고 계속 물어봐주셨다.
게다가 가격도 600엔 밖에 안했다.
아주머니의 환한 미소도 너무 정겨웠고.
마지막 날에 또 들리고 싶었는데 시간이 애매하게 되어서 못간게 아쉬울 정도다.

image.png?type=w773 데지마 안녕




그렇게 만족스러운 식사 후 그대로 나가사키 현립 미술관에 갔다.
걸어서 꽤 금방 도착했다.

image.png?type=w773 나가사키 현립 미술관




미술관은 사실 볼만한 전시는 다 유료라,
전체적인 건물 구경과, 나가사키 고등학생들의 작품을 보고 끝냈다.
관심이 있었던 전시라면 볼텐데, 그냥 그래서 패스했다.


무엇보다 건물 구조가 정말 엄청났는데,
건물이 두개로 나뉘어져 건물 가운데엔 작은 강이 흐르는 구조였다.
나가사키가 항구 도시다 보니 물을 테마로 지은 것인지 곳곳에 물을 활용한 구조가 보였다.

2층 정원도 정말 마음에 들었고 전체적으로 모던하고 깔끔했다.
미술관 안에는 공방도 있었는데 이런 곳에서 작품활동을 하면 참 행복하겠다 하는 생각을 했다.


image.png?type=w773





고등학생들의 작품도 정말 대단했다.
고등학생인게 믿기지 않을 정도의 표현들이 보였다.

image.png?type=w773




image.png?type=w773 한 번 뿐인 인생이다`-!
image.png?type=w773



image.png?type=w773 엄청난 표현



이대로 이 친구들이 자신이 그리고자 하는 그림을 그리면서 살아가면 좋겠다는 생각이다.





그렇게 미술관 구경을 끝내고 걷다보니 바다가 보였다.

image.png?type=w773



바닷가를 보니 내 고향 울산과 너무나 닮아있는 모습에 깜짝놀랬다.
미쓰비시 중공업부터 울산대교 같은 대교(메가미 바시, 여신 다리)도.

image.png?type=w773 저 멀리 보이는 여신 다리






바닷가에는 seaside 공원도 있었는데 날씨가 안좋아 그냥 지나치기만 했다.
날 좋은 날에는 돗자리 펴놓고 있으면 참 좋을 것 같았다.



난 그대로 노면전차 역으로 걸어 오우라성당으로 향했다.
그러자 비가 더 거세졌다.
성당으로 가는 길은 거의 폭풍우 속을 걷는 정도 였다.
그런데 이런 날씨에도 사람들이 많았다.
사실 사람들이 많은 걸 보고 더 힘이 났다.
이 날씨에 이 고생하는게 나뿐만이 아니구나..
그래 다들 기껏 여기까지 왔는데 날씨따위에 굴해서야...
하는 이것저것 이상한 생각을 하면서 오우라성당으로 향했다.






image.png?type=w773 오우라 성당(천주당)



image.png?type=w773





성당으로 가는 길은 마치 다자이후의 텐만구로 가는 길 처럼 가게들이 즐비했다.
그리고 역시나 여기저기서 카스테라를 팔고 있었다.
여기도 다른 것이 없었다.

가게들을 지나쳐 성당으로 도착해 입장표를 샀다.
무려 1000엔(만원).
성당 안가면서 안 낸 봉헌금 여기다 다 내는 기분으로 입장표를 사서 성당으로 들어갔다.


image.png?type=w773





나가사키는 일본에서 처음으로 천주교가 착륙한 곳으로 여기저기에
그에 관련된 순교지라던가 성당이라던가 신학학교등이 있는 곳이다.
사실 냉담교우로서 성당을 안간지 어연 n년이지만
어찌저찌 한 번 몸은 담궈본 종교로써 어떤지 궁금해서 찾아갔다.

그리고 나가사키 역시 그 시절 여느 동양의 국가처럼 탄압을 받고
많은 사람들이 순교를 하기도 한 곳이고,
그로 인해 여기저기에 슬픈 역사의 현장이 살아있어 여러가지로 궁금했던 것이다.


종교를 깊게 믿지 않는 나로써는,
무엇이 자신의 목에 칼이 들어와도 흔들리지 않게 만들 수 있는 것일까 하는 생각이 든 것이다.
확실한 건 나 같이 종교를 가벼이 생각하는 인간에겐
상상도 못할 일이고
분명 감히 상상하려 해선 안된다는 것이다.



