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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정연 Jan 13. 2020

자발성을 기르는 교육

사람의 에너지 중에 가장 고귀한 에너지가 '자발성'이라고 생각한다. 세상살이가 편리해지면서 경험할 수 있는 기회도 많고 손 닿는 곳에서 편하게 원하는 것을 즉각적으로 얻을 수 있는 것들이 많아지고 그러다 보니 스스로 원하는 것을 찾고 차분히 그 과정을 즐기고 느끼는 힘이 부족하다. 아이들을 키우고 교육함에 있어서 경험을 강조하지만 경험하는 것과 느끼는 것은 다른 차원의 것이다. 느끼는 것은 지속적인 사색의 과정이 뒷받침되어야 한다. 자발성은 느끼는 힘으로부터 출발하고 이런 자발성이 유지된다면 그 사람은 무엇을 하든 이미 인생을 성공적으로 살고 있다는 것 아닐까 한다.


자발성은 내가 교실 현장에서 20년 동안 가장 크게 고민했던 부분이고 내가 수업을 운영할 때, 학급 문화를 세울 때 가장 중심이 되는 운영철학이기도 하다. 이미 학력관으로도 밝힌 바 있다.  

그래서 삶을 쪼개고 분석하는 패턴이 아닌 느끼는 생활이 주가 되도록 아이들을 도와야 한다고 생각한다. 내가 가지고 있는 느낌은 세상에 단 한 가지다. 유일무이한 나의 느낌이 결국 몰입이라는 에너지를 만들고 자발성을 낳는다. 어릴 때부터 내가 느낀 것들을 소중하게 생각하는 힘을 배워나가게 하면 된다. 그 방법 중에 하나는 사소한 것들에도 나만의 의미를 부여하는 연습이다. 그런 면에서 글쓰기 교육은 자발성을 기르는 아주 중요한 교육이 될 수 있다. 그렇게 모인 작은 의미 하나하나가 개인의 서사를 만들고 곧 자기 가치를 만드는 것이다. 자기 가치를 인식할 수 있을 때 자발성이라는 고귀한 에너지가 나오는 게 아닐까. 앞으로 교육에서 자발성은 중요한 화두가 될 것이다.


자발성을 죽이는 이 나라 풍토가 새삼 아쉽다. 인생을 타율적으로 살아오거나 느낌 없는 어른들이 아는 거도 많고 배운 거도 많으며 돈이 많아도 행복하지 않다고 말하고선 애들한테 자기처럼 살지 말라 한다. 그리고는 따지는 것부터 가르친다. 마술쇼를 보러 와서 마술사의 예술에 찬사를 먼저 보내는 것이 아니라 저 마술사는 어떤 속임수를 썼나 이런 거부터 가르치는 꼴이랄까. 느낌이 없으니 즐길 줄 모르고 즐길 줄 모르니 자발성이 생기질 않는 것. 느낌 없는 일상은 나를 잃어버리게 한다. 그래서 교육이 병들고 아이들이 병들어 가는 것이다. 

자발성은 교육의 핵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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