묵은 감정 청소하기

by 채율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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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에 하고 싶던 일이 좌절되는 경험을 했습니다. 오랜만에 가슴 설렌 일이라 꽤 진지하고 절실했어요. 취미 생활처럼 가볍게 생각하며 임했던 과정에는 늘 절박함이 묻어있었던 것 같아요. ‘2019년 첫 도전’이라는 타이틀까지 건 걸 보면요.


결과적으로는 잘 안 됐어요. 누구보다 잘할 수 있다고 믿던 일이었거든요. 티는 안 내려고 노력했지만, 속상한 마음이 들었습니다. 결과의 이유를 생각하며 은근히 저를 괴롭혔던 것도 같고요. 그렇게 원래도 짧은 2월이 순간 삭제됐습니다.


정신을 차려 보니 3월 1일이었어요. 저도 애국선열들의 뜻을 본받아 ‘독립’을 하기로 했는데요. 가장 먼저 떠오른 건 긴 머리에서의 독립이었어요. 뒤도 돌아보지 않고 머리카락을 짧게 잘라버렸어요. 그러니까 이별하고 머리를 자르는 여자들의 심경을 조금은 알 것 같았어요. 지금까지 저를 괴롭히던 일말의 감정까지 날아간 듯한 희열을 느꼈거든요. 그렇게 저만의 독립을 외치며 자유로움을 만끽한 삼일절을 보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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