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지만 어려운 계획

by 채율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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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해가 밝으면 다 저마다의 계획을 세워요. 저도 새해를 맞이하면서 굵직한 계획을 세우곤 하는데, 이번에는 조금 자잘한, 작지만 어려운 계획도 세워보았어요. 이를테면 자기 전에 얼굴에 로션 바르기, 같은 거예요. 피부 관리도 관리지만, 자기 전에 로션을 바르는 시간엔 짧더라도 늘 저를 아껴준다는 느낌을 받는 것 같아요. 사실 작고 당연한 일일지라도요.


그런데 1월 5일이 되던 날, 5일만에 이 계획은 실패하고 말았어요. 6일엔 로션을 바르지 못하고 그대로 뻗어버렸거든요. 계획을 바꿔야 했어요. 365일 중에 반이라도 로션을 바르는 걸로요. 1년 중 반이라도 잠깐의 시간을 내서 저를 위한다면 그것만으로도 1년을 잘 살아낸 것 같을 거예요. 작은 계획이지만 지키지 못해 매일 아침 속상하다면, 그건 저를 위한 게 아닐지도 모르잖아요.


이런 생각을 하다 불현듯 매년 해내지 못한 일이 떠올랐어요. 바로 '친구들의 생일에 편지 쓰기' 입니다. 제 생일엔 항상 친구들의 마음과 정성을 가득 받는 것 같아요. 물론 편지도요. 제가 누군가에게 편지를 받을 때를 떠올리면 항상 너무 행복했거든요. 근데 글을 쓰는 일을 직업으로 삼고 있어 그런지 막상 친구들에게 편지나 작은 쪽지로도 마음을 전하는 일에 참 인색하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래서 올해 저의 작지만 어려운 계획에는 '친구들의 생일에 꼭 편지 쓰기'를 더하기로 했답니다.


이 핑계로 예쁜 엽서집도 하나 구매했어요. 올해엔 이 예쁜 엽서를 친구들의 기념일에 자주 선보여야겠다는 앙큼한 계획도 세웠어요. 여러분의 새해에는 어떤 작은 계획이 쌓여있을까요. 어쩌면 굵고 거창한 계획이 벌써 우리를 괴롭히고 있을지도 몰라요. 영어 독파 같은 굵직하고 거창한 계획도 좋지만, 나를 아끼고 사랑하는 작은 계획도 세워보세요. 나를 더 아끼고 사랑하는 시간을, 그 작지만 어려운 시간도 꼭 가지시길 간절히 바랄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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