비가 오는 탓에 성당은 더 구슬픈 느낌이 들었다.

성전 안에선 정말 크리피하게 밝은 목소리로 녹음된 방송이 일본어로 무어라 설명을 하는 탓에
전혀 기도에 집중할 수 없었다.
그래서 그냥 성호경을 긋고 짧게 유학생활 잘 마칠 수 있게 해주세요 했다.
그 방송 때문에 하느님이 들었는지 어쨌는지는 모르겠다.


그 다음으로 간 곳은 구라바엔(글로버 공원).
성당 바로 옆에 있어서 그대로 갔다.
그런데, 비가 너무 거세어서 가지말까 하는 생각을 잠깐 하다가
그래도 들어가는 사람들이 있길래 괜찮나 보다 하고 들어갔다.


image.png?type=w773 구라바엔 입구




나가사키는 언덕길이 많고,
구라바엔 역시 언덕길에 지어져 내부에는 에스컬레이터가 설치되어 있어서
비가 와도 꽤 쉽게 위에 올라갈 수 있었다.

image.png?type=w773





그리고 이 에스컬레이터를 타고 올라가면

image.png?type=w773



누군가의 삶의 터전이 펼쳐 진다.

나가사키가 이렇게 언덕길이 많은 도시인 걸 몰랐기 때문에
보면서 많이 놀랐다.

왜인지 내가 살 던 곳과 많이 닮아 보였다.


image.png?type=w773



구라바엔은 일본 근대화의 시발점이라고도 할 수 있는 곳이라고 한다.


image.png?type=w773 정원



image.png?type=w773 발코니에서 또 다시 만난 여신다리


image.png?type=w773


image.png?type=w773





image.png?type=w773





그렇게 한참 구경을 하다가
비가 너무 내리고 여행 무리해서 하지 말자고 다짐했던 지난 날이 생각나
눈 앞에 보이는 카페에 그냥 들어갔다.

image.png?type=w773 눈 앞에 보였던 무슨 카페




image.png?type=w773 내가 정말 좋아하는 앤틱한 분위기의 카페



한국에서 인스타 감성들먹이면서
철골, 전선 다들어난 콘크리트 형태의 공사판 인테리어 카페를 보다
이런 앤틱한 인테리어의 카페에서 조용히 커피를 마시니 심신이 안정되었다.


image.png?type=w773 그곳에서 시킨 카스테라 세트


그리고 나가사키에서 처음 먹은 카스테라.



image.png?type=w773



밑바닥을 보니 큰 설탕 조각들이 있었다.
단 걸 정말정말정말 좋아하는 인간으로서는
설탕이 씹히는 카스테라를 싫어할리가 절대 없다.


그리고 이곳에서 핸드폰이 개박살난 가엾은 인간에게 주저없이 아이패드를 빌려준 친구 린에게 연락을 했다.
친구는 걱정이 된다며 내게 와이파이 터지는 족족 연락하라고 했고
나는 나가사키에 도착해서 처음으로 이곳 카페에서 린에게 연락을 했다.
여행 내내 한켠이 불안했는데 린과 연락을 하고 나니 한결 편해졌다.


image.png?type=w773




구라바엔에서 나오니 비는 조금 추적추적한 정도로 얕아졌다.
그전엔 정말 폭풍우 처럼 왔어서
비가 조금 얕아진 후에야 주변 풍경이 눈에 들어오기 시작했다.

그렇게 눈에 들어온 거리들은
마치 50년대의 거리 같았다.


image.png?type=w773 산에서 피어오르는 물안개



image.png?type=w773



우중충한 날씨로 해가 떠 빨리 떨어졌고
숙소로 가는 버스(시내에서 조금 많이 떨어진 곳)가 7시 24분이 마지막 버스라는 얘기를 들어서
서둘러 버스정거장을 찾았어야 했다.
그러다 그 전에 내 숙소 근처에 편의점이 없다는 걸 미리 찾아본 나는 편의점에서 간단하게 푸딩같은 디저트를 샀다.

image.png?type=w773 룸메이트 사야가 좋아하는 리틀그린맨




그리고,
나가사키 역 앞의 그 넓디 넓은 육교를 얕본 나는
수많은 버스 정류장에서 내가 타야할 버스가 오는 정류장을 못찾는 해프닝을 겪게된다.
시간은 대략 6시 반.

