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렬하게 치열하게

by 채율립

오랫동안 좋아했으나 또 그만큼 오래 잊어버렸던 말이 있었다. 최근에 불현듯 이 말이 다시 떠올랐다. ‘열렬하게 치열하게’, 줄여서 ‘열치’. 이 단어와의 인연은 오래된 친구와 고등학생 시절 나눴던 대화에서 시작됐다. 그때부터 어떤 각오나 다짐이 필요한 일에는 무조건 열치라는 말이 따라다녔다.

무엇이든 열렬하게 치열하게 해 보자는 생각으로 고등학생 소녀 두 명이 ‘열치 프로젝트’를 외친 것이다. 좋아하던 친구와의 연애에도 학업에도 모두 해당하는 말. 20살이 넘으면서부터는 어떤 일이든 열심히 해내자는 의미로 바뀌기도 했다. 이 말 덕분에 그때부터 어떤 일이든 열정적으로 하려는 태도가 저에게 묻어있었던 것 같다.

‘열치’라는 단어에 기대어 꽤 오랜 시간 단단하게 마음을 붙잡았었다. 20대 초반에도 자주 붙잡고 있었는데, 28살아 된 지금 이 단어가 너무 희미해져 버린 걸 느꼈다. 언제부터 희미해졌는지 가늠도 안 될 정도로. 지금 할 수 있는 것부터 찾아서 다시 열치 프로젝트를 시작해보려고 한다. 남들과 비교하지 않고, 지금 있는 자리에서 열렬하고 치열하게. 오늘 밤 운동화 끈을 동여매고, 운동을 하는 것부터 ‘2019 열치 프로젝트’를 시작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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