엘리베이터 앞에서 한참을 기다렸다.
배달 상자들이 팔과 어깨에 무겁게 매달려 있었고, 그 무게는 내 몸속 체온까지 조금씩 뺏어가는 듯했다.
출근 시간이라 엘리베이터 안은 이미 가득 찼고, 버튼을 누르던 손끝이 무심하게 내 시야를 스쳐 지나갔다.
눈빛도, 말도 없는 사람들 사이에서 나는 문이 열릴 때마다 조용히 뒤로 밀려나 있었다.
몇 차례 문이 닫히고 나서야 겨우 안으로 들어설 수 있었다.
숨을 고르려 했지만, 이미 내 몸은 한 발짝도 움직이고 싶지 않은 상태였다.
상자 겉면에는 익숙한 문구가 붙어 있었다.
당일 배송, 신선한 샌드위치.
회사에서는 바쁜 직원들이 아침 한 끼는 제대로 먹게 하자며 이 브랜드를 도입했다고 들었다.
어쩌면 이것이 나의 역할이라는 걸 애써 받아들이고 있었는지도 모르겠다. 누군가의 식사를 전달하는 사람. 영양소를 담아 누군가의 책상 위에 무언가를 남기고 떠나는 사람.
사무실 문을 열자, 눈앞에는 바쁘게 움직이는 사람들의 등과 손과, 무표정한 얼굴들이 있었다.
그 공간은 한때 내가 간절히 들어가고 싶어 했던 세계였다. 지금은 그 문 앞에 배달원으로 서 있었다.
나는 그 사실을 어느새 체념하고 있었고, 체념 속에서도 희미하게 두근대는 무언가가 느껴졌다.
이 안에서 일하는 사람들은, 어떤 능력을 가진 걸까. 나는 왜, 여기에 설 기회조차 얻지 못했던 걸까.
내가 멈춰 선 사이, 샌드위치 상자는 여전히 팔에 매달려 있었다. 나를 위해 쉬는 시간은 없었다.
내가 움직이지 않으면 아무도 나를 대신하지 않았다.
“저기요! 길 좀 비켜주세요.”
누군가의 다급한 목소리에 정신이 돌아왔다.
“아… 네. 저, 배달이요. 샌드위치…”
하지만 누구도 관심을 보이지 않았다.
고개 한 번 들지 않고 키보드를 두드리는 손, 복사기를 조작하는 손, 회의실을 향해 분주하게 걸어가는 다리들. 마치 나는 그들의 일상에 속하지 않은 객체 같았다. 존재는 있어도, 의미는 없다는 듯.
나는 조심스레 더 큰 목소리를 냈다.
“샌드위치 배달 왔습니다. 어디에 두면 될까요?”
몇 명이 힐끔 나를 바라봤지만, 그뿐이었다. 아무 대답도 들리지 않았다.
마침 복사기 앞에서 허둥대는 인턴이 눈에 들어왔다. 그 여자가 내 눈에도 제일 '덜 무서워 보이는 사람'이었다. 안 된다는 걸 알면서도, 어쩔 수 없이 다가갔다.
“저기요… 안녕하세요. 샌드위치 배달인데요, 어디에 두면 될까요?”
그녀는 짧게 내 얼굴을 보고, 턱으로 책상을 가리켰다. 나는 조심스럽게 그쪽으로 향했지만, 손끝이 책상 위에 닿기도 전에 그녀가 내 손을 확 쳐냈다.
“서류 있는 거 안 보여요?”
“여기 두라고 하셔서요…”
그녀는 마치 그런 말을 한 적 없다는 사람처럼 굳은 표정을 짓더니, 갑자기 손가락으로 책상 위를 가리켰다.
“여기 서류 좀 정리하고, 그다음에 샌드위치 올려놔 주세요.”
나는 고개를 끄덕이며 시키는 대로 움직였다. 무심코 책상을 정리하던 손이 잠시 멈췄다.
나는 지금, 도대체 여기에 왜 와 있는 걸까.
그때, 양복 차림의 중년 남성이 내 앞에 서더니 두툼한 서류 뭉치를 건넸다.
“이거 30부 복사해서, 10분 안에 5층 회의실로 가져다줘요.”
“아… 저기, 저는…”
하지만 내 말은 중간에 잘렸다.
“뭘 멍하니 서 있어요? 시간 없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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