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年 2월에 쓰는 1월의 일기
2026년이 되었다. 난 속절없이 또 한 해를 보냈다. 나뿐만이 아니라 대부분의 모든 사람들이 이렇게 보냈을 거라 생각하며 애써 위안을 삼아 본다. 아쉬움을 뒤로 한채 새로운 것들로 가득 찬 1월에선 유독 많은 일들이 있었다. 난 최근 이사를 했고, 퇴사를 했다. 새롭게 자리 잡은 보금자리에서 다양한 이유들로 인해 이직을 결심했다. 다행히 이직은 순조롭게 진행되어 2월부터 바로 출근하기로 했다. 해가 바뀌고 모든 것이 마무리되었어야 했을 텐데 난 1월의 끝자락에서야 마무리를 짓고 있다. 이 또한 늦어버렸구나. 이건 매해 매달 반복되지만 다음에는 반복되지 않기를 또 한 번 새해다짐으로 가져본다.
달리기를 꽤 열심히 하고 있다. 작년 5월경부터 시작된 달리기가 흥미가 생겨 여태 잘 이어져오고 있다. 4월엔 첫 풀마라톤을 나가려 하고 있다. 한파가 극심한 주를 제외하고는 나름대로 틈틈이 나가서 계속 달리기를 이어가고 있다. 나가지 못할 때는 혼자서 괜스레 기안 84의 러닝 영상들을 보면서 상상에 빠진다. 왜 인지 모르겠으나 그런 극한의 상황에서도 포기하지 않고 결국 해내는 모습을 보면 난 이내 눈물에 휩싸인다. 한 번도 풀마를 뛰어보지 못했지만 (하프를 작년 10월경에 뛰었다) 지쳐 쓰러져가는 기안 84를 보면 4월의 나를 미리 보는 것만 같아 뭉클해진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도 해낼 거라 생각하니 벌써부터 내가 대견해서 몰려오는 감동을 어찌할 수 없어 눈물을 흘리고 있는 것만 같다.
흑백요리사를 즐겁게 봤다. 숨겨져 있던 요리본능이 깨어나버려서 집에 이런저런 야채를 쌓아두고 이것저것 해 먹어보고 있다. 역시나 요리는 많이 귀찮은 것이어서 몇 개의 재료를 손도 못 대고 이미 상해서 버리기는 했지만 나름 나의 기준에선 선방하고 있는 것 같다. 야채를 많이 먹으니 뭔가 나 자신에게 뿌듯하다. 건강하게 살고 있는 것만 같아 아주 만족스럽다. 더불어 식단도 겸 할 수 있어서 살도 잘 빠지기를 기원해 본다. 아무래도 풀마를 뛰기 위해선 살을 더 많이 빼야 하니까. 자연스레 살이 조금씩 더 빠지고 있긴 해서 더 기대를 해본다.
책을 한 권 샀다. 사실 작년부터 읽던 책이 있었는데 왜 인지 들여다보지를 못하고 있다. 요즘 좋아하는 것들이 점점 늘어남에 따라 어디에 에너지를 효율적으로 쏟아내야 할지 모르는 거 같다. 하지만 처음부터 끝까지 고백하는 책이라니 안 들여다볼 수가 없었다. 진정으로 보고 싶다는 동기가 생기니까 어떻게든 시간을 쪼개서 틈틈이 보게 되는 것 같다. 다행히 난 그래도 조금은 어른이 되어가고 있는가 보다. 밸런스를 스스로 잡아낼 수 있는 사람이 되어가고 있는 나 자신이 또 대견스럽다. 항상 반성하던 나의 월말결산이었지만 오랜만에 쓰는 글이라 그런가 아니면 1월의 글이라 그런가 꽤나 긍정적이여 보이는 내가 보이는 것 같아 기분이 또 이상하다. 이 또한 운동으로 인한 긍정적인 면모인가. 고맙다. 열심히 하려고 하는 나에게 내가 고마운 달이다. 이번 해는 왠지 조금 다를 것만 같다. 그러한 기분이 드는 해(年)의 1월이다.