이 많은 정류장에서 내가 탈 버스를 못 타면
나는 꼼짝없이 그 곳까지 택시 잡아 쓸데없는 시발비용을 지불하게 될 터이고
혹은 나가사키 역이라는 안락한 홈리스를 위한 숙소가 있다.
핸드폰은 안되고, 아이패드도 당장 와이파이가 없으면 안되므로 정말 진땀이 날 정도로 길을 찾아다녔다.

그러다가, 도저히 나는 나가사키인이 아니라 모르겠다며 어느 할머니를 붙잡고 도대체 이거 어떻게 가냐고 여쭤보니 할머니는 어어.. 잘 모르는데 하시다 옆 아저씨한테 물어봐 주셔서 간신히 건너편의 정류장인걸 알고 감사합니다!! 하고 뛰어가려했다.

그러자 할머니께서 내 팔을 붙잡으시더니 "불안하니까 같이 가자!" 하며 같이 육교를 뛰어가 주셨다.
나는 너무 죄송해서, 육교 중간에서 이제 길을 아니까 할머니는 여기까지 오시라며 할머니께 연신 감사인사를 하며 정류장으로 뛰어갔다.

정류장에 후다닥 도착해서 버스를 기다리는 사람들에게 여기가 맞냐며 물으니 여기가 아니고 다른 건너편의 정류장이랜다. 나는 이대로 홈리스 확정 이대로 역에서 자면 되겠군 하는 온갖 생각을 하며 멘붕에 빠졌었는데 그 때 아까 나를 도와주셨던 할머니가 달려오셔서
"여기가 아니었어?!!" 하며 다시 팔을 붙잡고 다른 정류장을 물어물어 끌고 가주셨다.

"보내긴 했는데 좀 불안해야 말이지. 자네가 나보다 빠르니까 먼저 달려가!"

하면서 나를 끝까지 도와주셨다.
할머니 말씀대로 다른 정류장에 도착해 다시 기다리는 사람에게 물으니 여기가 맞댄다.
할머니는 조금 늦게 도착하셔서 "나에게 여기가 맞대니?" 하셨고
여기가 맞대요 엉엉 할머니 정말 감사합니다 하며 연신 감사인사를 했다.

정말이지 눈물이 날 뻔 했다.


처음 본 이방인을 이렇게 도와주시다니
손에 들고 있는 푸딩이라도 건냈어야 했는데 너무 정신이 없어 그 마저도 잊은 채 그저 버스에 탈때 까지 감사하다는 인사만 해댔다.

나가사키 여행 첫날 부터 만난 그 할머니의 친절은 평생 잊지 못할 것 같다.


image.png?type=w773 그렇게 간신히 도착한 게스트 하우스 부라부라




컴컴한 산길을 달리다 보니 더 컴컴한 바닷길이 나왔고,
나는 그곳 모기마을에서
겨우 찾아 화도 못내는 게스트하우스 부라부라에 도착했다.
어쩌다 이런 곳을 찾아서 이 고생을.. 하는 생각에 우산을 더 힘차게 털고 들어갔다.


image.png?type=w773 10인실 도미토리지만 나 밖에 없었던 방


체크인을 하고 들어간
지옥의 다다미 방.
다다미 냄새 싫어한다.

그래도 무사히 온 것에 감사하며
하루를 마무리 했다.
핸드폰 없어도 여행할 수 있구나..라고 생각하다가도
정말이지 이번 내 나가사키 여행은
나가사키 시민들이 채워준 여행이 아닌가 라는 생각이다.

핸드폰이 없는 탓에 여행 스타일이 굉장히 20세기형이 되어버렸는데,
물어보는 족족 친절하게 가르쳐 주시니 여행 내내 큰 문제 없이 목적지를 향해 갈 수 있었다.
덕분에 나가사키를 정말 사랑하게 되었다.


image.png?type=w773 급박했던 상황을 보여주는 푸딩



푸딩은 드리지 않은 편이 더 나았던 걸로.....







작가의 이전글일본교환학생2018_삶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