Zoom 독서 모임이 내게 준 유익
강원국의 결국은 말입니다_상대를 받아들이고 내 생각을 확장하는 경청 태도
by
책좋아
Jun 19. 2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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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좋은 아침입니다."
스마트폰 카메라 앞에서 양손을 흔들며 Zoom에 들어온 독서 크루와 인사를 한다.
오전 6:25분.
줌 접속 링크를 독서원들이 함께 있는 오픈 채팅방에 올린다.
접속 후 독서 모임을 시작하기 전, 먼저 들어온 분들과 small talk을 하거나, 오늘 나누게 될 책 내용을 눈으로 살핀다.
오전 6:30분.
이번에 함께 읽을 책을 선정한 독서원이 리더가 되어 모두 발언을 한다.
이때 다른 사람들은 자신의 마이크를 '음소거'로 변경한다. '집중'하여 '경청'하겠다는 표시다.
오늘의 읽고 나눌 분량을 갖고, 리더가 지목하는 사람부터 돌아가며
5분 내외의 스피치를 한다.
첫 주자로 내가 지목되었다.
책을 잘 읽고, 나눌 준비가 되어 있다면 부름이 반갑다.
그러나 준비가 덜 된 날이면 '앗!' 허를 찔린 듯 놀라며 허겁지겁 음소거된 마이크를 켠다.
"안녕하세요.^^ 먼저 발언한 기회를 주셔서 감사합니다."
인사를 드릴 때,
함께 하는 독서 크루분들을 손을 흔들며 반갑게 인사를 한다.
비록 대면은 아니지만, 상대의 환영에 방긋 웃게 된다.
특별한 상황이 아니라면, 서로의 카메라는 켜 놓기로 약속을 했다.
내가 발언을 하지 않을 때면, 다른 발표자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인다.
그리고 나만의 키워드를 뽑아본다.
'배우는 것 - 그 안에서 사람들은 만나는 것을 즐김 - 행복을 느낌 - 열심히 하게 된다.'
인생의 후반전을 준비하고 있는 한 독서 크루의 발표를 들으며 뽑아 본 단어였다.
그 자체가 스토리가 되어 내 머릿속에 남는다.
한 번은 독서 모임에 함께 읽은 책의 저자를 모신 적이 있다.
독서를 하며 궁금했던 것을 자유로이 질문하였고, 저자는 지면에 다 담지 못한 솔직한 이야기를 해줬다.
저자에게 오늘의 나눔을 외부에 유포하지 않을 것을 전제로 녹음을 했다.
귀한 발걸음을 해주신 저자에 감사하며, 의미 있는 나눔의 시간을 글로 요약하여 우리 안에서 돌려 읽었다.
'아침 Zoom 독서 나눔'에는
다양한 직업의 사람들로 구성되어 있으며, 나이대로 다양하여 세대를 초월한 나눔에도 의의가 있다.
모두들 그렇겠지만, 처음 'Zoom 독서 모임'에 참여한다는 것이 괜히 꺼려졌다.
그냥 안 해본 것이기에 낯설었다고 할까?
하지만 용기를 내어 발을 밀어 넣어 봤다.
깜짝 놀란 것이, 이른 아침부터 많은 사람들이 Zoom에 접속하여 생얼과 풀메한 얼굴을 내비치고 있었다.
서로가 서로를 높이며 긍정 에너지를 전달했고, 책을 읽고 떠올린 생각으로 스피치를 한다는 것이 놀라웠다.
처음 자기소개를 한 후 생각을 나눴던 때를 떠올려 봤다.
MBTI에서 E인 외향형으로 누구 앞에서 먼저 스스럼없이 이야기하는 것을 즐겼다.
그런데 처음 보는 열댓 명 앞에서, 아니 온라인이다 보니 덩그러니 혼자 있는 방 안에서
화면을 쳐다보고 나 혼자 5분을 떠들어 보는 생경한 경험이었다.
'말은 잘하고 있는지.'
'흥분해서 빨리 말하고 있지는 않는지'
'말을 하던 도중에 갑자기 단어가 생각이 나지 않아서 당황은 하지 않았는지.'
다행히 인간은 적응의 동물이라고, 몇 번 하다 보니 빠르게 독서 모임이 익숙해졌다.
참고로, 처음 모임에 참석하며 이런 발언을 하는 분들의 공통점이 있다.
"제가 말주변이 없어서....."
"말을 잘할 수 있을지....."
이런 분 치고, 말을 더듬거나 정말 말을 못 하여 후다닥 이야기를 맺는 사람은 드물었다.
대부분 말을 잘하였고, 5분을 넘겨 말할 수 있는 능력자였다.
발표자가 말을 하는 동안,
귀한 아침 시간을 내어 상대의 의견을 듣는 자리이기에
최대한 경청을 하려 노력한다.
