혁명은 내가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가까이에 있다. 최근 몇 개월간의 경험을 통해 내가 내린 결론은 사소한 변화들이 모여 큰 변화를 이룬다는 것이고, 사소한 변화에서 느끼는 긍정적인 감정이 모여 꽤 중요한 진전을 만든다는 사실이다. 인간이라면 누구나 사회적 또는 개인적인 고민을 안고 살아간다. 그 비율은 사람마다 다르며, 극단적으로 한쪽에 치우친 경우도 적지 않다. 그런 면에서 봤을 때 나는 꽤 극단 값에 있는 사람이라고 생각한다. 나에게 있어서 업무적으로 발생하는 사회적인 고민은 아주 작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으며, 그마저도 무시하고 넘어가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그렇다면 내가 중요하게 생각하는 개인적인 고민은 무엇일까?
먼저 최근에 겪었던 관계의 정립과 유지에 대해 생각해 보는 것이 좋겠다. 가족을 포함한 모든 관계는 변화한다. 상황에 따라 변화를 거의 감지하지 못할 정도의 돈독한 관계도 물론 있을 수 있지만, 그 조차도 시간의 흐름에 따라 변한다는 사실은 변하지 않는다. 아주 가까운 사이도 사소한 계기로 인해 처음보다 멀어지는 경우가 생기고, 그 반대의 경우도 흔히 발생한다. 최근의 나처럼 두 가지가 한꺼번에 일어나기도 한다.
이미 설정된 관계를 재정립하는 것은 생각보다 어렵다. 가까운 상태에서 멀어진 경우에는 그 원인에 대해 고민하고 관계를 원복 시키고자 하는 생각 때문에 어렵고, 평범한 상태에서 가까워진 경우에는 나에게 기대하는 무언의 욕망에 대한 부담감 때문에 어렵다. 우선 전자의 경우에서 나는 원인을 찾고자 했으나 무참히 실패했다. 시간이 지나고 내 안의 방어기제가 훌륭하게 작동한 덕분에 지금은 큰 감정의 동요가 없으나 한동안은 무척 힘들었다. 배척하는 쪽보다 배척당하는 쪽이 늘 비참한 법이다. 후자의 경우 특수한 상황에서 만들어지는 관계라 그런지 엄청난 양의 거짓이 따라왔다. 그리고 그 거짓은 얼마 지나지 않아 날 삼켜버렸다.
고백하자면 난 거짓말을 많이 하는 사람이다. 거짓말도 경중에 따라 나눠볼 수 있겠지만, 결국 거짓말은 거짓말이다. 내가 생각하기에 사람은 거짓말을 적극적으로 하거나 하지 않는다고 이분법적으로 생각하는 것이 편하다. 거짓말도 착한 거짓말이 있다고 생각하기 시작하면 한도 끝도 없기 때문이다. 그런 면에서 나는 적극적으로 거짓말을 하는 사람이다. 여러 가지 이유로 여러 사람에게 거짓말을 한다. 한쪽 관계에서는 다른 쪽 관계를 들키지 않기 위해서 거짓말을 하고, 다른 쪽 관계에서는 내가 생각하는 바를 과장하기 위해서 거짓말을 한다. 가증스럽게도 거짓말을 하는 동안 나는 진실을 말하고 있다며 스스로 최면을 건다. 그래야지만 상대방이 눈치채지 못한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그건 나만의 착각일지도 모른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이런 특수한 상황이 한시적으로만 발생한다는 사실이다. 최근 발생한 그 한시적 상황에서 나는 극단적으로 이기적인 선택을 했다. 상대방한테는 미안하지만 복잡하게 엮인 모든 관계를 훼손하지 않고 가져갈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라고 생각했다. 그리고 언젠가 한쪽을 선택해야 하는 상황이 오면 최대한 상대방이 기분 나쁘지 않게 돌려 말하면서 가차 없는 선택할 것이다. 내가 가진 가장 소중한 것을 포기할 만큼의 관계는 이 세상에 존재할 수 없기 때문이다. 설사 순간적으로 그런 느낌이 들 수 있다고 하더라도, 시간이 흐르면 금방 퇴색되며 곧 착각이라는 사실을 깨닫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