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19일) 윤석열 피고인이 1심 선고를 받았습니다.
저는 카페에서 실시간 중계로 조마조마하게 선고를 지켜봤습니다. 그런데 재판부가 윤석열 피고인 등에게 내란죄 유죄를 인정한 다음부터는 마음이 놓이면서 조금씩 복잡해졌습니다.
특히 형량을 왜 이렇게 정했는지 설명하는 부분에서요.
"이 법정에 나온 수많은 사람들이 눈물까지 흘려가며 그 피해에 대해서 강하게 호소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사회적 비용은 이 재판부가 보기에도 산정할 수 없는 정도의 어마어마한 피해라고 할 것입니다."
이번 주 코트워치는 '내란 법정의 161인' 시리즈 발행을 마무리했습니다.
이 시리즈의 출발점은 저희가 법정 방청석에 앉아서 지켜봤던 '사람들'이었습니다. 증인들은 대부분 군인이나 경찰 공무원이었는데요. 이들은 무기력해 보였고, 종종 거세게 화를 내기도 했습니다. '이렇게 (수사와 재판에) 불려다니는 것 자체'에 대한 고통을 호소하거나, 지나치게 방어적인 태도를 보이는 증인들도 있었고요.
주요 증인들만 출석했던 헌법재판소 탄핵심판과는 또 달랐습니다.
'12·3 내란'이 군과 경찰 조직의 '무언가 중요한 것'을 망가뜨렸다는 인상을 법정에서 받았습니다.
그리고 혼란스러웠습니다.
수많은 증인들 중 어디까지가 내란 가담자고, 어디까지가 무고한 피해자인가? 내란을 작동하게 한 행동들 중 어디까지를 수동적인 '생각 없음'으로, 어디까지를 적극적인 '의도'로 봐야할까? '생각하지 못했다'는 말을 어디까지 믿을 수 있나? 그저 책임을 피하기 위해 거짓말하는 건 아닐까? 김주형 기자와도 많은 대화를 나눴지만, 아직은 저희도 부족함이 많아 명확하게 설명드리기는 어려울 것 같습니다.
그리고 선고를 보며 재판부도 이 사람들을 함께 지켜봤다는 사실을 다시 생각해보게 됐습니다.
재판장은 "수많은 군과 경찰 관계자들에게 무슨 죄가 있겠습니까", "다수의 공직자들이 모두 어마어마한 고통을 겪고 있다는 사정은 우리 사회의 큰 아픔이 될 것 같다"고 했습니다.
민주주의를 지키기 위해 두려움과 고통을 감내했던 시민들보다, 동원된 군과 경찰에게 더 온정적이라는 면에서 비판이 나옵니다.
법정에 오는 사람들에게서 들을 수 없는 이야기는 무엇인지, 법정 안에서 벌어지는 일보다 더 중요한 일은 무엇인지, 법정과 법정 바깥을 더 부지런히 오가야겠다는 반성을 하게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