공감이 가는 말을 할 때면 고개를 끄덕였고,
멋지게 말을 했다면 카메라 앞에서 엄지를 치켜세워 웠다.
궁금한 점이 있거나 말을 보태고 싶을 때면, 채팅창을 활용했다.
어떤 발표자는 발표 중에 채팅을 확인하여 반응하기도 했고,
다른 분은 발표를 마친 후 재댓글로 의견을 달아줬다.
이러한 반응의 다름은 '말하기와 듣기, 쓰기'의 개인 취향이었다.
독서 모임을 함께 하는 크루 분들의 교양 수준은 높았다.
"이래서 그건 안 돼", "이미 해봤어", "쓸데없는 소리 말고." 등의 초치는 말은 하지 않았다.
이는 상대에 대한 배려로, 스스로 깨우칠 수 있도록 기회를 주는 행위였다.
또한 서로가 독서 모임을 함께 해나가기 위한 최소한의 배려이자 예의였다.
물론 상식에서 벗어나는 이야기가 독서 모임 안에서 없다는 것은 아니다.
다행인 점은 "책"이라는 가이드라인이 있어 논의의 범주를 좁혔고,
서로가 서로의 좋은 점을 포착하여 세워주고 싶은 선한 마음이 있기에,
의미 있는 이야기에 집중하려 노력했다.
독서 모임을 매일 하다 보면 독서원 간의 끈끈한 정이 생긴다.
서로의 이야기를 귀담아듣다 보면 관심이 생기고, 그러다 보면 질문도 하고 싶어 진다.
어떤 때는 자동 반사적으로 궁금증을 해결하고파 바로 질문을 던지기도 한다.
다른 때는 '독서 크루의 입에서 언젠가 관련 내용이 흘러나오겠지.'라는 기대를 하며,
질문을 하기 위해 타자를 쳐 놓은 것을 지울 때도 있다.
오늘만 독서 모임을 하는 것도 아니고, 혹여나 질문을 받은 독서원이 곤란할 수 있겠다 싶어 자중한다.^^
이렇게 독서 모임에 참석한 10명 내외의 사람과 이야기를 나누다 보면 1시간이 금방 지나간다.
우리는 7시 반이라는 종료시간을 정했다.
혹시라도 오늘 발언을 하지 못한 크루가 있다면 양해를 구한 후,
다음 날 첫 번째로 나눔 할 기회를 준다.
주중 아침 6:30~7:30분.
나의 뇌는 하루 중 가장 총명하고, 나의 에너지 수준이 가장 높은 시간이다.
이 시간을 'Zoom 독서 모임' 하는 시간으로 선택했다.
그 안에서 참 많이 배우고, 성장하고, 기쁘고, 행복하다.
나는 강원국 작가가 말한 경청의 태도를 Zoom 독서 모임에서 배우고 실천한다.
정리해 보면,
1시간이라는 모임 중에 5분여를 스피치를 한 후, 나머지 55분은 듣는다.
상대의 이야기를 몇 개의 단어로 정리하며 듣고,
의중을 헤아리려고 집중하며 반응도 한다.
때로는 이야기에 웃기도 하고 슬픔을 나누며 맞장구를 친다.
이야기를 듣는 중에
나는 어떤 말을 하면 좋을지, 미리 준비해 둔 '책에 대한 나의 생각을 정리한' 글을 확인하며
즉흥적으로 떠오르는 생각을 가감해 본다. (P. 19~20)
'Zoom 독서 모임'의 규칙은 다른 사람이 발언하는 동안에 끼어들지 않기다.
간혹 의견에 대해 반론 거리가 떠오르기도 하지만,
"돈 주고도 못 들을 다양한 사고를 접했다."라고 생각하며 그 안에서 긍정적인 것을 끄집어내려 노력한다.
아!
좋은 말(이야기)도 계속 반복하는 것은 미안하지만 사양한다.
시간이 없는데 장황한 말을 하는 것 역시 사양한다.
불평과 푸념, 넋두리도 한두 번이지, 매번 위로만 구하려 드는 말은 또한 사양한다.
Zoom 독서 나눔 크루 분들이 한 분 한 분 소중하기에,
나부터가 빈정대는 조롱 섞인 말은 농담이라도 지양한다.
저자는 말한다.
"그럴 때면 입을 열기보다 일기장을 열어라!"(P. 36)
재미있는 말. 참신하거나 해법을 주는 말. 위로와 평화, 용기를 주는 말. 통찰이 있는 말.
그리고 꿈을 만들어 주는 말.
난 이런 말을 듣고 싶고, 이런 말을 하는 사람이 되고 싶다. (P. 36~37)
"이상입니다. 감사합니다."
끝 인사로 나의 발언시간을 마친 후, 음소거 버튼을 다시 누른다.
경청을 하기 위한 준비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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