뚜벅이 영업사원의 비밀일기, 일곱 번째 이야기
영업사원이 되기로 한 날. 비싼 구두를 한 켤레 샀습니다. 그날부터 구두를 신고 수많은 사람들을 만나려고 길을 나섰습니다. 오늘 먼지가 쌓인 구두를 닦으려고 보니 구두가 찢어져 있었습니다. 매일 많은 걸음을 걷다 보니 가죽신발도 얼마 버티지 못하고 금방 찢어졌나 봅니다.
이 구두를 신고 수많은 거리를 걸었습니다. 새벽부터 장사 준비를 하는 새벽시장에도 가보고, 새로운 희망으로 개업을 준비하시는 분들이 공사하는 공사장에도 찾아가 보았습니다. 때로는 골목길로 들어가서 끝도 모른 채 그저 걷고 또 걸어 들어갔던 적도 있었습니다. 그렇게 골목길을 들어가다 보면 가끔은 그 골목길의 막다른 곳까지 가곤 합니다.
막다른 골목길을 다시 돌아 나올 때면 힘이 빠지기 일쑤입니다. 처음 골목길을 들어설 땐 이곳을 지나가면 많은 사람들을 만날 수 있는 곳이 나타나길 기대하며 들어서는데, 내 기대와 다르게 그 골목길이 막다른 길일 때에 실망감이 더 컸습니다.
마치 신문한 켠에 있는 미로 찾기처럼 말입니다.
우리 인생살이도 어쩌면 미로 찾기 같습니다. 꼬불꼬불 그려진 미로 속에서 끝을 향해 걸어가는 것처럼 열심히 걷고 또 걸어야 합니다. 가끔 막다른 길에 다다르게 되기도 하고, 다시 되돌아 나오기도 하면서 언젠간 그 끝을 찾아야 합니다. 그런데 막다른 길에 자주 들어서게 되면 '그만해야지.'라는 탄식과 함께 포기해버리는 것 같습니다.
하지만 우리네 삶은 미로 찾기처럼 힘들다고, 어렵다고 쉽게 포기할 수 가 없습니다. 그래서 우리는 미로 찾기를 빨리 끝내는 방법을 찾아 헤매는 것 같습니다.
멘토라는 사람들을 찾기도 하고, 학교를 다닐 때는 비싼 학원비를 내가며 더 쉽게 공부하는 방법들을 배우는 일처럼 말입니다.
제가 어렸을 때, 아버지가 아침에 신문을 읽고 나면 그 신문은 제 차지였습니다. 그 신문 속에서 제가 즐겨보던 섹션은 미로 찾기 섹션이었습니다. 연필 한 자루와 지우개를 들고 하루 종일 미로 찾기를 했었습니다. 제가 미로를 다 찾을 때 즈음에는 신문에 구멍도 나고, 미로를 제대로 못 알아볼 정도로 헤져있었습니다.
처음에 미로 찾기를 할 때에는 시작 지점부터 찾는 게 너무 어려워서 도착점부터 해보기도 하고, 중간에 막다른 길에 들어서면 끄적거리며 X표를 치기도 했었습니다.
그런데 미로 찾기를 가장 쉽게 하는 방법은 너무나도 간단했습니다. 그냥 한쪽 벽만 붙잡고 가는 것이 가장 쉬운 방법이었습니다. 막다른 길이 나오면 그 길을 되돌아 나오고, 내가 들어갔던 길이였어도 다시금 지나쳐나오면 얼마 지나지 않아서 저는 도착점을 찾을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어린 제가 미로 찾기를 한다고 한쪽 벽만 부여잡고 걸었던 것처럼, 영업사원인 제가 막 다른 길에 다다랐어도 포기하지 않고, 다른 길을 찾아 걸었던 것처럼 우리네 인생도 비슷한 것 같습니다.
포기하지 않고, 시작할 때 마음처럼 한 쪽벽만 붙잡고 걷다 보면 그렇게 기다리던 도착점이 나타나지 않을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