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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정연 Jan 13. 2020

교육에 대한 관심과 간섭은 다르다

꼰대의 교육품평을 비판하며

미국 교육과 비교해서 현재 초중고의 교육, 특히 글쓰기  교육이 안된다고 단정하시는 분들의 글 속에는 데이터와 근거의 소중함을 강조하신다는 것이다. 그런데 묻고 싶다.


1. 근거 좋아하시면서 무슨 근거로 그렇게 글쓰기 교육이 안되고 있다고 말씀하시나? 최소한 국가 교육과정 성 취기준을 초중고까지 읽어는 보셨는가? 


2. 잘 안 되고 있는 부분이 있을 것이다. 특히 초-중-고 연계해서 봤을 때 위로 갈수록 그럴 것이다. 그건 입시=교육으로 보는 해괴한 풍토 때문에 자꾸 단위 수업이 왜곡되기 때문에 그렇다. 그래서 교사들이 수능 확대를 거품 물고 반대하는 거고 수업을 수업답게 지키고 싶을 뿐이라고 주장하는 것이다. 다시 말하지만 '글쓰기 교육 따위가 중요한가? 공정하게 뽑는 게 우선인데'라고 하는 사람들은 교사들이 아니다.


3. 초등학교만 보더라도 글쓰기 수업의 양은 결코 적지 않다. 기본 훈련의 양이 아이들 입장에서 보면 지겨울 정도로 많고 반복해서 나온다. 교사별 평가가 들어오면서부터는 요구하는 수준이  30년 전 졸업해서 지금의 교육 이 어떤 방식으로 돌아가는지도 모르면서 품평만 늘어놓기 바쁜 사람들이(특히 50대 이상의 중년층 남성이 다수) 다시 국민학교 시절로 돌아가 교실에 앉아있었다면 아마 쌍코피가 터질 수준으로 어려워했을 것이다. 본인이 졸업하고 사회 나가서 공부한 거랑 어디서 주워들은 거랑 자기 업계 경험이 믹스되어 형성된 그 눈으로 애들의 실력을 바라보니까 애들이 걱정되고 답답하고 그런 것일 뿐. 이들을 우리는 '꼰대'라고 한다. 불안을 조장하면서 훈계질을 일삼아 사회에 영향력을 과시하고 싶은 부류. 


4. 다만 그 격차가 날로 심해지고 결국 글쓰기 능력도 학력 외에 문화 자본의 힘도 반영되기 때문에 지도하기가 예전 같지 않고 갈수록 힘들며 꼬일 대로 꼬여버린 입시제도 앞에서 무력해질 수밖에 없는 것이다.


5. 저렇게 훈계질 하며 겁주는 사람, 마케팅 전술이 천재급인 이 사회의 풍토 때문에 수많은 애들을 다시 글쓰기, 논술학원으로 빨려 들어가게 한다. 당장 내가 지도하는 애들만 해도 그렇다. 선행학습에 쪄들어 글을 각 잡고 써볼 시간 자체가 없다. 상위권일수록 그렇다. 결국 돈을 지불하고 따로 글을 쓸 시간 만들어주고 학교 수업과 숙제 따윈 스팸처리되는 것. 학교 수업은 공짜라서 그런가 보다.


6. 그러면서 글쓰기 교육 잘 되고 있다는 외국 교육 부러워한다. 외국 근거자료 열심히 퍼다 나르면서. 


내가 보기엔 겉멋에 취한 세대는 어른(특히 50대)이다. 저런 부류가 현장을 왜곡 보도한다. 관심과 간섭은 다르다. 데이터와 통계자료, 외국 학설을 가져와서 한다고 간섭이 관심이 되는 것은 아니다. 


아이들도 깊은 생각을 하며 그걸 표현하고 싶어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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