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하루 나답게
머릿속이 정말 복잡할 때는 사람 만나는 걸 조금 피하는 편인데요. 누군가와 하는 이야기에 제 복잡한 심경이 담기는 게 부담스럽거든요. 그래서 웬만하면 정리된 후에 사람들을 만나 정리된 생각을 말하곤 해요. 최근에도 서랍장이 모두 열린 것처럼 머릿속이 복잡한 때가 있었는데, 미리 잡아둔 약속으로 모임에 나가게 됐어요.
그날 제가 나간 모임의 이름은 참새예요. 회사 근처에 정말 맛있는 스콘 집이 있었거든요. 참새가 방앗간에 들르듯 퇴근하고 들른다고 해서 참새 모임이 됐어요. 평소와는 다르게 이야기에 집중하지 못했더니 눈치챈 참새들이 툭툭 건드리더라고요. 제 속에 있는 이야기를 조금씩 꺼내게 됐어요.
한참 이야기하다가 뭐라도 하겠다면서 독립출판물 이야기를 했어요. 디자인은 자기가 해주겠다며 어려운 일 아니라고 말해주는 디자이너 참새와 서점 입고를 도와주겠다는 마케터 참새의 말을 들으며 참 든든했습니다. 무엇이든 할 수 있을 것 같았거든요. 큰일이라고 생각하던 일도 작고 소소하게 만들어주는 사람들이 곁에 있다는 건 감사한 일이에요.
집에 돌아와 씻고 핸드폰을 보는데 하루하루 너답게 잘 채워나가면, 언젠가 멋지게 완성되어있을 거라는 메시지가 와 있더라고요. 가끔은 정리되지 않아도 누군가에게 고민을 털어놓아야겠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때의 제게 꼭 필요한, 어쩌면 오래 기다렸던 말을 들은 느낌이었거든요. 무거운 머릿속의 짐을 나눠 들고 간 참새들과 조만간 방앗간 회동을 해야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